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애 끝에 놓여진 상황 앞에서 고민 중입니다.. (긴 글 주의)
30대 초반 동갑내기인 여자친구와 저는 일하면서 처음 알게 된 사이였고,
친구로 지낸 지 몇 년, 연애는 2년 반 조금 넘게 했습니다..
저는 모쏠아다 첫 연애고 여자친구는 연애 관련한 모든 게 저보다 경험이 많습니다.
여친과 저는 참 다른 성격입니다.
저는 ISFP(호기심 많은 예술가), 여친은 ENTP(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 입니다.
달라서 배울 부분도 많았고, 달라서 이해 안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무엇이든 (물질적인 게 아니더라도) 받은 만큼 혹은 그 이상 베풀고 돌려주려고 노력하는 성격인데,
여친은 사랑을 받고 선물을 받으면 당연히 감사할 줄 알고 표현도 잘하지만 그것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 성격입니다.
상대에게 감사한 마음과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저처럼 돌려줄 의무감을 느낀다거나 하진 않더군요.
처음엔 사랑을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지만
제 한결같은 모습에 여친도 돌려주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무언가를 베풀 때 100% 진심은 아닐 때도 있는 저와는 다르게 여친은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임을 알아서 참 고마웠습니다.
저희는 남들이 보기엔 조금 슴슴한 연애를 했습니다.
연애 초를 제외하곤 일주일에 한 번, 많아야 두세 번 만났고,
섹스는 안 할 때는 몇 달에 한 번, 정말 자주 하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했고,
어디 멀리 하루 이상 묵고 오는 여행을 가 본 적이 한 손에 꼽습니다.
하지만 저도 여친도 만족하는 연애를 하고 있었고, 서로 많이 사랑했습니다.
가슴속엔 불만인 부분들이 있었지만
서로 뼛속부터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 불만의 정도가 버틸만해서 참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약 한 달 전에 여친의 가족 같았던 반려동물이 노화로 인한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일 전 후로 여친이 너무 많이 힘들어 했고, 한동안 혼자 있길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에 다시 괜찮아진 듯 보였고,
마침 둘이 휴가가 겹쳐서 하루 동안 데이트를 했습니다.
(전부터 반려동물이 상태가 안 좋아서 서로 휴가 동안에 어디 가지 말자고 약속한 상태여서 여행은 못 갔습니다)
그렇게 잘 헤어지고 잠들기 전에 카톡으로 사랑한다고 했는데 여친은 꾸벅 인사하는 이모티콘으로 답장하더군요.
처음엔 그럴 수도 있지 했습니다만,
이후로도 제가 챙겨주고 베풀고 사랑을 표현하면 사랑한다고 답하지 않고 고맙고 감사하다고 표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뻔질나게 쓰던 하트 들어간 특수문자와 이모티콘도 좀처럼 쓰지 않았고,
주고 받는 연락도 간단한 안부(출근 인사, 점심, 저녁, 자기 전 인사) 외에는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에 저는 여친이 마음에 없는 말은 절대 안 하는 성격임을 알기에
사랑이 식었다고 느꼈고 매우 서운했습니다.
그래서 참다 참다 장문의 카톡을 보냈고,
오랫동안 쌓여온 서운했던 것들을 다 얘기하게 됐습니다.
돌아온 여친의 답변은 저의 말이 다 맞고 너무너무 미안하지만
본인이 아직도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로 너무 힘들고 감정 소모에 지쳤다고 했습니다.
제가 사랑이 많고 다정하고 의지할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지만
한편으론 본인이 받는 만큼 저에게도 사랑 받는 느낌을 주지 못함에 너무 미안하고,
여친 상황이 안 좋아서 저에게 금전적으로 의지할 때가 있는데
이것도 고맙지만 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오래전부터 제가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더 사랑 받고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이 가진 사랑의 크기와, 표현 방식과, 처한 상황이 저를 너무 상처 주고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연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이 카톡을 본 저는 정말 아이처럼 몇 시간을 엉엉 울었고,
여친에게 차라리 사랑이 식었고 우리가 싸웠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답장했습니다.
그러자 여친은 앞으로도 의도치 않게 저를 계속 서운하게 할 것이고,
지금은 바뀔 노력할 기운도 없고,
자신이 노력한다고 바뀔 자신도 없다고 답장 했습니다.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래야 되는 사람인데 본인이 못나고 모자라서 너무 미안하다며
다른 방향으로도(이별) 생각해보자고 저에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또 한참을 울다가 감정을 추스리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자는 말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시 연락할 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주고 받았고,
여친의 마지막 카톡은 "많이 사랑했고 사랑해 푹 쉬어요" 였습니다.
서로 속마음을 다 털어낸 후로
이제는 여친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어서 지금 글 작성하면서도 눈물이 나오고
여친에게 서운한 마음은 없어지고 미안하고 안쓰럽고 당장 가서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특히 마지막 카톡이 저를 너무 슬퍼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친의 뜻을 너무나도 이해하고 분명 저희는 안 맞는 부분이 있고 그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에
저와 여친을 위해서 헤어지는 게 맞다는 생각도 계속해서 듭니다..
서로 사랑하지만 상대를 충족시키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게 맞나 싶고
여친도 저 말고 더 취향 잘 맞고 표현 방식도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론 이렇게 이별에 기울어져 있지만,
제가 아직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니까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 곳에 글을 적게 됐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형님 누님들께선 어떻게 하셨을지 의견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친구로 지낸 지 몇 년, 연애는 2년 반 조금 넘게 했습니다..
저는 모쏠아다 첫 연애고 여자친구는 연애 관련한 모든 게 저보다 경험이 많습니다.
여친과 저는 참 다른 성격입니다.
저는 ISFP(호기심 많은 예술가), 여친은 ENTP(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 입니다.
달라서 배울 부분도 많았고, 달라서 이해 안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무엇이든 (물질적인 게 아니더라도) 받은 만큼 혹은 그 이상 베풀고 돌려주려고 노력하는 성격인데,
여친은 사랑을 받고 선물을 받으면 당연히 감사할 줄 알고 표현도 잘하지만 그것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 성격입니다.
상대에게 감사한 마음과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저처럼 돌려줄 의무감을 느낀다거나 하진 않더군요.
처음엔 사랑을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지만
제 한결같은 모습에 여친도 돌려주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무언가를 베풀 때 100% 진심은 아닐 때도 있는 저와는 다르게 여친은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임을 알아서 참 고마웠습니다.
저희는 남들이 보기엔 조금 슴슴한 연애를 했습니다.
연애 초를 제외하곤 일주일에 한 번, 많아야 두세 번 만났고,
섹스는 안 할 때는 몇 달에 한 번, 정말 자주 하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했고,
어디 멀리 하루 이상 묵고 오는 여행을 가 본 적이 한 손에 꼽습니다.
하지만 저도 여친도 만족하는 연애를 하고 있었고, 서로 많이 사랑했습니다.
가슴속엔 불만인 부분들이 있었지만
서로 뼛속부터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 불만의 정도가 버틸만해서 참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약 한 달 전에 여친의 가족 같았던 반려동물이 노화로 인한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일 전 후로 여친이 너무 많이 힘들어 했고, 한동안 혼자 있길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에 다시 괜찮아진 듯 보였고,
마침 둘이 휴가가 겹쳐서 하루 동안 데이트를 했습니다.
(전부터 반려동물이 상태가 안 좋아서 서로 휴가 동안에 어디 가지 말자고 약속한 상태여서 여행은 못 갔습니다)
그렇게 잘 헤어지고 잠들기 전에 카톡으로 사랑한다고 했는데 여친은 꾸벅 인사하는 이모티콘으로 답장하더군요.
처음엔 그럴 수도 있지 했습니다만,
이후로도 제가 챙겨주고 베풀고 사랑을 표현하면 사랑한다고 답하지 않고 고맙고 감사하다고 표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뻔질나게 쓰던 하트 들어간 특수문자와 이모티콘도 좀처럼 쓰지 않았고,
주고 받는 연락도 간단한 안부(출근 인사, 점심, 저녁, 자기 전 인사) 외에는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이에 저는 여친이 마음에 없는 말은 절대 안 하는 성격임을 알기에
사랑이 식었다고 느꼈고 매우 서운했습니다.
그래서 참다 참다 장문의 카톡을 보냈고,
오랫동안 쌓여온 서운했던 것들을 다 얘기하게 됐습니다.
돌아온 여친의 답변은 저의 말이 다 맞고 너무너무 미안하지만
본인이 아직도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로 너무 힘들고 감정 소모에 지쳤다고 했습니다.
제가 사랑이 많고 다정하고 의지할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지만
한편으론 본인이 받는 만큼 저에게도 사랑 받는 느낌을 주지 못함에 너무 미안하고,
여친 상황이 안 좋아서 저에게 금전적으로 의지할 때가 있는데
이것도 고맙지만 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오래전부터 제가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더 사랑 받고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이 가진 사랑의 크기와, 표현 방식과, 처한 상황이 저를 너무 상처 주고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연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이 카톡을 본 저는 정말 아이처럼 몇 시간을 엉엉 울었고,
여친에게 차라리 사랑이 식었고 우리가 싸웠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답장했습니다.
그러자 여친은 앞으로도 의도치 않게 저를 계속 서운하게 할 것이고,
지금은 바뀔 노력할 기운도 없고,
자신이 노력한다고 바뀔 자신도 없다고 답장 했습니다.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래야 되는 사람인데 본인이 못나고 모자라서 너무 미안하다며
다른 방향으로도(이별) 생각해보자고 저에게 얘기했습니다.
저는 또 한참을 울다가 감정을 추스리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자는 말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시 연락할 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주고 받았고,
여친의 마지막 카톡은 "많이 사랑했고 사랑해 푹 쉬어요" 였습니다.
서로 속마음을 다 털어낸 후로
이제는 여친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어서 지금 글 작성하면서도 눈물이 나오고
여친에게 서운한 마음은 없어지고 미안하고 안쓰럽고 당장 가서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특히 마지막 카톡이 저를 너무 슬퍼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친의 뜻을 너무나도 이해하고 분명 저희는 안 맞는 부분이 있고 그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에
저와 여친을 위해서 헤어지는 게 맞다는 생각도 계속해서 듭니다..
서로 사랑하지만 상대를 충족시키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게 맞나 싶고
여친도 저 말고 더 취향 잘 맞고 표현 방식도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론 이렇게 이별에 기울어져 있지만,
제가 아직 인생의 경험이 부족하니까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 곳에 글을 적게 됐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형님 누님들께선 어떻게 하셨을지 의견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