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플 썰 (19금 아님) 청승주의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술 한 잔하며 헌팅도 해보고
홀로 인스타니 뭐니하며 어플도 써가며
일탈을 많이 즐긴 적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잠깐의 일탈은
더 이상 즐겁지 않아졌다.
친구들과 함께 소소하게 시간보내는 게 더 좋아졌고
일 끝내고 운동 후에
집에서 넷플릭스나 보고
게임이나 하며 적당히 시간태우는 게 행복해졌다.
하지만 나이를 먹다 보니 게임도 지겨워졌고
친구들은 하나 둘 씩 결혼에 골인해 다들 시간이 없어졌다.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도
다들 연인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연인이 없던 나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플이라도 좀 써보는건 어때?"
주로 홀로 시간을 즐기는 내게
어떤 친구들은 데이트 어플을 추천했다.
하지만 데이트 어플은 부담스러웠다.
보통 데이트 어플은 최상위 남성이
모든 여성유저를 독식하는 구조다.
나는 예전처럼 어리지 않았고
키도 그렇게 크지도 않았을 뿐더러
직업도 남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대단하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에 옛날에 쓰던
목소리채팅 어플이 떠올랐다.
좋은 기억도 있었고 끔찍한 기억도 있었지만.
가장 편하게 즐겼던 어플은 그 어플이었다.
오랜만에 어플을 설치하고 계정에 로그인했다.
꼭 연애나 일탈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편하게 이성과 전화하기에는
이 어플만한 게 없었다.
주변에 뜨는 사람들 계정을 하나둘 보다보니
한 계정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은 살짝 가렸지만
아담하면서도 늘씬하게 빠진 몸매,
감출 수 없는 예쁜 선과 청초한 옷 스타일
내 이상형에 너무나도 가까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내 자존감때문에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사람이 나랑 뭐하러 얘기하겠어"
깔끔하게 그녀를 포기하고
며칠 동안 내게 전화와 인사를 건네오는 사람들과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만을 나누며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억지로 매워갔다.
아마 일주일 정도 그렇게 보냈던 것 같다.
그 날도 늦은 밤이었다.
지루한 밤을 같잖은 수다로 때우기 위해
어플을 켰다.
그 때 계정에 와 있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소리에 치여서 메시지 보내요!"
얼마전 내 눈에 들어왔던 그녀였다.
예전에 가입했을 당시
나는 깔끔하게 입은 옷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고
프로필에는 목소리를 남겼었다.
그리고 그 때 녹음된 목소리엔
내가 키우는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담겨있었다.
그 소리가 그녀에게 귀엽게 들렸었나보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정말 귀엽죠 :) 완전 애교쟁이랍니다."
"그러니까요! 저도 고양이 키워요!"
고양이 얘기부터 시작해
연애얘기와 친구얘기 가족얘기까지
우리는 오랜시간 얘기를 나눴다.
고양이를 데려온 시기, 전 연인과 헤어졌던 이유,
가족사, 음식 취향, 여행 취향, 영화취향, 성격이나 사고방식 등등
이상하리 여길 만큼 우리는 공통점이 많았다.
마치 예전부터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편안했고, 즐거웠다.
첫날부터 우리는 다섯 시간 내리 통화하다
거의 아침이 되어서야 잠들었다.
그 날 이후 우리는 낮에는 메시지를 보내며 얘기를 나눴고
밤에는 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텅 빈 밤이 그녀로 가득 찼다.
매일 그녀와 함께 편하게 전화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밤이 기다려졌다.
며칠을 그렇게 함께 전화하며 보내던 어느 날
친구목록에서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와 나눴던 통화기록
메세지 기록까지
싸그리.
허무했다.
나를 차단한 걸까.
처음부터 나와의 대화는 그냥
시간때우기용에 불과했던 걸까.
내가 무슨 문제 있는 말을 했던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여있다
뭐라도 해봐야지.
가만히 있다간 아무 것도 안 된단 생각이 들었다.
나와 얘기 나누기 싫어진 이유라도 듣고 싶었다.
그래야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을 테니까.
어플을 지웠다 새로 깔고는 다른 계정으로 가입해
그녀를 찾았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 차단한거에요..? 왜 그런건지 말해줄수있어요..?"
그녀에게 답장은 오지않았고
마음은 초조해졌다.
'우웅...'
"OO씨... 저 이거 친구목록이 갑자기 다 지워졌어요...
말 걸려고 해도 저 차단당한 계정이라고 뜨면서 메시지도 안 보내지고..."
"저는... 그쪽이 저 싫어진 줄 알았어요... OO씨 계정 보이지도 않고......
....제 번호 알려드릴게요 여기로 전화 줄 수 있어요..?"
"네.. 지금.. 걸어도 돼요..?ㅜ"
정말 어플 오류였는지
쳐내려다 다시 들러붙는 나를
차마 무시하지 못한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나를 다시 받아줬다.
나는 그녀가 나에게 연락해줬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얼굴도 본 적 없고, 며칠의 통화만 나눴을 뿐이지만.
나는 그녀가 좋았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이상했다.
영화 HER속에서 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테오도르를 바보같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어떻게 실체가 없는 프로그램을 사랑할 수 있지..?
그랬던 내가 얼굴도 정확히 모르고,
만난 적도 없는 그녀를
마치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일하다가도 불쑥 불쑥 그녀 생각이 떠올랐고
그녀와 통화하는 밤이 기다려졌다.
그녀와 얘기하는 밤이 즐거웠다.
바보가 됐다.
"제가 그쪽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니.. 많이 좋아해요
여기서 이런 감정 느낄 거라 생각한 적 없어서 많이 당황스럽지만
진심이에요...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어요"
"나도 좋아해요..."
며칠 동안 전화를 나누다
나는 그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했다.
그녀 역시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 날 이후 우리의 대화는
연인사이의 대화처럼 완전히 바뀌었다.
옛 여자친구와도 이렇게 오래 통화한 적이 없었다.
전화를 나누며 얼굴이 아플 정도로 웃었고
구름 위에 떠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행복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만나지 않은 사이였다.
그저 온라인 상에서 만나 이름만 아는
언제든지 관계가 끊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그녀와 만나고 싶어 은근슬쩍 운을 뗐다.
"우리 나중에 만나면 어디서 만날까요?
음.. 내가 그쪽으로 가야겠다! "
"그래요 :) 우리 만나서 그냥 얘기만해도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다.
"ㅎㅎ 우리 만나는 날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 이후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잠들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인사를 보내고 일을 하던 중이었다.
카톡을 확인했더니
그녀의 프로필은 빈칸이 되었고
이름은 알수없음으로 바뀌었다.
차단당한 걸까
그녀의 프로필을 클릭하자
탈퇴한 계정이라는 문구가 떴다.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OO씨 계정이 사라졌어요.."
30분이 지나도록 그녀에게 답은 오지 않았고
급해진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한번 확인해주시고...'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걸까.
내가 만나고싶다는 애기를 한 게 문제였을까
가볍게 통화만 하고자 했던 그녀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줬던 걸까.
얼마나 부담스러웠으면
번호까지 바꿔버린 걸까.
내가 지겨워진걸까
처음부터 진심인 건 나뿐이었을까.
미안하기도 했고, 그녀가 밉기도했다.
며칠동안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오는 알림은 재난 문자와 단톡방의
시답지 않은 얘기들 뿐이었다.
나는 테오도르보다 더 바보였다.
적어도 사만다는 AI지만 분명 테오도르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녀는 날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거다.
오랜만에 이성과 통화를 하며
교감하다보니 너무 급하게 마음이 빠졌었던 모양이다.
부담을 준 내 잘못이다.
원래 인터넷에서 만난 관계는 그런 거다.
언제든 한 쪽이 관계를 끊을 수 있고
오래 지속되기도 힘든.
그 전엔 내가 끊는 사람이라
그리고 오랜만이라 잊고 있었던 것 뿐이다.
당분간은 바쁘게 살며
외로움을 잊어야겠다.
홀로 인스타니 뭐니하며 어플도 써가며
일탈을 많이 즐긴 적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잠깐의 일탈은
더 이상 즐겁지 않아졌다.
친구들과 함께 소소하게 시간보내는 게 더 좋아졌고
일 끝내고 운동 후에
집에서 넷플릭스나 보고
게임이나 하며 적당히 시간태우는 게 행복해졌다.
하지만 나이를 먹다 보니 게임도 지겨워졌고
친구들은 하나 둘 씩 결혼에 골인해 다들 시간이 없어졌다.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도
다들 연인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연인이 없던 나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플이라도 좀 써보는건 어때?"
주로 홀로 시간을 즐기는 내게
어떤 친구들은 데이트 어플을 추천했다.
하지만 데이트 어플은 부담스러웠다.
보통 데이트 어플은 최상위 남성이
모든 여성유저를 독식하는 구조다.
나는 예전처럼 어리지 않았고
키도 그렇게 크지도 않았을 뿐더러
직업도 남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대단하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에 옛날에 쓰던
목소리채팅 어플이 떠올랐다.
좋은 기억도 있었고 끔찍한 기억도 있었지만.
가장 편하게 즐겼던 어플은 그 어플이었다.
오랜만에 어플을 설치하고 계정에 로그인했다.
꼭 연애나 일탈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편하게 이성과 전화하기에는
이 어플만한 게 없었다.
주변에 뜨는 사람들 계정을 하나둘 보다보니
한 계정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은 살짝 가렸지만
아담하면서도 늘씬하게 빠진 몸매,
감출 수 없는 예쁜 선과 청초한 옷 스타일
내 이상형에 너무나도 가까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내 자존감때문에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사람이 나랑 뭐하러 얘기하겠어"
깔끔하게 그녀를 포기하고
며칠 동안 내게 전화와 인사를 건네오는 사람들과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만을 나누며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억지로 매워갔다.
아마 일주일 정도 그렇게 보냈던 것 같다.
그 날도 늦은 밤이었다.
지루한 밤을 같잖은 수다로 때우기 위해
어플을 켰다.
그 때 계정에 와 있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소리에 치여서 메시지 보내요!"
얼마전 내 눈에 들어왔던 그녀였다.
예전에 가입했을 당시
나는 깔끔하게 입은 옷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고
프로필에는 목소리를 남겼었다.
그리고 그 때 녹음된 목소리엔
내가 키우는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담겨있었다.
그 소리가 그녀에게 귀엽게 들렸었나보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정말 귀엽죠 :) 완전 애교쟁이랍니다."
"그러니까요! 저도 고양이 키워요!"
고양이 얘기부터 시작해
연애얘기와 친구얘기 가족얘기까지
우리는 오랜시간 얘기를 나눴다.
고양이를 데려온 시기, 전 연인과 헤어졌던 이유,
가족사, 음식 취향, 여행 취향, 영화취향, 성격이나 사고방식 등등
이상하리 여길 만큼 우리는 공통점이 많았다.
마치 예전부터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편안했고, 즐거웠다.
첫날부터 우리는 다섯 시간 내리 통화하다
거의 아침이 되어서야 잠들었다.
그 날 이후 우리는 낮에는 메시지를 보내며 얘기를 나눴고
밤에는 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텅 빈 밤이 그녀로 가득 찼다.
매일 그녀와 함께 편하게 전화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밤이 기다려졌다.
며칠을 그렇게 함께 전화하며 보내던 어느 날
친구목록에서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와 나눴던 통화기록
메세지 기록까지
싸그리.
허무했다.
나를 차단한 걸까.
처음부터 나와의 대화는 그냥
시간때우기용에 불과했던 걸까.
내가 무슨 문제 있는 말을 했던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여있다
뭐라도 해봐야지.
가만히 있다간 아무 것도 안 된단 생각이 들었다.
나와 얘기 나누기 싫어진 이유라도 듣고 싶었다.
그래야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을 테니까.
어플을 지웠다 새로 깔고는 다른 계정으로 가입해
그녀를 찾았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 차단한거에요..? 왜 그런건지 말해줄수있어요..?"
그녀에게 답장은 오지않았고
마음은 초조해졌다.
'우웅...'
"OO씨... 저 이거 친구목록이 갑자기 다 지워졌어요...
말 걸려고 해도 저 차단당한 계정이라고 뜨면서 메시지도 안 보내지고..."
"저는... 그쪽이 저 싫어진 줄 알았어요... OO씨 계정 보이지도 않고......
....제 번호 알려드릴게요 여기로 전화 줄 수 있어요..?"
"네.. 지금.. 걸어도 돼요..?ㅜ"
정말 어플 오류였는지
쳐내려다 다시 들러붙는 나를
차마 무시하지 못한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나를 다시 받아줬다.
나는 그녀가 나에게 연락해줬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얼굴도 본 적 없고, 며칠의 통화만 나눴을 뿐이지만.
나는 그녀가 좋았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이상했다.
영화 HER속에서 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테오도르를 바보같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어떻게 실체가 없는 프로그램을 사랑할 수 있지..?
그랬던 내가 얼굴도 정확히 모르고,
만난 적도 없는 그녀를
마치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일하다가도 불쑥 불쑥 그녀 생각이 떠올랐고
그녀와 통화하는 밤이 기다려졌다.
그녀와 얘기하는 밤이 즐거웠다.
바보가 됐다.
"제가 그쪽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니.. 많이 좋아해요
여기서 이런 감정 느낄 거라 생각한 적 없어서 많이 당황스럽지만
진심이에요...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어요"
"나도 좋아해요..."
며칠 동안 전화를 나누다
나는 그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했다.
그녀 역시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 날 이후 우리의 대화는
연인사이의 대화처럼 완전히 바뀌었다.
옛 여자친구와도 이렇게 오래 통화한 적이 없었다.
전화를 나누며 얼굴이 아플 정도로 웃었고
구름 위에 떠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행복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만나지 않은 사이였다.
그저 온라인 상에서 만나 이름만 아는
언제든지 관계가 끊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그녀와 만나고 싶어 은근슬쩍 운을 뗐다.
"우리 나중에 만나면 어디서 만날까요?
음.. 내가 그쪽으로 가야겠다! "
"그래요 :) 우리 만나서 그냥 얘기만해도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다.
"ㅎㅎ 우리 만나는 날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 이후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잠들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인사를 보내고 일을 하던 중이었다.
카톡을 확인했더니
그녀의 프로필은 빈칸이 되었고
이름은 알수없음으로 바뀌었다.
차단당한 걸까
그녀의 프로필을 클릭하자
탈퇴한 계정이라는 문구가 떴다.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OO씨 계정이 사라졌어요.."
30분이 지나도록 그녀에게 답은 오지 않았고
급해진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한번 확인해주시고...'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걸까.
내가 만나고싶다는 애기를 한 게 문제였을까
가볍게 통화만 하고자 했던 그녀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줬던 걸까.
얼마나 부담스러웠으면
번호까지 바꿔버린 걸까.
내가 지겨워진걸까
처음부터 진심인 건 나뿐이었을까.
미안하기도 했고, 그녀가 밉기도했다.
며칠동안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오는 알림은 재난 문자와 단톡방의
시답지 않은 얘기들 뿐이었다.
나는 테오도르보다 더 바보였다.
적어도 사만다는 AI지만 분명 테오도르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녀는 날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거다.
오랜만에 이성과 통화를 하며
교감하다보니 너무 급하게 마음이 빠졌었던 모양이다.
부담을 준 내 잘못이다.
원래 인터넷에서 만난 관계는 그런 거다.
언제든 한 쪽이 관계를 끊을 수 있고
오래 지속되기도 힘든.
그 전엔 내가 끊는 사람이라
그리고 오랜만이라 잊고 있었던 것 뿐이다.
당분간은 바쁘게 살며
외로움을 잊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