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 함께했던 기억을 지우고 싶습니다.
그냥 가끔 포럼와서 글 읽는게 삶의 낙중에 하나인 사람입니다.
밑에 어떤 분이 여자 때문에 미치겠다는 글을 읽다보니 제 이야기가 문득 떠올라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씁니다. 전혀 다른얘기이긴 하지만요.
저는 작년 여름에 전 여친과 헤어졌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제가 직접 번호를 물어서 만나게 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때 당시만해도 그 사람은 남친이 있다고 거절을 했었는데, 저는 욕심을 내선 안됐지만, 그 사람이 너무 이상형이어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쪽지에 번호를 적어 주고왔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며칠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 너무 무례했던거 같다고, 죄송하다고.
굳이 그런말 안해도 되는데 저런말을 하는것은 희망처럼 보였습니다.
한 번 만나자고 제안했고, 승낙받았으며, 누가봐도 뻔한 속셈에 밥까지 먹으러 나온다는 것은 그때 나를 거절하며 말했던 '남친이 있다는것'은 핑계였지 않았을까 확신에 찬 기대에 부풀며 자리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날, 남친이 있다는 확인사살과 함께 벌써 결혼까지 했던 상상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비참했습니다. 너무 기대를 하고 행복한 상상에 빠져 정신못차리고 자리를 향했던 내가 쪽팔렸습니다.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한편으론 또 그러기 싫었습니다.
그와중에 그 사람이 좋아서 보내주기 싫었습니다.
그사람한테 물었습니다. 그러면 자리는 왜 나왔냐고, 누가봐도 뻔한 의도가 다 보이지 않냐고,
좋은사람처럼 보였답니다. 친구하고싶으면 연락하라하길래 친구하고싶어서 연락한거였다고, 의도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그랬습니다.
그 날 같이 저녁먹고 밤 12시까지 산책하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말이 잘 통했습니다.
밤이 깊어 헤어질때쯤 되니 묻더군요, 친구하면 안되냐고.
거절했습니다. 남녀사이에 친구는 없고, 우리는 친구사이 못한다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실제로 그렇게 마지막으로 보내고 연락을 안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흘렀습니다.
몇달이 흘렀는데도 저는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그 사람이 계속 좋았습니다.
혹시나 지금은 헤어지지 않았을까 문자보내고 싶었습니다.
이리저리 방법을 궁리한 끝에 멘트를 정했고, 연락을 했습니다.
다시 만났습니다.
만자마자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저한테 묻더군요. 나를 부른 이유가 뭐냐. 허튼소리 할거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습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친구하자. 이 말 하려고 불렀다.
오빠 남녀사이에 친구할 수 없다며, 생각이 바뀐 이유가 뭐냐. 이제 나 좋아하는 마음 다 접은거야?
그냥 생각해보니, 친구 할 수도 있을것 같다. 그리고 마음은 어느정도 정리된거같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친구가 되겠다는 말과 마음이 정리되었다는 말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제서야 경계가 풀렸는지 한층 누그러 들었습니다. 근황얘기를 했고, 대충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날 이후로 연락을 가끔 했습니다.
만남도 한두번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쪽에서도 절 그저 평범한 친구정도로 생각하는거 같았고, 이렇게 만나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은 마음을 바로잡고 스스로 연락을 그만하자고 다짐하였고 실천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흐르고 새해가 되었는데, 새해인사가 왔습니다.
무슨내용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뭐 대충 좋은 인연인거같다고, 올해도 잘 이어나가자 그런 의미였던것 같습니다.
뭐지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떄를 기회로 카톡을 몇번 더 이어갔습니다. 만남도 몇번 더 가지게 되었습니다. 데이트 비스무리한거를 하였습니다.
제 나름 선을 지키려고, 항상 지금 나 만나는거 남자친구는 아냐고 물었고, 남자친구의 허락은 받고 나오는거냐고 물으면서 만났습니다.
그렇게 몇번의 만남을 더하였는데, 더 이상 제 마음을 숨기는게 어려워졌습니다.
잘 맞는것이 많았고, 자꾸 욕심이 커져서 거짓말을 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한날은 모든 진실을 담은 편지를 써서, 스스로 마지막이라 생각한 날에 만남을 가진뒤, 마지막으로 편지를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이제 진짜 그만 만나자고. 더이상 못만나겠다고. 너도 너 남친한테 스스로 당당해야하고, 나도 널 만난다면 떳떳하게 널 만나고 싶다고.
모든 만남과 연락을 그날 이후로 끊었습니다.
슬펐지만 참았습니다.
그러나 한 달뒤 봄이되었고, 연락이 왔습니다.
만나자고 합니다.
만났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근황얘기를 합니다.
저는 한가지에만 관심이 있어서 결국은 제가 물었습니다. 남자친구랑은 헤어졌냐고.
헤어졌답니다. 왜 근데 이제서야 연락하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냥 헤어지고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싶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겉으론 아무 티도 안냈지만, 속으로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순간이 오기를 너무 기다렸었습니다.
우린 몇주뒤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마음에 들었습니다. 얼굴, 몸매, 키, 성격, 성향, 말투, 고향, 가치관, 옷입는 스타일 전부 좋았습니다.
대학원 입학준비하면서 시작된 인연이라 여유가 참 없는 삶이었는데, 그 사람을 위해 여유를 만드려고 노력을 많이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꼭 데이트 했고, 줄기차게 어디든 많이 다녔습니다.
그사람은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라온 사람 같았습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온 사람인게 티가 났고, 아빠가 돈도 잘벌어 여유도 많아 보였습니다.
저는 용돈받아가면서 생활하는 알뜰한 대학생이었는데, 그 사람은 큰 고민을 하지않고 소비하는 대학생이었습니다.
한편, 사랑에 빠져서 제 앞가림을 똑바로 못해 저는 대학원 입학을 위한 시험도 재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간절했던 사랑도, 세월이 흐르니 인간의 적응력 앞에 굴복하게 되었습니다.
2년 안되게 사귀었는데, 첫 1년은 제 삶보다 그사람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제 삶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재수를 하면서 제 삶이 너무나 중요해졌습니다.
그 사람은 옆에서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저는 제 앞가림하기 바빠 속이 좁아졌고, 시야가 좁아졌고 이해심이 부족해졌습니다.
뭐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외에도 현실적인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이 있었던것 사실인거같은데, 근본적으로는 위에것이 이유였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결국 시험을 2주 앞두고 헤어졌습니다.
헤어질때의 그 사람의 태도는 너무나 단호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고치겠다 말해도 믿어주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험은 쳐야했기에, 연락도 안하고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시험을 무사히 치뤘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치고나니 현실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의 사랑중에는 헤어지고나서 그렇게까지 질척거려본적이 없었는데,
오빠답지 않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질척거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마이너스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살아본 모든 순간중에 스스로가 가장 비참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매달렸던것 같습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매달렸던것 같네요.
그러고나서 몇주 뒤에 제가 가장 좋아했던 옷을 입고 다른남자와 함께있는 모습을 길가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충격을 받으면 혼절할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실감하였습니다.
머릿속에 피가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고, 걷기위해 발을 내딛을수조차 없게 온몸에 힘이 빠졌습니다.
서둘러 집에 돌아와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몇주 뒤엔 다른남자의 품에 있는 그 사람을 또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눈이 안좋아서 그떄 본 사람과 동일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가면서 목소리까지 들었기에 그사람이 다른남자의 품에 있는건 확실하였습니다.
애초에 만남부터 잘못된 만남이었기에, 사귀면서도 내가 똑같이 당하지 않을까 마음속 저 밑엔 항상 걱정이 있었고, 두려움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당해보니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정도 사안만 해도 이렇게 충격적인데 불륜장면을 목격한다는것은 얼마나 충격적일지 상상조차 안갑니다.
뭐 본인은 저랑 헤어지고 만난것이거나, 제 경험과 다른 여러 사실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저한테는 사실이 어떻든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상상이 되었습니다.
헤어짐에 다다랐을때 그사람이 그당시 보였던 어떤행동들이 그제서야 이해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몇달이 지나고 지금은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그떄의 아픔은 아직도 꽤나 선명합니다.
그리고 그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밤에 잠자리를 하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을걸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해서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
(뭐 물론 그런걸 왜상상하냐 이럴수도 있지만, 이미 상상을 해버렸네요. 엌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원하던곳으로 진학도하고, 포럼에 쓴 어떤 글쓴이의 말을 빌려서처럼 부서진 저를 일으키면서 살아가고 있네요.
저는 사람으로 사람을 잊는 성격이 아닌지라 당장의 외로움은 꾹꾹 눌러가며,
비록 끝은 비참하고 끔찍했지만 함께했던 추억과 사랑마저 애써 덮어버리며 부정하고 싶진 않기에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그땐 최선이었고, 한때 열정적이었을 나를 긍정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쓰고보니 제목과 반대되기는한데, 가끔은 그냥 이런기억 전체 다 없었으면 차라리 편하겠다 이 생각도 드네요.
여튼, 누구나 소설같은 사랑이야기 인생에 하나씩 품에 안고 살아간다지만 저어 밑에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존버하는 사랑을 보고 제 이야기가 떠올라서 글을 썼습니다.
너무 길어서 읽기 귀찮으셨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하나에 오바하는 이 글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밑에 어떤 분이 여자 때문에 미치겠다는 글을 읽다보니 제 이야기가 문득 떠올라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씁니다. 전혀 다른얘기이긴 하지만요.
저는 작년 여름에 전 여친과 헤어졌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제가 직접 번호를 물어서 만나게 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때 당시만해도 그 사람은 남친이 있다고 거절을 했었는데, 저는 욕심을 내선 안됐지만, 그 사람이 너무 이상형이어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쪽지에 번호를 적어 주고왔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며칠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 너무 무례했던거 같다고, 죄송하다고.
굳이 그런말 안해도 되는데 저런말을 하는것은 희망처럼 보였습니다.
한 번 만나자고 제안했고, 승낙받았으며, 누가봐도 뻔한 속셈에 밥까지 먹으러 나온다는 것은 그때 나를 거절하며 말했던 '남친이 있다는것'은 핑계였지 않았을까 확신에 찬 기대에 부풀며 자리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날, 남친이 있다는 확인사살과 함께 벌써 결혼까지 했던 상상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비참했습니다. 너무 기대를 하고 행복한 상상에 빠져 정신못차리고 자리를 향했던 내가 쪽팔렸습니다.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한편으론 또 그러기 싫었습니다.
그와중에 그 사람이 좋아서 보내주기 싫었습니다.
그사람한테 물었습니다. 그러면 자리는 왜 나왔냐고, 누가봐도 뻔한 의도가 다 보이지 않냐고,
좋은사람처럼 보였답니다. 친구하고싶으면 연락하라하길래 친구하고싶어서 연락한거였다고, 의도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그랬습니다.
그 날 같이 저녁먹고 밤 12시까지 산책하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말이 잘 통했습니다.
밤이 깊어 헤어질때쯤 되니 묻더군요, 친구하면 안되냐고.
거절했습니다. 남녀사이에 친구는 없고, 우리는 친구사이 못한다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실제로 그렇게 마지막으로 보내고 연락을 안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흘렀습니다.
몇달이 흘렀는데도 저는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그 사람이 계속 좋았습니다.
혹시나 지금은 헤어지지 않았을까 문자보내고 싶었습니다.
이리저리 방법을 궁리한 끝에 멘트를 정했고, 연락을 했습니다.
다시 만났습니다.
만자마자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저한테 묻더군요. 나를 부른 이유가 뭐냐. 허튼소리 할거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습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친구하자. 이 말 하려고 불렀다.
오빠 남녀사이에 친구할 수 없다며, 생각이 바뀐 이유가 뭐냐. 이제 나 좋아하는 마음 다 접은거야?
그냥 생각해보니, 친구 할 수도 있을것 같다. 그리고 마음은 어느정도 정리된거같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친구가 되겠다는 말과 마음이 정리되었다는 말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제서야 경계가 풀렸는지 한층 누그러 들었습니다. 근황얘기를 했고, 대충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날 이후로 연락을 가끔 했습니다.
만남도 한두번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쪽에서도 절 그저 평범한 친구정도로 생각하는거 같았고, 이렇게 만나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은 마음을 바로잡고 스스로 연락을 그만하자고 다짐하였고 실천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흐르고 새해가 되었는데, 새해인사가 왔습니다.
무슨내용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뭐 대충 좋은 인연인거같다고, 올해도 잘 이어나가자 그런 의미였던것 같습니다.
뭐지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떄를 기회로 카톡을 몇번 더 이어갔습니다. 만남도 몇번 더 가지게 되었습니다. 데이트 비스무리한거를 하였습니다.
제 나름 선을 지키려고, 항상 지금 나 만나는거 남자친구는 아냐고 물었고, 남자친구의 허락은 받고 나오는거냐고 물으면서 만났습니다.
그렇게 몇번의 만남을 더하였는데, 더 이상 제 마음을 숨기는게 어려워졌습니다.
잘 맞는것이 많았고, 자꾸 욕심이 커져서 거짓말을 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한날은 모든 진실을 담은 편지를 써서, 스스로 마지막이라 생각한 날에 만남을 가진뒤, 마지막으로 편지를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이제 진짜 그만 만나자고. 더이상 못만나겠다고. 너도 너 남친한테 스스로 당당해야하고, 나도 널 만난다면 떳떳하게 널 만나고 싶다고.
모든 만남과 연락을 그날 이후로 끊었습니다.
슬펐지만 참았습니다.
그러나 한 달뒤 봄이되었고, 연락이 왔습니다.
만나자고 합니다.
만났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근황얘기를 합니다.
저는 한가지에만 관심이 있어서 결국은 제가 물었습니다. 남자친구랑은 헤어졌냐고.
헤어졌답니다. 왜 근데 이제서야 연락하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냥 헤어지고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싶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겉으론 아무 티도 안냈지만, 속으로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순간이 오기를 너무 기다렸었습니다.
우린 몇주뒤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마음에 들었습니다. 얼굴, 몸매, 키, 성격, 성향, 말투, 고향, 가치관, 옷입는 스타일 전부 좋았습니다.
대학원 입학준비하면서 시작된 인연이라 여유가 참 없는 삶이었는데, 그 사람을 위해 여유를 만드려고 노력을 많이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꼭 데이트 했고, 줄기차게 어디든 많이 다녔습니다.
그사람은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라온 사람 같았습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온 사람인게 티가 났고, 아빠가 돈도 잘벌어 여유도 많아 보였습니다.
저는 용돈받아가면서 생활하는 알뜰한 대학생이었는데, 그 사람은 큰 고민을 하지않고 소비하는 대학생이었습니다.
한편, 사랑에 빠져서 제 앞가림을 똑바로 못해 저는 대학원 입학을 위한 시험도 재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간절했던 사랑도, 세월이 흐르니 인간의 적응력 앞에 굴복하게 되었습니다.
2년 안되게 사귀었는데, 첫 1년은 제 삶보다 그사람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제 삶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재수를 하면서 제 삶이 너무나 중요해졌습니다.
그 사람은 옆에서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저는 제 앞가림하기 바빠 속이 좁아졌고, 시야가 좁아졌고 이해심이 부족해졌습니다.
뭐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외에도 현실적인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이 있었던것 사실인거같은데, 근본적으로는 위에것이 이유였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결국 시험을 2주 앞두고 헤어졌습니다.
헤어질때의 그 사람의 태도는 너무나 단호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고치겠다 말해도 믿어주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험은 쳐야했기에, 연락도 안하고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시험을 무사히 치뤘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치고나니 현실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의 사랑중에는 헤어지고나서 그렇게까지 질척거려본적이 없었는데,
오빠답지 않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질척거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마이너스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살아본 모든 순간중에 스스로가 가장 비참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매달렸던것 같습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매달렸던것 같네요.
그러고나서 몇주 뒤에 제가 가장 좋아했던 옷을 입고 다른남자와 함께있는 모습을 길가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충격을 받으면 혼절할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실감하였습니다.
머릿속에 피가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고, 걷기위해 발을 내딛을수조차 없게 온몸에 힘이 빠졌습니다.
서둘러 집에 돌아와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몇주 뒤엔 다른남자의 품에 있는 그 사람을 또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눈이 안좋아서 그떄 본 사람과 동일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가면서 목소리까지 들었기에 그사람이 다른남자의 품에 있는건 확실하였습니다.
애초에 만남부터 잘못된 만남이었기에, 사귀면서도 내가 똑같이 당하지 않을까 마음속 저 밑엔 항상 걱정이 있었고, 두려움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당해보니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정도 사안만 해도 이렇게 충격적인데 불륜장면을 목격한다는것은 얼마나 충격적일지 상상조차 안갑니다.
뭐 본인은 저랑 헤어지고 만난것이거나, 제 경험과 다른 여러 사실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저한테는 사실이 어떻든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상상이 되었습니다.
헤어짐에 다다랐을때 그사람이 그당시 보였던 어떤행동들이 그제서야 이해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몇달이 지나고 지금은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그떄의 아픔은 아직도 꽤나 선명합니다.
그리고 그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밤에 잠자리를 하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을걸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해서 상상조차 하기 싫습니다.
(뭐 물론 그런걸 왜상상하냐 이럴수도 있지만, 이미 상상을 해버렸네요. 엌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원하던곳으로 진학도하고, 포럼에 쓴 어떤 글쓴이의 말을 빌려서처럼 부서진 저를 일으키면서 살아가고 있네요.
저는 사람으로 사람을 잊는 성격이 아닌지라 당장의 외로움은 꾹꾹 눌러가며,
비록 끝은 비참하고 끔찍했지만 함께했던 추억과 사랑마저 애써 덮어버리며 부정하고 싶진 않기에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그땐 최선이었고, 한때 열정적이었을 나를 긍정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쓰고보니 제목과 반대되기는한데, 가끔은 그냥 이런기억 전체 다 없었으면 차라리 편하겠다 이 생각도 드네요.
여튼, 누구나 소설같은 사랑이야기 인생에 하나씩 품에 안고 살아간다지만 저어 밑에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존버하는 사랑을 보고 제 이야기가 떠올라서 글을 썼습니다.
너무 길어서 읽기 귀찮으셨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하나에 오바하는 이 글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