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중간을 지나는 아재 가슴을 뛰게하는 여자를 만났네요.
역시 이런 고민 혹은 넉두리를 쓸 곳은 아씨밖에 없단 생각을 하며 두서없이 글을 시작해봅니다.
사귀던 여친과 결혼준비 시작하는 시점에 헤어지고, 그 길로 아파트 사서 독거노인의 생활을 6년째 즐기고 있는 마흔 다섯 아재입니다.
헤어진 충격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평일엔 회사-헬스장-집, 주말엔 집에서 OTT로 드라마와 영화보고, 게임만하는 삶을 3년간 살았습니다.
친한 후배의 추천으로 어떤 차를 구입하고, 오픈톡방에 가입하면서 다시 사람들을 만나서 어울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래도 나름 성격은 좋아서, 남녀구분할 것 없이 친해진 사람들은 집에 초대해서 술도 마시고, 거실에서 재워주기도하고 하며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그 중에 저를 좋아한단 여자도 몇 명 있기는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 맘에 안들어서 선을 그었습니다.
또 다른 분들 통해서 소개팅도 두 번 받았지만, 한 명은 아예 잘 안됐고,
한 명은 사귀기로 했는데 사귀고 나니 갑자기 태도가 싹~ 바뀌고 뭔가 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아 그냥 없던일로하자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소한 인연들로 인해 가슴이 뛰거나 보고싶단 생각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고, 그냥 혼자 사는 생활이 그렇게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이 많고, 애 낳고 커가는 모습을 보고 듣고하니 결혼과 출산과 육아의 일상에 대한 부러움이 생기더군요.
오픈톡방의 특성이 아무나 검색해서 들어오기도 하지만, 저처럼 친구타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죠.
대략 1년 쯤 전에 어떤 여자(이하 A라고 할게요.)가 들어왔고, 딱히 만날 일이 없어서 단톡에서 여러 사람 같이 어울리는 채팅으로만 가볍게 대화해보며 성격이 참 좋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랑 친한 다른 유부 아재들은 A를 델꼬온 애(B)와 A를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셨고, 그 아재들과 저의 식사자리에서도 A가 참 착하고 성격도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B의 결혼식날 A를 처음 봤는데, 고양이상 얼굴의 아담한 키를 가진 모습에 자꾸 시선이 가더군요. 들은바 대로 성격도 참 좋았습니다.
그러고 6개월쯤 지나, 우리집 근처에서 아재들이랑 같이 저녁먹는 자리에 A도 함께하게 되었어요.
밥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행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혼자 살면서 1년에 해외를 2~3번씩 나갑니다. 동남아 특화!)
A가 10월 초에 엄마랑 여행을 갈거라고 하며, 제 이야기를 잘 듣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에 또 아재들과 함께하는 밥자리에 A가 왔어요. 저때 제 말을 듣고, 저만 믿고 비행기 표를 끊었다고 하며 여행 일정 좀 짜달라고 하더라구요.
남의 여행 일정을 종종 짜준 경험도 있고, 제가 여행 다녀왔던 자료도 잘 정리를 해두는 편이라 어렵지 않은 일이니 그러겠다고 했어요.
(뒤에 이야기가 나오지만, 여행 일정짜면서 A가 본인 노트북에서 다른 여행일정표를 보여줬는데, 저보다 더 타이트하게 일정을 잘 짜는 스타일이었어요. 일정을 못짜서 짜달라고 한 건 아니더군요.)
또 며칠 뒤에 저랑도 친하고 A와도 친한 동생 한 명과 함께 3명이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데, 여행에 대한 간략한 오리엔테이션을 해주고,
조만간에 내 노트북 들고 만나서 여행 일정 넘겨주겠다고하며 다음엔 둘이서 만나는 약속도 잡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친한 동생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친한 동생이 A를 집에까지 태워주는 길에 저에대해 좋은 이야기를 좀 했다네요. 아는것도 많고, 말도 잘 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몇 번은 다른 사람이 함께한 밥자리, 커피자리 사이사이에 A없이 아재들과 함께하는 밥자리 커피자리가 있었고,
빠지지않는 주제가 형이랑 A랑 참 잘 어울린다~라는 것이었어요.
그러고보면 대화하는 뉘앙스도, 치고 들어오는 센스도, 생각하는 것도 억지스러운 것 없이 잘 어울리게 풀어나갔더군요.
가끔 그냥 참 좋은 아이구나...하는 생각이 자꾸 반복되고, 생각나는 텀이 짧아지고 있던 터에, 노트북을 들고 단둘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사는 도시의 동쪽 끝에 살고있고, A는 서쪽 끝에 살고 있어서, 중간쯤에서 만나자고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냥 제가 서쪽끝으로 가버렸습니다. A 집에서 5분 거리로...
5시에 카페에서 만나 둘 다 노트북을 켜고, 제가 짠 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A의 반응을 보고 다양한 옵션들을 제시했어요.
이건 좋다~ 이건 엄마가 좋아할 것 같다~ 이건 별로다~ 하며, 장난도 치고 반말도 조금씩 섞어가며 4박 5일의 일정과 숙소예약까지 마치니 7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카페에서 나서며 배 안고프냐고 물으며 전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가야겠다고 했고,
거기까지 가서 여행 일정 짜준 제가 혼자 밥을 먹는게 미안스러웠는지 같이 밥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제가 커피를 샀던 적도 있고, 지난번엔 커피를 얻어 마셨고, 그날은 제가 또 커피를 샀거든요. 그래서 저녁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고민없이 밥 사준다고하며 뭐 먹고 싶냐고 묻길래 후딱~ 네이버에서 찾아보고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메뉴는 매운 칼국수와 안매운 칼제비
음식이 나왔는데, 앞접시를 달라고하더니 이것도 같이 드세요~ 하며 본인의 매운 칼국수를 선뜻 밀어주더라구요.
먹던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두 그릇의 음식을 같이 나눠먹고 있으니 예전에 연애하던 생각이 떠오르며 기분이 참 묘해지더라구요.
밥 먹으며 이런 저런 각자의 추억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당을 나서며 오늘 저녁 너무 잘먹었다고, 다음에 먹고 싶은거 있으면 뭐든 말만하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아재식 개그죠. 음...그럼 저는 뭐가 먹고 싶냐하면.....이라고 하길래 말만하라고 했다고 사준단 말은 아니라고 농담을 던지고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요.
차에 앉아 가만 생각해보니, 아까 카페에서 나란히 앉아 일정을 짜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본 옆모습에 나도 모르게 3초 정도 시선이 머물렀던게 생각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함께 어울렸던 몇 번의 자리에서도 점점 자꾸 보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다음 자리 약속이 생기면 괜히 빨리 보고싶어지고...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네요. 아...나 A를 좋아하는구나......
이런 감정 정말 너무 오랜만이라 참 좋기는 하지만, A와 제 나이가 열 살이 차이납니다.
제가 45세지만 30후반 혹은 40초반으로 보이기는합니다...만...흠..흠...
이 감정이 현실성이 없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 두렵네요.
내 감정만으로 접근했다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불편해질수도 있고,
열 살 차이나는 남자가 좋아한단 사실이 A에겐 조금 충격적(?)일수도 있을것 같고...
추석 연휴가 끝나면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빨리 또 보고싶은 마음에 심장이 나댑니다. ㅜㅜ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진것 같네요. 그냥 이런 감정을 누군가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라 적어봤습니다.
다들 맛있는 저녁 식사 하세요.
사귀던 여친과 결혼준비 시작하는 시점에 헤어지고, 그 길로 아파트 사서 독거노인의 생활을 6년째 즐기고 있는 마흔 다섯 아재입니다.
헤어진 충격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평일엔 회사-헬스장-집, 주말엔 집에서 OTT로 드라마와 영화보고, 게임만하는 삶을 3년간 살았습니다.
친한 후배의 추천으로 어떤 차를 구입하고, 오픈톡방에 가입하면서 다시 사람들을 만나서 어울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래도 나름 성격은 좋아서, 남녀구분할 것 없이 친해진 사람들은 집에 초대해서 술도 마시고, 거실에서 재워주기도하고 하며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그 중에 저를 좋아한단 여자도 몇 명 있기는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 맘에 안들어서 선을 그었습니다.
또 다른 분들 통해서 소개팅도 두 번 받았지만, 한 명은 아예 잘 안됐고,
한 명은 사귀기로 했는데 사귀고 나니 갑자기 태도가 싹~ 바뀌고 뭔가 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아 그냥 없던일로하자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소한 인연들로 인해 가슴이 뛰거나 보고싶단 생각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고, 그냥 혼자 사는 생활이 그렇게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이 많고, 애 낳고 커가는 모습을 보고 듣고하니 결혼과 출산과 육아의 일상에 대한 부러움이 생기더군요.
오픈톡방의 특성이 아무나 검색해서 들어오기도 하지만, 저처럼 친구타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죠.
대략 1년 쯤 전에 어떤 여자(이하 A라고 할게요.)가 들어왔고, 딱히 만날 일이 없어서 단톡에서 여러 사람 같이 어울리는 채팅으로만 가볍게 대화해보며 성격이 참 좋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랑 친한 다른 유부 아재들은 A를 델꼬온 애(B)와 A를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셨고, 그 아재들과 저의 식사자리에서도 A가 참 착하고 성격도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B의 결혼식날 A를 처음 봤는데, 고양이상 얼굴의 아담한 키를 가진 모습에 자꾸 시선이 가더군요. 들은바 대로 성격도 참 좋았습니다.
그러고 6개월쯤 지나, 우리집 근처에서 아재들이랑 같이 저녁먹는 자리에 A도 함께하게 되었어요.
밥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행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혼자 살면서 1년에 해외를 2~3번씩 나갑니다. 동남아 특화!)
A가 10월 초에 엄마랑 여행을 갈거라고 하며, 제 이야기를 잘 듣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에 또 아재들과 함께하는 밥자리에 A가 왔어요. 저때 제 말을 듣고, 저만 믿고 비행기 표를 끊었다고 하며 여행 일정 좀 짜달라고 하더라구요.
남의 여행 일정을 종종 짜준 경험도 있고, 제가 여행 다녀왔던 자료도 잘 정리를 해두는 편이라 어렵지 않은 일이니 그러겠다고 했어요.
(뒤에 이야기가 나오지만, 여행 일정짜면서 A가 본인 노트북에서 다른 여행일정표를 보여줬는데, 저보다 더 타이트하게 일정을 잘 짜는 스타일이었어요. 일정을 못짜서 짜달라고 한 건 아니더군요.)
또 며칠 뒤에 저랑도 친하고 A와도 친한 동생 한 명과 함께 3명이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데, 여행에 대한 간략한 오리엔테이션을 해주고,
조만간에 내 노트북 들고 만나서 여행 일정 넘겨주겠다고하며 다음엔 둘이서 만나는 약속도 잡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친한 동생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친한 동생이 A를 집에까지 태워주는 길에 저에대해 좋은 이야기를 좀 했다네요. 아는것도 많고, 말도 잘 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몇 번은 다른 사람이 함께한 밥자리, 커피자리 사이사이에 A없이 아재들과 함께하는 밥자리 커피자리가 있었고,
빠지지않는 주제가 형이랑 A랑 참 잘 어울린다~라는 것이었어요.
그러고보면 대화하는 뉘앙스도, 치고 들어오는 센스도, 생각하는 것도 억지스러운 것 없이 잘 어울리게 풀어나갔더군요.
가끔 그냥 참 좋은 아이구나...하는 생각이 자꾸 반복되고, 생각나는 텀이 짧아지고 있던 터에, 노트북을 들고 단둘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사는 도시의 동쪽 끝에 살고있고, A는 서쪽 끝에 살고 있어서, 중간쯤에서 만나자고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냥 제가 서쪽끝으로 가버렸습니다. A 집에서 5분 거리로...
5시에 카페에서 만나 둘 다 노트북을 켜고, 제가 짠 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A의 반응을 보고 다양한 옵션들을 제시했어요.
이건 좋다~ 이건 엄마가 좋아할 것 같다~ 이건 별로다~ 하며, 장난도 치고 반말도 조금씩 섞어가며 4박 5일의 일정과 숙소예약까지 마치니 7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카페에서 나서며 배 안고프냐고 물으며 전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고 가야겠다고 했고,
거기까지 가서 여행 일정 짜준 제가 혼자 밥을 먹는게 미안스러웠는지 같이 밥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제가 커피를 샀던 적도 있고, 지난번엔 커피를 얻어 마셨고, 그날은 제가 또 커피를 샀거든요. 그래서 저녁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고민없이 밥 사준다고하며 뭐 먹고 싶냐고 묻길래 후딱~ 네이버에서 찾아보고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메뉴는 매운 칼국수와 안매운 칼제비
음식이 나왔는데, 앞접시를 달라고하더니 이것도 같이 드세요~ 하며 본인의 매운 칼국수를 선뜻 밀어주더라구요.
먹던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두 그릇의 음식을 같이 나눠먹고 있으니 예전에 연애하던 생각이 떠오르며 기분이 참 묘해지더라구요.
밥 먹으며 이런 저런 각자의 추억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당을 나서며 오늘 저녁 너무 잘먹었다고, 다음에 먹고 싶은거 있으면 뭐든 말만하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아재식 개그죠. 음...그럼 저는 뭐가 먹고 싶냐하면.....이라고 하길래 말만하라고 했다고 사준단 말은 아니라고 농담을 던지고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요.
차에 앉아 가만 생각해보니, 아까 카페에서 나란히 앉아 일정을 짜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본 옆모습에 나도 모르게 3초 정도 시선이 머물렀던게 생각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함께 어울렸던 몇 번의 자리에서도 점점 자꾸 보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다음 자리 약속이 생기면 괜히 빨리 보고싶어지고...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네요. 아...나 A를 좋아하는구나......
이런 감정 정말 너무 오랜만이라 참 좋기는 하지만, A와 제 나이가 열 살이 차이납니다.
제가 45세지만 30후반 혹은 40초반으로 보이기는합니다...만...흠..흠...
이 감정이 현실성이 없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 두렵네요.
내 감정만으로 접근했다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불편해질수도 있고,
열 살 차이나는 남자가 좋아한단 사실이 A에겐 조금 충격적(?)일수도 있을것 같고...
추석 연휴가 끝나면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빨리 또 보고싶은 마음에 심장이 나댑니다. ㅜㅜ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진것 같네요. 그냥 이런 감정을 누군가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라 적어봤습니다.
다들 맛있는 저녁 식사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