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타문학 7. 원나잇 편.
B시는, 내가 생각하는 도시의 느낌과 시골의 느낌이 반반, 정확히는 도시의 비율이 좀 더 높은 곳이었다. 내가 B시에 가게 된 건, 순전히 충동과 운명의 부름 때문이었다. 7월의 어느날, 버스터미널에서 낭만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가장 빨리 탈 수 있는거요.’ 라고 해서 받은 게 B시로 가는 티켓이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 속은 드라마 주인공과 같은 설레는 기대감 같은 건 없었다. 대신 내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고민들을, 발 닿는대로 가다보면 무언가가 혹은 누군가가 끊어주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 전망 뿐이었다.
B시에 도착한 건, 밤 늦은 시간이었다. 계획없이 출발했으니 계획없이 내려 정처없이 좀 걸었다. 금요일 밤인데도 B시의 터미널은 시골동네처럼 깜깜하고 초라했다. 그 앞의 택시 승강장도 마찬가지로, 사람보다 택시가 적었다. 다만 무슨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눈치챈 나는, 남들보다 앞서나가서 택시를 잡았다.
“기사님, B시는 밤에 어디서 놀아요? 그 동네 가주세요.”
기사님은 말없이 출발했고, 라디오 DJ의 잔잔한 목소리만이 뒷자석에 있는 나에게까지 관심을 주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제법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번화가와 흡사한 동네가 나왔다.
”이따 잘 곳 찾으려면 이 뒷골목에 모텔 많으니까 가보세요.“
20대 중반의 나이인 내가, 기사님에게는 아들뻘이나 됐을까. 존댓말로 조언해주시는 것에 눈물이 고일 지경이었다. 그만큼 복잡한 심경이었으니까.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이었지만, 7월의 밤은 제법 후덥지근했다. 씻고 싶다. 기사님의 손짓이 닿았던 곳에 있는 모텔들을 찾아갔다. 몇 군데를 들어갔지만 이미 방이 없다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사우나라도 가야하나.
땀과 더위에 이골이 난 나는, 마실 것이 필요했다. 모텔촌 근처의 편의점에서 생수를 하나 사서 들이켰다.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지라 갈증이 해결되자 다른 욕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자고 싶다. 씻고 싶다. 저 앞에 지나가는 저 여자랑.
그 여자는 금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번화가의 사람들은, 누구는 술에, 누구는 자욱한 담배연기에 취해있었으나, 그 중 가장 취해있던 사람은 단언코 나였다. 단지 술이나 담배가 아닌 고민과 답답함에 가라앉아버렸다는 것만이 그들과 나를 구분지었다.
시야에서 사라진 그 여자도 취해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술에 취했던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제법 들떠보였었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술에 약한 나는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아본 적이 없다. 남들은 과음을 해야 술에 못 이겨 쓰러지던데, 나에게는 소주 한 두 잔이 과음이었다. 그러나, 술이 마음을 소독하는 알코올이라던 어느 어른들의 말이 떠올랐다. 나도 저 여자처럼, 술로 빈 마음을 채울 수 있을까.
딱히 기준은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 분위기가 있어 보이는 바로 골라서 들어갔다. 전체적으로는 재즈음악으로 가득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적막한 느낌의 바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바텐더 바로 앞에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이 앉기 좋은 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바의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와중에도 에어컨 바람과 가까운 곳을 고른 것이었다. 시원함이 기분 좋았으나, 술을 뭘 시킬지가 고민이었다. 그러는 중에 내 옆에 온 여자가 있었다. 30대 초반이나 됐을까.
여자는 밝고 붙임성 좋은 사람이었다. 나의 나이를 묻고, 그 곳 억양을 쓰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신지역을 물었다. 나는 혼자 있고 싶다고 답했다. 여자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
바텐더를 불러 술을 추천 받았다. 이름은 잘 기억나질 않는데, 복숭아 향을 가진 칵테일이었다. 분명 도수가 높지 않다고 했는데, 짧은 복숭아 향 뒤에 곧바로 알콜이 치고들어와서 나를 당황케 했다. 이런걸 왜 마시는걸까.
칵테일 잔의 기둥을 잡고서 그 안의 액체를 휘휘 돌리고 있었다. 마시자니 맛은 없고, 시켜는 놨고. 그때 또 한 명의 여자가 왔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일 것 같은 여자였다. 29살인 친척누나와 딱 비슷한 나이대일 것 같은 느낌.
“이런 데 처음 와 봤죠?”
“아, 네.”
“이런 데 안 좋아할 거 같이 생겼는데.”
“네.”
“몇 살이에요?”
“스물 다섯입니다.”
이전의 여자와 달리 대화가 이어졌다. 사실 내가 이었다기보다는 나는 이 여자의 붙임성에 살짝 동조만 해준 정도였다. 이전의 여자보다는 예뻤으니까. 키는 165 안팎일 것 같았고, 목이 보일랑말랑하는 단발머리에 흰 크롭티와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가슴이 있는 걸보니, 원래 마른 체형은 아니고, 나이가 들면서도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옆에 앉아도 돼?”
여자의 말이 짧아졌다.
“네.”
“나한텐 안 물어봐줄거야?”
“뭘요?”
“뭐 나이든 뭐든?”
“아, 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맞춰봐.”
29에서 32, 그 사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27살..?“
”에이 장난치지 말고.“
”그럼 28살..?“
”얘 조용한 척 하면서 끼부리네. 재밌다 너.“
”그래서 몇 살인데요?“
”안 알려줄래. 28살로 알고 있어.“
”아… 네.“
”학생이야? 직장인?“
”저도 안 알려줄래요.”
여자는 지갑을 꺼내 그 안에서 무언갈 찾아 내밀었다.
”나 쇼핑몰 하거든. 너 모델 일 해볼래?“
”갑자기요?“
”남자모델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생각 있어?“
”갑작스러워서... 근데 제가 시간이 많지도 않고, 이 동네 안 살거든요.“
”어디사는데?“
”서울이요.“
”서울이면 어디든 금방이잖아!“
“거리만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네요.”
“아쉽네. 그럼... 여긴 왜 오게 된거야. 혼자?“
이 여자, 너무 질문이 많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뭘까. 그게 나라는 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가 구체적으로 궁금한 건, 그저 나와의 연결고리를 통해 모델 일에 캐스팅 하려는 걸까, 아니면 번화가에서 만난 어린 남자와의 하룻밤이 목적인걸까, 그도 아닌 제 3의 무언가가 있는걸까.
“그냥, 복잡해서 발 가는 대로 와본 거에요.”
“낭만있네.”
“누난요?“
”난 혼자 온 거 아닌데?“
바 자리 반대편에 있는 테이블 자리를 가리키며 일행들이라고 했다. 일행들까지 내팽개치고 합석을 하는 경우도 있나.
”여기 다음은 어디로 갈거야?“
”모르겠네요. 숙소도 안 잡히더라고요.“
”아, 잘 데도 없이 온 거야?“
”네, 뭐, 사우나 가든가 하면 되죠.“
”방 잡아줄까?“
”어떻게요?“
”잠깐만.“
여자는 일어나서 일행들이 있는 테이블로 갔다. 그리고는 가방을 들고서 다시 내게로 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나가자.“
칵테일 한 잔에 취했던건가. 나를 이끌고 가는 이 모르는 여자의 손길이 작은 위로가 됐다. 이 여자가, 내가 가진 복잡한 문제들의 실마리를 풀어주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실타래들을 날이 선 가위처럼 잘라 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바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탄 뒤, 여자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나를 껴안고 키스를 했다. 여자가 하지 않았으면 내가 먼저 키스를 했을 것처럼, 나도 자연스럽게 그 키스에 응했다. 그녀의 틴트는 떫고도 향기로웠다. 다만 그 사이로 알코올의 향이 너무 짙게 풍겼다. 내 몸 속에서 나오는 알코올보다도 훨씬 짙게.
지하 1층까진 생각보다 금방이었고, 우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음에도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내가 먼저 그녀를 떼어 놓았다.
다시 지하 1층에 도착해서, 그녀의 차에 탔다. 차에도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승용차와 대중교통 정도로만 차를 분류하는데, 그런 내가 보기에도 비싼 차였다. 차를 타고 가는 중간에도, 빨간불에 걸리면 우리는 키스를 하고 서로를 더듬었다. 초록불이 돼서 뒤에서 클락션 소리가 울리면, 보조석에 있는 나만 그 여자의 허벅지를 주무를 수 있었다. 계속해서 허벅지를 주무르는 나를 그녀는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술기운에서인지 게슴츠레한 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거 음주운전이었네.
차로 얼마 가지 않아 우리는, 번화가를 벗어났고, 어느 모텔에 도착했다. 여자는 모텔 사장 같은 카운터 안의 사람과 구면인 듯 했다.
”501호 있어?“
”(모텔 사장)네, 비어있어요.“
“난 여기 오면 501호만 쓰거든.”
익숙한 모습이었다. 카드키를 받아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다시 키스가 시작됐다. 5층에서 내려, 방에 들어가자마자 또. 이번엔 서로를 벗고 벗기며 나누는 키스였다.
나는 먼저 그녀의 크롭티를 올렸다. 어깨끈과 그 안의 누브라가 그동안 많이 힘겨웠겠구나 싶을 만큼, 잘 익은 가슴이 튀어나왔다. 한 솜 가득 움켜 쥐어도 다 들어오지 않는 사이즈. 살짝은 쳐졌지만 쪼그라들지 않은 탱탱함이 살아있었다. 젖꼭지는 크고 갈색에 가까웠다. 이제 20대 중반인 내가 연상을 만나면, 대부분 이런 젖꼭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 우울했다. 그 우울을 도려내기라도 할 것처럼 젖꼭지를 꼬집었다. 비틀었다. 아프다거나 그만하라는 신호가 없다. 이런 걸 좋아하는 타입인가.
여자는 나보다도 호흡이 가빴고, 나보다도 다급했다. 발정기의 동물이 이런 모습일까. 여자가 아니라 진정한 암컷이었다. 말보다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무언가를 읊조리며, 내 바지를 내리려는 동시에 젖꼭지의 통각을 즐기고 있었다. 신선하고 낯선 광경이었다. 그녀를 돕기 위해 나는 바지의 단추와 지퍼를 풀어주었고, 그녀는 몸을 숙여 내 바지를 발목까지 내려버렸다.
나는 하체가, 그녀는 상체가 드러난 상태로 우린 침대로 올라갔다. 우리가 올라갔다기보다는 그녀가 나를 끌고 갔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녀는 청치마를 벗을 시간도 아까웠는지, 대충 배 위로 치마를 치켜 올린 채 다리를 벌렸다. 나는 이때 티팬티를 입고 있는 여자를 실제로 처음 봤다. 보지에서 엉덩이로 연결되는 그 골짜기에, 팬티라인이 비좁은듯 끼어있었다. 아찔한 광경이었다.
나는 여자의 제스처에서 삽입을 읽어냈으나, 그녀의 정답은 그게 아니었다.
"빨아."
이미 티팬티 옆은 축축히 젖어있었으나, 그녀는 단순한 삽입이 아닌 사랑을 받고 싶었나보다. 나는 그녀의 티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다리를 들어 올렸다. 엉덩이, 그 위에 모여서 도톰해진 보짓살이 보이는 광경으로 나는 밀려 들어갔다. 육안으로 확인했듯 축축한 그 보지는 비릿했다. 술 때문이었을까, 여름날의 더위로 땀냄새가 배여서였을까. 역한 맛과 향, 입으론 하기 싫다. 이딴 보지를 빨라고 한 이 여자가 괘씸했다.
나는 여자의 보지에 내 혀를 밀착시킨 채, 아래에서 위로 크게 빨아올렸다. 그 혀를 그대로 갖고서 그녀에게 다시 키스했다. 내가 위에 있으니 침을 아래로 흘려보내며 니 보지의 맛이 이런거다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그마저도 맛있어하는 이 여자, 자신의 에스트로겐도 내 침과 섞여서 감사해하는 태도였다. 얼마나 굶주렸길래.
나는 그녀에게서 몸을 일으켜, 그녀의 쇄골 쪽에 앉아 그녀의 입에 자지를 물렸다. 원래 땀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몇 시간을 밖에서 땀 흘린 채 돌아다닌 내 자지도, 그녀의 보지 못지 않게 냄새가 심했을텐데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처럼 침을 질질 흘리며 자지를 빨아댔다. 그 모습이 더 흥분됐다. 나는 침대 머리 쪽의 벽을 짚고서, 무릎을 세워 그녀의 입에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그녀가 움직인 것보다 더 깊이, 더 세게 박아댔다. 그녀는 내 골반을 잡고서 나의 완급을 조절했다.
"넣어줄까?"
자지를 입에 넣은 채, 눈에선 눈물을 글썽이며 우물쭈물한 발음으로 그녀는 긍정을 표했다.
나는 벗어놨던 바지로 향했다. 지갑 안의 콘돔을 위해서였다.
"어디 가?"
"콘돔 끼려고."
"그냥 하면 안 돼?"
초면에 노콘섹스라니, 누구 인생을 발목 잡으려고. 여기서 나는 이 여자가 꽃뱀인가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녹음같은 걸 해놔야 한다던데, 이 타이밍에 녹음기를 키는 게 맞나 싶었다. 어떡해야하지.
"나 오늘 안전하니까 밖에만 싸면 콘돔 안 껴도 되는데."
"그래도 콘돔 끼는 게 걱정이 덜한데... 내가 못 참고 싸면 어떡하려고."
"내일 약 먹으면 되지. 난 콘돔 끼면 잘 안 느껴지던데. 그냥 넣자."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지금까지 이 발정 난 암컷의 모습이, 꽃뱀의 연기일까, 진정한 성욕일까. 나는 후자에 베팅하기로 했다. 콘돔을 놓아둔 채, 다시 침대로 갔다.
"내가 위에서 할게."
나는 아직 머리가 복잡했기에, 일단 그녀의 요구대로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잠시 입에 자지를 넣고 침을 가득 묻힌 뒤, 이내 일어나 보지에 자지를 맞추어 넣었다. 헐렁하다. 미끄럽고 질 주름도 잘 느껴지지만 헐렁하다. 내가 그리 굵거나 얇거나 하지 않은 평균 사이즈임을 감안했을 때, 이 여자의 보지는 넓은 편이다. 빈 공간이 많이 느껴지는 건 여자도 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상하로 움직이던 움직임을 잠시 멈춘 채,
"너 명기라고 알아?"
"기생?"
"맞는데, 그 기생 중에 누가 명기인 지 아냐고."
"기생이 자기 일 잘하면 명기라고 했던 거 같은데?"
"기생이 하는 일이 뭔데."
"접대지 뭐."
"ㅋㅋㅋ그게 맞지. 근데 나 명기다?"
"뭐 얼마나 잘하길래?"
"봐바."
그녀는 다시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런데 아까와 다르다. 조인다. 그것도 제법 꽉 조인다. 손의 악력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그 전의 헐렁함에 비하면 콘돔처럼 딱 맞는 느낌이었다. 이게 명기구나.
"아 배에 힘 너무 들어가서 힘들다."
"누나가 힘 준거야? 신기하네."
"좋지?"
"응, 근데 좀 많이 쎄게 잡히는 느낌이라 살짝 아프기도 하고."
"그럼 살짝 힘 덜 줄테니까 너가 움직여봐."
그녀는 보지에 들어가있던 기합을 풀고서 자지를 뺀 뒤, 내가 있던 자리로 누웠다. 나는 침대 맡에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흰 크롭티와 청치마가 모두 몸에 걸쳐있는 풍경이, 다 벗겨놓은 것보다 훨씬 따먹는 맛이 났다. 티팬티는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침대 밖으로 던져져 있었다. 짧은 감상을 마친 채 나는 그녀의 보지 앞으로 가, 자지를 조준했다. 역시나 넓고 젖은 보지에 자지를 넣는 건 쉬운 일이었다. 넣는다보다 들어간다는 느낌이 더 맞으려나. 여자가 위에서 할 때보다 더 넓은 느낌이었다.
나는 여자의 다리를 잡아서 모았다. 이러면 좀 더 조이지 않을까. 전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여전히 넓었다. 이대로면 이 여자가 아까처럼 명기인 걸 뽐내지 않는 이상, 나는 쌀 수 없다. 허리만 나가겠다.
"아까처럼 힘 줘봐."
"힘든데."
"빨리."
여자는 마지못한듯 보지에 힘을 넣었다. 조인다. 이 때다. 나는 최대한 빨리 싸내기 위해 움직였다. 자극적이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젖꼭지를 다시 비틀었다. 이러면 여자의 몸에 긴장이 들어가게 하는 데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계산적인 애무였다. 예상대로 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여자의 몸은 긴장으로 조여 들었다. 하지만 여자는 얼마 가지 않아 힘이 풀렸다. 조금만 더 하면 쌀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약간 물컥물컥한 느낌이 났다. 내가 싼건가. 그냥 쿠퍼액인가. 애매했다. 그러나 분명 여자의 보지 안에 있는 내 자지에는 아까보다 더 많은 액체의 감촉이 전해졌다. 이 감촉의 생산자가 나인지 여자인지, 만약 나라면 정액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쌀 거 같아?"
"좀만 더 하면."
"다시 힘줘볼게. 아까처럼 빨리 해줘."
여자의 보지에 다시 힘이 들어 갔다. 이때다 싶어 움직였다. 그런데 자지가 처음처럼 단단하지 않다. 아, 방금 전에 내가 싼건가? 뭐지? 하지만 이내 나는 다시 단단해졌고, 고속의 피스톤 운동을 통해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누나 나 쌀 거 같아."
"입에 쌀래?"
나는 자지를 꺼내 여자의 입에 가져갔다. 바로 사정을 할 거 같진 않아서, 입 앞에서 손으로 자위를 했다. 얼마 안 돼 쏟아져 나오는 정액을 그녀는 얼굴과 입으로 받아냈다. 정확히는 입안에 싸고 난 뒤에, 여자가 자지를 뱉어냈는데 그 뒤로도 또 정액이 소량 발사되어 그녀의 얼굴에 튄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이 싸는거야 진짜. 휴지 좀."
내가 준 휴지에 정액을 뱉고서, 여자는 의미심장하게 날 바라봤다.
"너 아까 중간에 쌌어?"
"왜?"
"뭐 나온 거 같았는데, 잘 모르겠어서 그냥 했거든. 근데 방금 너가 자지 입에 물렸을 때, 싸기 전에도 정액 맛 난 거 같아서. 아닌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때 나온건지 아닌지."
"아 그게 뭔 소리야. 쌌으면 느낌이 났을 거 아냐."
"술 마시고 한 게 처음이라 그런가, 쌌는지 아닌지 애매한 느낌이 있긴 했는데, 확실치 않아서 그냥 했거든."
"하... 괜찮아. 혹시 모르니까 내일 남편한테 안에 싸게 해야지 뭐."
뭐라고? 남편? 남편이라고?
"남편?"
"어."
"누나 유부녀였어?"
"아 말 안 했나?"
"어..."
"뭐 괜찮아. 나 이러고 다니는 거 남편도 알아."
이게 가능한건가. 내 상식 선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태도가 너무나 평온하여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은 상황이었다. 꽃뱀을 걱정하던 나는 애송이였구나. 뱀이 아니라 이무기에게 물린 기분이었다.
시간은 새벽 2시 쯤이었다. 여자는 누워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 이거만 피고 가야 되는데, 여기 퇴실 11시거든. 내가 10시 쯤 데리러 올게."
"내일?"
"응, 데이트 가자."
"그럼 그냥 자고 가면 되잖아."
"내일 우리 애들 유치원 등원시켜야돼. 아침도 먹여야하고."
애도 있구나. 애'들'인 거 보면 하나는 아니구나. 그래서 이렇게 넓었구나. 하.
"아까 명함 줬으니까, 전화 한 통 넣어놔."
"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할게. 얼른 씻고 잘래."
"그래 그럼. 잘 자고 10시까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어."
"나 아침 잠 없어서 금방 일어나. 조심해서 가."
"응. 내일 아침에 보자."
여자는 팬티를 주워입고, 크롭티와 청치마를 대충 정리한 뒤, 방을 나갔다.
몰려오는 후폭풍. 내가 지금 불륜을 저지른거구나. 간통죄가 폐지됐다던데. 그래도 민사로는 걸린다던데. 별의별 생각이 다 밀려왔다. 모르고 했으니까 난 상관 없는 거 아닌가. 녹음을 해놨어야 하는데 어쩌지. 복잡한 일을 풀려고 떠나온 여행에서 더 큰 짐덩어릴 얻어버렸다.
뜬 눈으로 날을 샜다. 6시쯤 됐을까. 나는 침침한 조명의 모텔 욕실에서 빠르게 샤워를 했다. 복잡함은 씻기지 않았다. 씻고 나와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고서 나는 카드키를 뽑아들고 방을 나왔다. 엘리베이터에 카드키를 두고서, 누구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듯 모텔을 빠져 나왔다. CCTV가 내 얼굴을 못 보게 하려고 의식했다. 택시를 잡았다. 터미널로 가주세요.
첫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에 타자마자 휴대폰을 껐다. 그 여자에게 내 번호로 연락을 하지도 않았지만, 그 남편이란 작자든 경찰이든, 누군가가 나를 찾을 것만 같이 불안했다.
휴대폰을 킨 건 이틀 뒤였다. 그동안은 컴퓨터로 카톡만 했다. 이틀 만에 켠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는 부모님 말고 없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몇 년 간, 그 여자와의 기억을 묻어두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가장 의문인 건,
"나 이러고 다니는 거 남편도 알아."
라는 그녀의 한 마디. 트위터에서 본 NTR 취향의 남편인걸까. 아니면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서 사랑 없이 사는 부부인걸까. 이 글을 쓰면서도 오랜만에 궁금해져, 그녀가 줬던 명함에 적힌 쇼핑몰 사이트를 들어가봤다. 여전히 사이트가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서 사업하며 잘 살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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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야한 것보다 결말에 초점이 맞춰진 글이 된 거 같네요. 아무래도 경험에 의해 쓰다보니, 그 날의 기억이 저에게는 야하고 자극적인 것보다 결말의 충격으로 더 크게 남아있어서요.
다음 편은 예정대로면 과누나2 또는 게임에서 만난 여자 편을 썼어야 했는데, 어제 재밌는 일이 생겨, 어제의 일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B시에 도착한 건, 밤 늦은 시간이었다. 계획없이 출발했으니 계획없이 내려 정처없이 좀 걸었다. 금요일 밤인데도 B시의 터미널은 시골동네처럼 깜깜하고 초라했다. 그 앞의 택시 승강장도 마찬가지로, 사람보다 택시가 적었다. 다만 무슨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눈치챈 나는, 남들보다 앞서나가서 택시를 잡았다.
“기사님, B시는 밤에 어디서 놀아요? 그 동네 가주세요.”
기사님은 말없이 출발했고, 라디오 DJ의 잔잔한 목소리만이 뒷자석에 있는 나에게까지 관심을 주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제법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번화가와 흡사한 동네가 나왔다.
”이따 잘 곳 찾으려면 이 뒷골목에 모텔 많으니까 가보세요.“
20대 중반의 나이인 내가, 기사님에게는 아들뻘이나 됐을까. 존댓말로 조언해주시는 것에 눈물이 고일 지경이었다. 그만큼 복잡한 심경이었으니까.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이었지만, 7월의 밤은 제법 후덥지근했다. 씻고 싶다. 기사님의 손짓이 닿았던 곳에 있는 모텔들을 찾아갔다. 몇 군데를 들어갔지만 이미 방이 없다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사우나라도 가야하나.
땀과 더위에 이골이 난 나는, 마실 것이 필요했다. 모텔촌 근처의 편의점에서 생수를 하나 사서 들이켰다.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지라 갈증이 해결되자 다른 욕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자고 싶다. 씻고 싶다. 저 앞에 지나가는 저 여자랑.
그 여자는 금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번화가의 사람들은, 누구는 술에, 누구는 자욱한 담배연기에 취해있었으나, 그 중 가장 취해있던 사람은 단언코 나였다. 단지 술이나 담배가 아닌 고민과 답답함에 가라앉아버렸다는 것만이 그들과 나를 구분지었다.
시야에서 사라진 그 여자도 취해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술에 취했던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제법 들떠보였었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술에 약한 나는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아본 적이 없다. 남들은 과음을 해야 술에 못 이겨 쓰러지던데, 나에게는 소주 한 두 잔이 과음이었다. 그러나, 술이 마음을 소독하는 알코올이라던 어느 어른들의 말이 떠올랐다. 나도 저 여자처럼, 술로 빈 마음을 채울 수 있을까.
딱히 기준은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 분위기가 있어 보이는 바로 골라서 들어갔다. 전체적으로는 재즈음악으로 가득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적막한 느낌의 바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바텐더 바로 앞에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이 앉기 좋은 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바의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와중에도 에어컨 바람과 가까운 곳을 고른 것이었다. 시원함이 기분 좋았으나, 술을 뭘 시킬지가 고민이었다. 그러는 중에 내 옆에 온 여자가 있었다. 30대 초반이나 됐을까.
여자는 밝고 붙임성 좋은 사람이었다. 나의 나이를 묻고, 그 곳 억양을 쓰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신지역을 물었다. 나는 혼자 있고 싶다고 답했다. 여자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
바텐더를 불러 술을 추천 받았다. 이름은 잘 기억나질 않는데, 복숭아 향을 가진 칵테일이었다. 분명 도수가 높지 않다고 했는데, 짧은 복숭아 향 뒤에 곧바로 알콜이 치고들어와서 나를 당황케 했다. 이런걸 왜 마시는걸까.
칵테일 잔의 기둥을 잡고서 그 안의 액체를 휘휘 돌리고 있었다. 마시자니 맛은 없고, 시켜는 놨고. 그때 또 한 명의 여자가 왔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일 것 같은 여자였다. 29살인 친척누나와 딱 비슷한 나이대일 것 같은 느낌.
“이런 데 처음 와 봤죠?”
“아, 네.”
“이런 데 안 좋아할 거 같이 생겼는데.”
“네.”
“몇 살이에요?”
“스물 다섯입니다.”
이전의 여자와 달리 대화가 이어졌다. 사실 내가 이었다기보다는 나는 이 여자의 붙임성에 살짝 동조만 해준 정도였다. 이전의 여자보다는 예뻤으니까. 키는 165 안팎일 것 같았고, 목이 보일랑말랑하는 단발머리에 흰 크롭티와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가슴이 있는 걸보니, 원래 마른 체형은 아니고, 나이가 들면서도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옆에 앉아도 돼?”
여자의 말이 짧아졌다.
“네.”
“나한텐 안 물어봐줄거야?”
“뭘요?”
“뭐 나이든 뭐든?”
“아, 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맞춰봐.”
29에서 32, 그 사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27살..?“
”에이 장난치지 말고.“
”그럼 28살..?“
”얘 조용한 척 하면서 끼부리네. 재밌다 너.“
”그래서 몇 살인데요?“
”안 알려줄래. 28살로 알고 있어.“
”아… 네.“
”학생이야? 직장인?“
”저도 안 알려줄래요.”
여자는 지갑을 꺼내 그 안에서 무언갈 찾아 내밀었다.
”나 쇼핑몰 하거든. 너 모델 일 해볼래?“
”갑자기요?“
”남자모델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생각 있어?“
”갑작스러워서... 근데 제가 시간이 많지도 않고, 이 동네 안 살거든요.“
”어디사는데?“
”서울이요.“
”서울이면 어디든 금방이잖아!“
“거리만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네요.”
“아쉽네. 그럼... 여긴 왜 오게 된거야. 혼자?“
이 여자, 너무 질문이 많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뭘까. 그게 나라는 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가 구체적으로 궁금한 건, 그저 나와의 연결고리를 통해 모델 일에 캐스팅 하려는 걸까, 아니면 번화가에서 만난 어린 남자와의 하룻밤이 목적인걸까, 그도 아닌 제 3의 무언가가 있는걸까.
“그냥, 복잡해서 발 가는 대로 와본 거에요.”
“낭만있네.”
“누난요?“
”난 혼자 온 거 아닌데?“
바 자리 반대편에 있는 테이블 자리를 가리키며 일행들이라고 했다. 일행들까지 내팽개치고 합석을 하는 경우도 있나.
”여기 다음은 어디로 갈거야?“
”모르겠네요. 숙소도 안 잡히더라고요.“
”아, 잘 데도 없이 온 거야?“
”네, 뭐, 사우나 가든가 하면 되죠.“
”방 잡아줄까?“
”어떻게요?“
”잠깐만.“
여자는 일어나서 일행들이 있는 테이블로 갔다. 그리고는 가방을 들고서 다시 내게로 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나가자.“
칵테일 한 잔에 취했던건가. 나를 이끌고 가는 이 모르는 여자의 손길이 작은 위로가 됐다. 이 여자가, 내가 가진 복잡한 문제들의 실마리를 풀어주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실타래들을 날이 선 가위처럼 잘라 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바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탄 뒤, 여자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나를 껴안고 키스를 했다. 여자가 하지 않았으면 내가 먼저 키스를 했을 것처럼, 나도 자연스럽게 그 키스에 응했다. 그녀의 틴트는 떫고도 향기로웠다. 다만 그 사이로 알코올의 향이 너무 짙게 풍겼다. 내 몸 속에서 나오는 알코올보다도 훨씬 짙게.
지하 1층까진 생각보다 금방이었고, 우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음에도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내가 먼저 그녀를 떼어 놓았다.
다시 지하 1층에 도착해서, 그녀의 차에 탔다. 차에도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승용차와 대중교통 정도로만 차를 분류하는데, 그런 내가 보기에도 비싼 차였다. 차를 타고 가는 중간에도, 빨간불에 걸리면 우리는 키스를 하고 서로를 더듬었다. 초록불이 돼서 뒤에서 클락션 소리가 울리면, 보조석에 있는 나만 그 여자의 허벅지를 주무를 수 있었다. 계속해서 허벅지를 주무르는 나를 그녀는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술기운에서인지 게슴츠레한 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거 음주운전이었네.
차로 얼마 가지 않아 우리는, 번화가를 벗어났고, 어느 모텔에 도착했다. 여자는 모텔 사장 같은 카운터 안의 사람과 구면인 듯 했다.
”501호 있어?“
”(모텔 사장)네, 비어있어요.“
“난 여기 오면 501호만 쓰거든.”
익숙한 모습이었다. 카드키를 받아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다시 키스가 시작됐다. 5층에서 내려, 방에 들어가자마자 또. 이번엔 서로를 벗고 벗기며 나누는 키스였다.
나는 먼저 그녀의 크롭티를 올렸다. 어깨끈과 그 안의 누브라가 그동안 많이 힘겨웠겠구나 싶을 만큼, 잘 익은 가슴이 튀어나왔다. 한 솜 가득 움켜 쥐어도 다 들어오지 않는 사이즈. 살짝은 쳐졌지만 쪼그라들지 않은 탱탱함이 살아있었다. 젖꼭지는 크고 갈색에 가까웠다. 이제 20대 중반인 내가 연상을 만나면, 대부분 이런 젖꼭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 우울했다. 그 우울을 도려내기라도 할 것처럼 젖꼭지를 꼬집었다. 비틀었다. 아프다거나 그만하라는 신호가 없다. 이런 걸 좋아하는 타입인가.
여자는 나보다도 호흡이 가빴고, 나보다도 다급했다. 발정기의 동물이 이런 모습일까. 여자가 아니라 진정한 암컷이었다. 말보다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무언가를 읊조리며, 내 바지를 내리려는 동시에 젖꼭지의 통각을 즐기고 있었다. 신선하고 낯선 광경이었다. 그녀를 돕기 위해 나는 바지의 단추와 지퍼를 풀어주었고, 그녀는 몸을 숙여 내 바지를 발목까지 내려버렸다.
나는 하체가, 그녀는 상체가 드러난 상태로 우린 침대로 올라갔다. 우리가 올라갔다기보다는 그녀가 나를 끌고 갔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녀는 청치마를 벗을 시간도 아까웠는지, 대충 배 위로 치마를 치켜 올린 채 다리를 벌렸다. 나는 이때 티팬티를 입고 있는 여자를 실제로 처음 봤다. 보지에서 엉덩이로 연결되는 그 골짜기에, 팬티라인이 비좁은듯 끼어있었다. 아찔한 광경이었다.
나는 여자의 제스처에서 삽입을 읽어냈으나, 그녀의 정답은 그게 아니었다.
"빨아."
이미 티팬티 옆은 축축히 젖어있었으나, 그녀는 단순한 삽입이 아닌 사랑을 받고 싶었나보다. 나는 그녀의 티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다리를 들어 올렸다. 엉덩이, 그 위에 모여서 도톰해진 보짓살이 보이는 광경으로 나는 밀려 들어갔다. 육안으로 확인했듯 축축한 그 보지는 비릿했다. 술 때문이었을까, 여름날의 더위로 땀냄새가 배여서였을까. 역한 맛과 향, 입으론 하기 싫다. 이딴 보지를 빨라고 한 이 여자가 괘씸했다.
나는 여자의 보지에 내 혀를 밀착시킨 채, 아래에서 위로 크게 빨아올렸다. 그 혀를 그대로 갖고서 그녀에게 다시 키스했다. 내가 위에 있으니 침을 아래로 흘려보내며 니 보지의 맛이 이런거다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그마저도 맛있어하는 이 여자, 자신의 에스트로겐도 내 침과 섞여서 감사해하는 태도였다. 얼마나 굶주렸길래.
나는 그녀에게서 몸을 일으켜, 그녀의 쇄골 쪽에 앉아 그녀의 입에 자지를 물렸다. 원래 땀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몇 시간을 밖에서 땀 흘린 채 돌아다닌 내 자지도, 그녀의 보지 못지 않게 냄새가 심했을텐데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처럼 침을 질질 흘리며 자지를 빨아댔다. 그 모습이 더 흥분됐다. 나는 침대 머리 쪽의 벽을 짚고서, 무릎을 세워 그녀의 입에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그녀가 움직인 것보다 더 깊이, 더 세게 박아댔다. 그녀는 내 골반을 잡고서 나의 완급을 조절했다.
"넣어줄까?"
자지를 입에 넣은 채, 눈에선 눈물을 글썽이며 우물쭈물한 발음으로 그녀는 긍정을 표했다.
나는 벗어놨던 바지로 향했다. 지갑 안의 콘돔을 위해서였다.
"어디 가?"
"콘돔 끼려고."
"그냥 하면 안 돼?"
초면에 노콘섹스라니, 누구 인생을 발목 잡으려고. 여기서 나는 이 여자가 꽃뱀인가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녹음같은 걸 해놔야 한다던데, 이 타이밍에 녹음기를 키는 게 맞나 싶었다. 어떡해야하지.
"나 오늘 안전하니까 밖에만 싸면 콘돔 안 껴도 되는데."
"그래도 콘돔 끼는 게 걱정이 덜한데... 내가 못 참고 싸면 어떡하려고."
"내일 약 먹으면 되지. 난 콘돔 끼면 잘 안 느껴지던데. 그냥 넣자."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지금까지 이 발정 난 암컷의 모습이, 꽃뱀의 연기일까, 진정한 성욕일까. 나는 후자에 베팅하기로 했다. 콘돔을 놓아둔 채, 다시 침대로 갔다.
"내가 위에서 할게."
나는 아직 머리가 복잡했기에, 일단 그녀의 요구대로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잠시 입에 자지를 넣고 침을 가득 묻힌 뒤, 이내 일어나 보지에 자지를 맞추어 넣었다. 헐렁하다. 미끄럽고 질 주름도 잘 느껴지지만 헐렁하다. 내가 그리 굵거나 얇거나 하지 않은 평균 사이즈임을 감안했을 때, 이 여자의 보지는 넓은 편이다. 빈 공간이 많이 느껴지는 건 여자도 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상하로 움직이던 움직임을 잠시 멈춘 채,
"너 명기라고 알아?"
"기생?"
"맞는데, 그 기생 중에 누가 명기인 지 아냐고."
"기생이 자기 일 잘하면 명기라고 했던 거 같은데?"
"기생이 하는 일이 뭔데."
"접대지 뭐."
"ㅋㅋㅋ그게 맞지. 근데 나 명기다?"
"뭐 얼마나 잘하길래?"
"봐바."
그녀는 다시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런데 아까와 다르다. 조인다. 그것도 제법 꽉 조인다. 손의 악력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그 전의 헐렁함에 비하면 콘돔처럼 딱 맞는 느낌이었다. 이게 명기구나.
"아 배에 힘 너무 들어가서 힘들다."
"누나가 힘 준거야? 신기하네."
"좋지?"
"응, 근데 좀 많이 쎄게 잡히는 느낌이라 살짝 아프기도 하고."
"그럼 살짝 힘 덜 줄테니까 너가 움직여봐."
그녀는 보지에 들어가있던 기합을 풀고서 자지를 뺀 뒤, 내가 있던 자리로 누웠다. 나는 침대 맡에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흰 크롭티와 청치마가 모두 몸에 걸쳐있는 풍경이, 다 벗겨놓은 것보다 훨씬 따먹는 맛이 났다. 티팬티는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침대 밖으로 던져져 있었다. 짧은 감상을 마친 채 나는 그녀의 보지 앞으로 가, 자지를 조준했다. 역시나 넓고 젖은 보지에 자지를 넣는 건 쉬운 일이었다. 넣는다보다 들어간다는 느낌이 더 맞으려나. 여자가 위에서 할 때보다 더 넓은 느낌이었다.
나는 여자의 다리를 잡아서 모았다. 이러면 좀 더 조이지 않을까. 전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여전히 넓었다. 이대로면 이 여자가 아까처럼 명기인 걸 뽐내지 않는 이상, 나는 쌀 수 없다. 허리만 나가겠다.
"아까처럼 힘 줘봐."
"힘든데."
"빨리."
여자는 마지못한듯 보지에 힘을 넣었다. 조인다. 이 때다. 나는 최대한 빨리 싸내기 위해 움직였다. 자극적이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젖꼭지를 다시 비틀었다. 이러면 여자의 몸에 긴장이 들어가게 하는 데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계산적인 애무였다. 예상대로 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여자의 몸은 긴장으로 조여 들었다. 하지만 여자는 얼마 가지 않아 힘이 풀렸다. 조금만 더 하면 쌀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약간 물컥물컥한 느낌이 났다. 내가 싼건가. 그냥 쿠퍼액인가. 애매했다. 그러나 분명 여자의 보지 안에 있는 내 자지에는 아까보다 더 많은 액체의 감촉이 전해졌다. 이 감촉의 생산자가 나인지 여자인지, 만약 나라면 정액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쌀 거 같아?"
"좀만 더 하면."
"다시 힘줘볼게. 아까처럼 빨리 해줘."
여자의 보지에 다시 힘이 들어 갔다. 이때다 싶어 움직였다. 그런데 자지가 처음처럼 단단하지 않다. 아, 방금 전에 내가 싼건가? 뭐지? 하지만 이내 나는 다시 단단해졌고, 고속의 피스톤 운동을 통해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누나 나 쌀 거 같아."
"입에 쌀래?"
나는 자지를 꺼내 여자의 입에 가져갔다. 바로 사정을 할 거 같진 않아서, 입 앞에서 손으로 자위를 했다. 얼마 안 돼 쏟아져 나오는 정액을 그녀는 얼굴과 입으로 받아냈다. 정확히는 입안에 싸고 난 뒤에, 여자가 자지를 뱉어냈는데 그 뒤로도 또 정액이 소량 발사되어 그녀의 얼굴에 튄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이 싸는거야 진짜. 휴지 좀."
내가 준 휴지에 정액을 뱉고서, 여자는 의미심장하게 날 바라봤다.
"너 아까 중간에 쌌어?"
"왜?"
"뭐 나온 거 같았는데, 잘 모르겠어서 그냥 했거든. 근데 방금 너가 자지 입에 물렸을 때, 싸기 전에도 정액 맛 난 거 같아서. 아닌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때 나온건지 아닌지."
"아 그게 뭔 소리야. 쌌으면 느낌이 났을 거 아냐."
"술 마시고 한 게 처음이라 그런가, 쌌는지 아닌지 애매한 느낌이 있긴 했는데, 확실치 않아서 그냥 했거든."
"하... 괜찮아. 혹시 모르니까 내일 남편한테 안에 싸게 해야지 뭐."
뭐라고? 남편? 남편이라고?
"남편?"
"어."
"누나 유부녀였어?"
"아 말 안 했나?"
"어..."
"뭐 괜찮아. 나 이러고 다니는 거 남편도 알아."
이게 가능한건가. 내 상식 선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태도가 너무나 평온하여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은 상황이었다. 꽃뱀을 걱정하던 나는 애송이였구나. 뱀이 아니라 이무기에게 물린 기분이었다.
시간은 새벽 2시 쯤이었다. 여자는 누워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 이거만 피고 가야 되는데, 여기 퇴실 11시거든. 내가 10시 쯤 데리러 올게."
"내일?"
"응, 데이트 가자."
"그럼 그냥 자고 가면 되잖아."
"내일 우리 애들 유치원 등원시켜야돼. 아침도 먹여야하고."
애도 있구나. 애'들'인 거 보면 하나는 아니구나. 그래서 이렇게 넓었구나. 하.
"아까 명함 줬으니까, 전화 한 통 넣어놔."
"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할게. 얼른 씻고 잘래."
"그래 그럼. 잘 자고 10시까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어."
"나 아침 잠 없어서 금방 일어나. 조심해서 가."
"응. 내일 아침에 보자."
여자는 팬티를 주워입고, 크롭티와 청치마를 대충 정리한 뒤, 방을 나갔다.
몰려오는 후폭풍. 내가 지금 불륜을 저지른거구나. 간통죄가 폐지됐다던데. 그래도 민사로는 걸린다던데. 별의별 생각이 다 밀려왔다. 모르고 했으니까 난 상관 없는 거 아닌가. 녹음을 해놨어야 하는데 어쩌지. 복잡한 일을 풀려고 떠나온 여행에서 더 큰 짐덩어릴 얻어버렸다.
뜬 눈으로 날을 샜다. 6시쯤 됐을까. 나는 침침한 조명의 모텔 욕실에서 빠르게 샤워를 했다. 복잡함은 씻기지 않았다. 씻고 나와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고서 나는 카드키를 뽑아들고 방을 나왔다. 엘리베이터에 카드키를 두고서, 누구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듯 모텔을 빠져 나왔다. CCTV가 내 얼굴을 못 보게 하려고 의식했다. 택시를 잡았다. 터미널로 가주세요.
첫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에 타자마자 휴대폰을 껐다. 그 여자에게 내 번호로 연락을 하지도 않았지만, 그 남편이란 작자든 경찰이든, 누군가가 나를 찾을 것만 같이 불안했다.
휴대폰을 킨 건 이틀 뒤였다. 그동안은 컴퓨터로 카톡만 했다. 이틀 만에 켠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는 부모님 말고 없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몇 년 간, 그 여자와의 기억을 묻어두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가장 의문인 건,
"나 이러고 다니는 거 남편도 알아."
라는 그녀의 한 마디. 트위터에서 본 NTR 취향의 남편인걸까. 아니면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서 사랑 없이 사는 부부인걸까. 이 글을 쓰면서도 오랜만에 궁금해져, 그녀가 줬던 명함에 적힌 쇼핑몰 사이트를 들어가봤다. 여전히 사이트가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서 사업하며 잘 살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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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야한 것보다 결말에 초점이 맞춰진 글이 된 거 같네요. 아무래도 경험에 의해 쓰다보니, 그 날의 기억이 저에게는 야하고 자극적인 것보다 결말의 충격으로 더 크게 남아있어서요.
다음 편은 예정대로면 과누나2 또는 게임에서 만난 여자 편을 썼어야 했는데, 어제 재밌는 일이 생겨, 어제의 일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