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지는 새벽이네요....
항상 눈팅만 해오다 처음 글 써보는 20살입니다. 즐겨찾는 사이트에 이러한 글로 처음 글을 쓸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정확히 2주일 전 일요일 여자친구와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평소에 여자친구와 자주 관계를 맺어왔고, 여행 당일에도 관계를 맺었습니다. 평소에는 한 번의 관계로 끝을 내는데, 여행이란 특수성 때문인지 두 번 관계를 맺었습니다. 처음 관계는 평소와 다름 없이 콘돔을 낀 상태로 사정 후 콘돔에 이상이 없는지를 물을 넣어 확인했습니다. 콘돔에 이상은 없었고 시간이 지나 한 번 더 관계를 맺었습니다. 두 번째라 오랜시간 관계를 맺었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콘돔을 낀 상태로 질내사정을 한 후 제 성기를 빼내었는데 콘돔이 존재하지 않았고 여자친구의 질을 확인 하여 보니 2/3 가량 콘돔이 질 내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저는 당황한 나머지 콘돔을 서둘러 빼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런 말 하기는 부끄럽지만 저는 관계 경험이 적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지 않은 경험 중에 콘돔을 끼지 않은 적은 없었고 이런 일도 처음이라 매우 당황했었습니다. 저는 사후피임약을 고민했으나, 평소 여자친구의 생리가 규칙적이었고 생리 예정일 일주일 전이었기에 임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 생각하여 괜찮을 거라고 서로를 위안하며 예정일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여자친구는 예정일이 되어서도 생리를 하지 않았고 원래 예정일 일주일 후까지는 지켜 보는 거라며 괜찮다고 했습니다. 또한 3일 전에 생리통이 있다며 이렇게 당기는 날 다음이나 그 다음날에는 꼭 생리를 한다며 위로해주었지만, 예정일 일주일이 된 현재에는 그 생리통도 없어지고 현재까지 생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월요일에 임테기를 사용하기로 하였고 만약 임신일 경우에는 중절 수술을 받자라고 잠정적으로 합의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결론까지 낸 상태에서 굳이 글 쓰는 이유가 뭐냐?, 어쩌라는 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저는 타인에게 공감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못 하는 것이기에 딱히 남에게 공감과 위로를 받으려 제 일을 털어놓거나 해 본 적 또한 없습니다. 그냥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 생명이란 굉장히 고결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는다면 정말 잘 기를 것이라고 다짐도 해왔습니다. 그러나 만약 임신이었고 수술을 한다면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 결정으로 죽인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렇다면 네가 키우지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생각을 해 보았으나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사회경험이 전무하고, 여자친구나 저나 그리 부유한 가정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부족함 없이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합리화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한 생명을 죽인 것에 대해, '아이를 위해' '내가 키울 능력이 부재하니 그게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겠지' 이러한 생각들로 면죄부를 씌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주변 시선이 두렵고, 꿈을 이루지 못 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는데 온전한 대학생활을 하지 못 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아직 임신이 확정된 것도, 수술을 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러한 글을 쓰니 어이가 없습니다 ㅎㅎ 어른이란 책임 능력에 대한 유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임신 가능성에 대해 묻는 것도 아니고, 따끔한 질타를 듣기 위해 글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저와는 다른 진짜 어른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푸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