씁쓸한 하루네요~
야씨를 포럼보러 들어오는 1인입니다.
여기에 고민글 쓰면 형님들께서 위로와 응원 잘해주셔서 이참에 그 힘을 부탁드리고자 일기같은 글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좋아하던 분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20대후반에 더 배워 보겠다고 간 교육기관에서 만난 같은 직업의 동갑 여성이었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이 교육기관 특성상 학기의 개념이 있고, 약 2주간의 기숙생활한 후 몇 개월 뒤 다시 만나는 걸 반복하는 곳인데요, 그 분의 집과 제 집의 거리가 무려 180km 나 차이나서 엄두가 안 났죠.
같은 교육기관이면서도 얼굴을 잘 못 봤지만, 팀이 엮인다던가, 이동이나 밥 먹을 때 계속 붙어있게 되면서 더 빠져든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교육기간 후 카톡을 보냈지만 관심이 1도 없음이 느껴졌죠. 그래서 좋아하는 여성과 같이 온 친한 동생이 있는데, 그 동생을 만나러 180km 떨어진 지역까지 이동해서 조언을 구했지만 퇴짜 맞았습니다.
몇 개월 후 우여곡절 끝에 좋아하던 여성과 데이트를 하게 되었지만 거리도 너무 멀고 관심이 없는 게 느껴져서 포기하려 했죠.
하지만 지난 2~3년간 꿈에 자주 나오고, 소개팅만 하면 그 분이랑 겹쳐져서 잊지 못하고 간간히 안부만 물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갖게 되면 항상 저한테
자신의 아픈 연애사를 들어달라하더라구요. 전 그게 친밀해지는 순간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 친구와 연애하는 걸 상상하며 그 지역에 이사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죠.
그렇게 띄엄띄엄 지내다가 최근 다시 교육기관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젠 저도 마음이 확실해졌고, 마침 그 친구의 생일이 와서 고백을 하려 했습니다.
그 지역까지 가겠단 말을 했지만 그 때 남자친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간간히 안부 묻는 사이에 소개팅을 했더군요.
그동안 과감하지 못했던 제 자신에 대한 후회와 좌절감 등이 몰아쳤습니다. 하루종일 우울해서 한동안 돈도 흥청망청 쓰고, 미신이란 미신은 다 믿었으며, 어떻게든 괜찮으려고 돈을 때려박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을 다 바꿨습니다.
그 친구의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할 것 같아 마지막이란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죠.
형님들이라면 이때 다들 현명하게 다른 사람 만나러 떠났겠죠??
저는 좀 바보인가 봅니다. 그 친구가 교육기관에서 내야 하는 보고서가 있는데.....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 그 보고서를 위한 문서를 100개정도 찾아서 정리해주고 책도 사서 빌려주었습니다.
제가 대신 공부해서 보고서 전체 방향과 내용도 어느 정도 조언해주었죠..
그러느라 코로나 2개월간 잠시 쉬는 타이밍에 하루종일 그것만 봤습니다. 물론 그 친구에게는 나도 곧 보고서를 써야 하니 스터디를 하잔 말만 해놓고, 그 친구꺼만 본 거죠.
그러고 올해 5월쯤 그 스터디가 끝났습니다. 그렇게 도와주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카톡했으니 행복했습니다.
그러고 어제가 왔습니다. 교육기관 보고서 중간 점검차 모이는 자리였죠. 그 친구도 왔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렇게 말을 안 걸더니, 그날따라 멋지게 입고 왔네, 어제 술 마셨냐, 옷 어디서 샀냐.... 많은 걸 물어보고 관심가져 주네요.
간만에 웃는 모습도 많이 보고 같이 있어 좋았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식사 자리에 갔더니, 자기 음식도 먹어보라며 챙겨주네요. 그리고 제 전화 덕분에 보고서를 쓰게 됐다고...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결혼 얘기가 나왔는데, 그제서야 말합니다. 이번 겨울에 결혼한다고.
실망했습니다. 결혼한다는 사실에 실망한 게 아니라, 그 결혼은 하는 이유가 실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예비신랑에 대해 말해보라고 했더니,
'동갑이고, 애가 좀 착해요. 나이도 슬슬 차고 있어서 결혼하기로 했어요'
저는 괴로웠지만 차라리 정말 멋진 사람이 자신에게 헌신해주어서 결혼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혹은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짧은 연애 기간때문이 아니라 신랑에 대해 자랑해주길 바랬는데, 나이 때문에 결혼한다는 말이 실망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란 단어보다는 '걔가, 얘는' 이런 단어를 사용하더라구요. 그 단어에서도 이 사람의 인식이 느껴졌죠.
이제 제가 신경 쓸 일이 아니므로 오늘까지만 씁쓸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 덕분에 헌신하는 방법과 저를 꾸미는 방법을 알았으니 감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고,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습니다. 제가 만나야 할 여성의 모습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친구와 팔짱 낀 사진, 그 사람과 단독으로 나온 사진, 그 사람을 위해서 정리했던 문서들을 지우며 마무리 합니다. 1개월 뒤 다시 보는데 그땐 제 책도 돌려받게 되겠죠.
긴 글이었어요. 이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짝사랑하시는 분은 꼭 현실에 무서워 하지 말고 마음을 표현하시기 바래요. 그리고 연애 중인 분들은 서로 헌신하는 관계가 되길 바랄게요. 유부남 형님들께서는 건강한 부부생활되길 바랍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여기에 고민글 쓰면 형님들께서 위로와 응원 잘해주셔서 이참에 그 힘을 부탁드리고자 일기같은 글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좋아하던 분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20대후반에 더 배워 보겠다고 간 교육기관에서 만난 같은 직업의 동갑 여성이었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이 교육기관 특성상 학기의 개념이 있고, 약 2주간의 기숙생활한 후 몇 개월 뒤 다시 만나는 걸 반복하는 곳인데요, 그 분의 집과 제 집의 거리가 무려 180km 나 차이나서 엄두가 안 났죠.
같은 교육기관이면서도 얼굴을 잘 못 봤지만, 팀이 엮인다던가, 이동이나 밥 먹을 때 계속 붙어있게 되면서 더 빠져든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교육기간 후 카톡을 보냈지만 관심이 1도 없음이 느껴졌죠. 그래서 좋아하는 여성과 같이 온 친한 동생이 있는데, 그 동생을 만나러 180km 떨어진 지역까지 이동해서 조언을 구했지만 퇴짜 맞았습니다.
몇 개월 후 우여곡절 끝에 좋아하던 여성과 데이트를 하게 되었지만 거리도 너무 멀고 관심이 없는 게 느껴져서 포기하려 했죠.
하지만 지난 2~3년간 꿈에 자주 나오고, 소개팅만 하면 그 분이랑 겹쳐져서 잊지 못하고 간간히 안부만 물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갖게 되면 항상 저한테
자신의 아픈 연애사를 들어달라하더라구요. 전 그게 친밀해지는 순간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 친구와 연애하는 걸 상상하며 그 지역에 이사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죠.
그렇게 띄엄띄엄 지내다가 최근 다시 교육기관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젠 저도 마음이 확실해졌고, 마침 그 친구의 생일이 와서 고백을 하려 했습니다.
그 지역까지 가겠단 말을 했지만 그 때 남자친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간간히 안부 묻는 사이에 소개팅을 했더군요.
그동안 과감하지 못했던 제 자신에 대한 후회와 좌절감 등이 몰아쳤습니다. 하루종일 우울해서 한동안 돈도 흥청망청 쓰고, 미신이란 미신은 다 믿었으며, 어떻게든 괜찮으려고 돈을 때려박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을 다 바꿨습니다.
그 친구의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할 것 같아 마지막이란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죠.
형님들이라면 이때 다들 현명하게 다른 사람 만나러 떠났겠죠??
저는 좀 바보인가 봅니다. 그 친구가 교육기관에서 내야 하는 보고서가 있는데.....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 그 보고서를 위한 문서를 100개정도 찾아서 정리해주고 책도 사서 빌려주었습니다.
제가 대신 공부해서 보고서 전체 방향과 내용도 어느 정도 조언해주었죠..
그러느라 코로나 2개월간 잠시 쉬는 타이밍에 하루종일 그것만 봤습니다. 물론 그 친구에게는 나도 곧 보고서를 써야 하니 스터디를 하잔 말만 해놓고, 그 친구꺼만 본 거죠.
그러고 올해 5월쯤 그 스터디가 끝났습니다. 그렇게 도와주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카톡했으니 행복했습니다.
그러고 어제가 왔습니다. 교육기관 보고서 중간 점검차 모이는 자리였죠. 그 친구도 왔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렇게 말을 안 걸더니, 그날따라 멋지게 입고 왔네, 어제 술 마셨냐, 옷 어디서 샀냐.... 많은 걸 물어보고 관심가져 주네요.
간만에 웃는 모습도 많이 보고 같이 있어 좋았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식사 자리에 갔더니, 자기 음식도 먹어보라며 챙겨주네요. 그리고 제 전화 덕분에 보고서를 쓰게 됐다고...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결혼 얘기가 나왔는데, 그제서야 말합니다. 이번 겨울에 결혼한다고.
실망했습니다. 결혼한다는 사실에 실망한 게 아니라, 그 결혼은 하는 이유가 실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예비신랑에 대해 말해보라고 했더니,
'동갑이고, 애가 좀 착해요. 나이도 슬슬 차고 있어서 결혼하기로 했어요'
저는 괴로웠지만 차라리 정말 멋진 사람이 자신에게 헌신해주어서 결혼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혹은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짧은 연애 기간때문이 아니라 신랑에 대해 자랑해주길 바랬는데, 나이 때문에 결혼한다는 말이 실망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란 단어보다는 '걔가, 얘는' 이런 단어를 사용하더라구요. 그 단어에서도 이 사람의 인식이 느껴졌죠.
이제 제가 신경 쓸 일이 아니므로 오늘까지만 씁쓸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 덕분에 헌신하는 방법과 저를 꾸미는 방법을 알았으니 감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고,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습니다. 제가 만나야 할 여성의 모습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친구와 팔짱 낀 사진, 그 사람과 단독으로 나온 사진, 그 사람을 위해서 정리했던 문서들을 지우며 마무리 합니다. 1개월 뒤 다시 보는데 그땐 제 책도 돌려받게 되겠죠.
긴 글이었어요. 이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짝사랑하시는 분은 꼭 현실에 무서워 하지 말고 마음을 표현하시기 바래요. 그리고 연애 중인 분들은 서로 헌신하는 관계가 되길 바랄게요. 유부남 형님들께서는 건강한 부부생활되길 바랍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