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사조영웅전 20-21화
제 20화: 재회, 발끝의 떨림과 새로운 계략
곽정과 양강이 복수를 위해 북경으로 떠나고, 강남 육괴와도 헤어진 후, 형인과 목염자는 오직 둘만의 여정을 시작했다. 목적지는 가흥(嘉興)을 거쳐 주산(舟山)으로 향하는 남쪽 길. 곽정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사라지자, 형인은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는 밤마다 객잔에 들르면 망설임 없이 방을 하나만 잡았고, 앳된 신부(新婦)를 맞이한 새신랑처럼 밤새도록 목염자의 몸을 탐했다.
처음에는 수줍어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저 형인의 뜨거운 요구에 몸을 맡기기만 했던 목염자였다. 그러나 며칠 밤을 뜨겁게 함께 보내며, 그녀는 놀랍도록 대담하고 요염한 여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깊은 슬픔과 외로움은 형인의 강렬한 애무와 품 안에서 점차 위로받았고, 그녀 안에 잠들어 있던 여성으로서의 본능과 욕망은 매일 밤 그의 손길 아래 격렬하게 타올랐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형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체위를 즐기는지, 어느 부분을 애무했을 때 그가 참지 못하고 신음하는지를 세심하게 기억하고 관찰했다가, 그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먼저 그의 몸을 더듬고 유혹했다. 때로는 그의 위로 올라타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며 그의 것을 깊숙이 받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엎드린 자세로 풍만한 둔부를 흔들며 뒤에서 오는 격렬한 자극을 즐기기도 했으며, 때로는 그의 단단한 중심부를 자신의 뜨겁고 부드러운 입과 혀로 정성껏 애무하며 그를 먼저 폭발시키기도 했다. 그녀의 청초한 얼굴에 떠오르는 농염한 표정, 순수한 눈빛 속에 숨겨진 뜨거운 갈망과 교태는 형인에게 참을 수 없는 흥분과 함께 그녀를 더욱 깊이 길들이고 싶은 강렬한 정복욕을 불러일으켰다.
며칠 후, 가흥으로 향하는 길목의 제법 큰 객잔에 들렀을 때,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들이 막 자리에 앉으려는데, 점소이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진 음식상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두 분이 오실 줄 알고 특별히 준비해 두었습니다. 어떤 분께서 미리 값을 치르며 분부하셨습니다."
형인은 순간 의아했지만, 상 위에 놓인 정갈하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을 보자마저 누구의 소행인지 짐작하고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음식들, 특히 자신이 예전에 무심코 황용에게 맛있다고 했던 강남 특선 요리까지 포함된 이 상차림은, 틀림없이 황용이 준비한 것이었다. 그녀가 자신들보다 앞서 이곳에 도착하여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곽정이 올 것을 예상하고 주문했을 테지만,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 자신과 목염자였다.
"염자,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있게. 내가 먼저 가서 확인할 것이 있네. 아마 반가운 손님이 우리를 기다리는 모양이야."
형인은 목염자를 안심시키고는, 객잔을 나와 홍마에 올라탔다. 그는 황용이 틀림없이 다음 객잔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바람처럼 말을 몰아 다음 객잔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그곳 창가에 황용이 앉아 창밖을 내다보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폭포에서 땟물을 벗은 후, 그녀는 다시 남장을 했지만 얼굴의 검댕은 옅게 묻혀 있어 그 눈부신 미모를 완전히 가리지는 못했다. 형인을 발견한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반가움과 함께 그간의 걱정과 그리움이 담긴 애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형인 오빠! 무사하셨군요! 정말 걱정했어요!"
황용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달려왔다. 형인은 자신을 향한 그녀의 감정이 이제 단순한 호기심이나 우정을 넘어, 이성적인 연모의 감정으로 깊어지고 있음을 확신하고 속으로 만족스러운 쾌재를 불렀다.
"용아, 나도 네가 여기 있을 줄 알았다. 네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먹게 생겼구나. 어서 가자, 목염자 언니가 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형인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객잔을 나섰다. 황용은 형인이 목염자와 단둘이 동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순간 가슴이 따끔하며 알 수 없는 질투심을 느꼈지만, 이내 표정을 감추고 그의 손에 이끌려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걷지 않아 그녀는 갑자기 발을 절뚝이며 길가 바위에 주저앉았다.
"아이쿠, 발이야! 오빠, 나 더는 못 걷겠어요. 아까 오빠를 기다리며 너무 돌아다녔더니 발이 너무 아파요."
그녀의 능청스러운 엄살에 형인은 속으로 웃으며 그녀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래? 발이 많이 아픈 모양이구나. 지난번처럼 내가 잠시 안마라도 해줄까? 기혈을 풀어주면 한결 나아질 거야."
그의 말에 황용의 얼굴이 순간 복숭아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며칠 전, 숲 속 바위 위에서의 기억, 그의 뜨겁고 능숙한 손길이 자신의 맨발을 어루만지던 그 야릇하고도 짜릿했던 감각이 생생하게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그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작은 목소리로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 품속에서 늘 지니고 다니던 끈적하고 향긋한 질감의 향유(香油) 병을 꺼냈다. 그는 황용의 신발과 버선을 정성스럽게 벗기고, 눈처럼 희고 옥처럼 매끄러운 그녀의 발 위에 향유를 아낌없이 듬뿍 부었다. 그리고는 온 마음을 담아 그녀의 완벽한 발등과 발바닥, 그리고 백옥 같은 발가락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주무르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흐읏… 으응… 아…"
황용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달콤하고 야릇한 신음을 참으려 애썼지만, 형인의 능숙하고도 집요한 손길은 그녀의 온몸을 타고 오르는 쾌락의 전율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녀의 작은 발은 그의 뜨거운 손길 아래서 점차 달아올랐고, 그녀의 하얀 뺨은 더욱 짙은 홍조로 물들었다. 평소의 영민하고 앙큼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쾌감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그녀의 모습은 형인의 눈에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빗장이 살짝 풀려 숨 막히는 흥분을 애써 감추려는 듯, 살짝 벌어진 앵두 같은 입술과 촉촉하게 젖어 든 깊은 눈망울, 가쁘게 오르내리는 앳된 가슴은 그녀의 압도적인 미모를 더욱 관능적으로 빛나게 했다.
형인은 황용의 황홀경에 빠진 듯한 반응을 즐기며, 다시 한번 향유를 그녀의 발목과 눈부신 종아리에 흘려 부었다.
"발만 풀 것이 아니라, 다리 전체의 기혈을 풀어야 피로가 완전히 가시지 않겠니?"
그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뜨거운 손길을 점점 더 위로, 그녀의 매끈하고 탄탄한 종아리를 지나 은밀한 허벅지를 향해 서서히 이동시켰다.
"아, 안 돼요, 오빠! 거긴 괜찮아요…! 으응…"
황용은 입으로는 거부했지만, 그의 손길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의 손길이 어디까지 올라올지, 또 어떤 미지의 감각을 느끼게 될지 야릇한 기대감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형인의 뜨겁고 강한 손이 마침내 그녀의 허벅지 안쪽 가장 여리고 민감한 살결에 닿으려는 바로 그 순간, 황용은 자신의 중심부가 이미 흥건하게 젖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끼고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이제 정말 다 나았어요! 어서 염자 언니에게 돌아가요! 언니가 기다리겠어요!"
그녀는 황급히 신발과 버선을 꿰어 신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목염자가 기다리는 객잔을 향해 달려갔다. 형인은 그런 그녀의 당황한 뒷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더하면 완전히 내 것이 되겠군. 황용, 너는 결코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머지않아 천하제일의 미녀이자 기재인 황용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 생각에 짜릿한 흥분을 느끼며, 천천히 황용의 뒤를 따라 객잔으로 돌아왔다.
객잔 방 안에서는 목염자가 초조하게 형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용이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목염자는 반색하며 그녀를 맞았다.
"용아! 무사했구나! 정말 걱정했어."
"염자 언니! 나도 언니 보고 싶었어!"
두 여인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진심으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살갑게 대하는 모습은 제법 보기 좋았다. 형인은 그 모습을 잠시 흐뭇하게(물론 연기였다)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다시 만나 함께 있으니 나도 마음이 놓이는군. 나는 잠시 주변 지리를 살피고 올 테니, 방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게."
형인은 두 여인을 객잔 방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주변 정찰이 아니었다. 그는 원작의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바로 이 시기, 이 가흥 근처에서 백타산 소장주 구양극이 또 다른 미녀, 육가장의 친척이자 손불이의 제자인 정요가(程瑤迦)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진다는 것을. 그는 그 사건에 미리 개입하여 구양극을 방해하고 정요가를 '구출'함으로써, 그녀마저 자신의 하렘 목록에 추가할 속셈이었다. 그는 원작에서 정요가가 납치되거나 머물렀던 장소 – 아마도 황량한 폐가나 외딴 사당이었을 것이다 – 를 어림짐작하며,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은밀하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의 탐욕스러운 눈빛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제 21화: 눈꽃처럼 희고 뜨거운, 정소저
형인은 황용과 목염자를 객잔에 남겨두고 밤의 장막을 틈타 은밀히 움직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원작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 시기, 가흥(嘉興) 근처의 외딴곳에서 전진교 손불이(孫不二)의 제자이자 육가장의 친척인 정요가(程瑤迦)가 호색한 구양극(歐陽克)의 수하들에게 납치당할 뻔한 사건. 비록 그의 개입으로 역사의 흐름이 조금씩 뒤틀리고 있었지만, 구양극의 호색한 본성은 변하지 않았을 터. 그는 이 사건에 개입하여 또 한 명의 아름다운 여인을 자신의 수중에 넣을 절호의 기회로 삼기로 결심했다.
기억을 더듬어, 그는 정요가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 – 가흥 외곽, 인적이 끊긴 낡고 황량한 사당 – 로 향했다.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달빛만이 희미하게 비추는 폐사당 안, 곱게 차려입은 한 여인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정요가였다.
형인은 숨을 죽이고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과연 소문대로, 아니 그 이상의 절세미인이었다. 마치 한겨울 새벽녘,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순백의 눈밭 위에 막 피어난 눈꽃송이처럼, 티끌 하나 없이 희고 투명한 피부는 희미한 달빛 아래서조차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가늘고 길게 그려진 청초한 눈매와 오뚝 솟은 콧날, 그리고 앵두처럼 붉고 도톰한 입술은 더없이 단아하면서도 보는 이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직 앳된 소녀의 티가 남아있는 청순한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몸매는 놀랍도록 풍만하고 성숙한 여인의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몸에 꼭 맞는 연녹색 비단 옷 위로도 숨길 수 없는, 탐스럽게 솟아오른 가슴과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그리고 풍성하게 벌어진 골반과 매끈하게 뻗은 다리의 선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치명적인 관능미를 발산했다. 그녀에게서는 어떤 인공적인 분향내가 아닌, 맑고 깨끗한 비누 향기와 함께 서늘하면서도 달콤한, 난초 같은 청아한 체향이 은은하게 풍겨 나왔다.
'정요가… 황용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이군. 저 순결한 눈꽃 같은 모습 아래 숨겨진 풍만한 몸이라니… 가히 극상의 미인이로다. 구양극 따위에게 넘겨주기엔 너무나 아깝지.'
형인이 숨어서 그녀의 자태에 감탄하고 있을 때, 예상대로 음흉한 웃음소리와 함께 여러 명의 여인들이 사당 안으로 들어섰다. 모두 몸에 달라붙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아름다운 외모였지만 눈빛에는 독사와 같은 살기와 음란함이 가득했다. 그들은 바로 구양극이 거느리는 시녀들이자, 그에게 몸을 바치고 사사로운 무공을 익힌 제자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주변에 숨어 있던 개방 무리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여 따돌린 후, 정요가를 납치하여 구양극에게 바칠 속셈이었다.
"어머, 곱기도 하셔라. 우리 공자님께서 보시면 참으로 좋아하시겠네. 얌전히 따라오시지, 아가씨."
시녀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여인이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정요가에게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으려 했다. 바로 그 순간, 형인이 바람처럼 나타나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네년들이 감히 대낮… 아니, 밤중에 부녀자를 겁박하려 드느냐!"
형인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정의의 사도처럼, 준수한 얼굴에 의로운 분노를 담고 외쳤다. 갑작스러운 방해꾼의 등장에 시녀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조롱하듯 웃으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웬 애송이가 끼어들어? 우리 공자님의 일을 방해하는 놈은 죽음뿐이다!"
여러 명의 시녀들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카로운 단검이나 독침을 날리며 형인을 협공했다. 그녀들의 무공은 강호의 삼류 수준에 불과했지만, 움직임은 교활하고 수법은 독랄했다. 하지만 백년설삼과 보물 뱀의 피로 내공이 폭발적으로 증진된 형인에게 그들은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다.
형인은 마치 유희를 즐기듯 여유롭게 그들의 공격을 피하며, 홍칠공에게 배운 항룡십팔장의 몇 초식 – 견룡재전(見龍在田), 비룡재천(飛龍在天) – 을 변형하여 사용했다. 그의 강맹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장력 앞에 시녀들은 낙엽처럼 나가떨어졌고, 미처 피하지 못한 몇몇은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형인은 마지막으로 만천화우척금침의 수법을 시험 삼아 작은 돌멩이 몇 개를 날렸고, 시녀들은 공포에 질려 혼비백산하여 어둠 속으로 달아나 버렸다.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정리되자, 정요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신을 구해준 형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칠흑 같은 밤, 폐사당의 희미한 달빛 아래 홀연히 나타나 압도적인 무공으로 악당들을 순식간에 물리친 그의 모습은 그녀의 눈에 마치 전설 속의 영웅처럼, 혹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처럼 보였다. 그녀의 가슴은 두려움이 사라진 자리를 강렬한 설렘과 동경으로 빠르게 채워가기 시작했다.
"이제 괜찮으십니다, 소저."
형인이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녀에게 다가가 안심시키듯 말했다. 그의 흠잡을 데 없이 수려한 외모와 귓가를 간질이는 듯한 다정한 목소리에, 정요가의 눈처럼 하얀 뺨이 순간 붉은 노을처럼 달아올랐다.
"네, 네… 덕분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공자의 높으신 은혜에… 소녀, 어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은혜라니 당치 않습니다. 강호를 떠도는 남아로서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소저께서는 어찌 이런 험한 곳에 홀로 계셨는지요?"
정요가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자신이 전진교 손불이의 제자임을 밝히자,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러셨군요! 실은 저 또한 전진교와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단양자 마옥(馬鈺) 도장께 잠시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지요. 손 도장께서는 저의 사숙(師叔)뻘이 되시니, 소저께서는 저를 사형(師兄)이라 편히 부르셔도 괜찮습니다."
같은 도문(道門)의 인연, 그것도 자신보다 항렬이 높은 사형이라니! 정요가의 눈빛에 반가움과 함께 깊은 안도감과 신뢰감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형인에 대한 마지막 남은 경계심마저 완전히 풀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사형… 정말 감사합니다. 사형이 아니었다면 저는…"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이제 괜찮습니다, 사매.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니 어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제가 안전한 객잔으로 모시겠습니다."
형인은 그녀를 다정하게 부축하여 근처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해 보이는 객잔으로 향했다. 그는 방을 두 개 잡으려 했지만, '달아난 자들이 다시 찾아올지 모르니 사매를 혼자 둘 수 없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결국 방 하나에 함께 머물게 되었다. 정요가는 생전 처음으로 낯선 사내와, 그것도 방금 만난 사형과 단둘이 한 방에서 밤을 보내게 되자 어쩔 줄 몰라 하며 긴장했지만, 그의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에 불안함 속에서도 묘한 설렘과 기대를 느끼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형인은 그녀를 침상에 편히 쉬도록 안내하고는, 자신은 밤새 그녀를 지켜주겠다는 듯 불편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눈을 감았다. 그런 그의 배려 깊은 모습에 정요가는 오히려 더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형… 저 때문에 불편하게 그러지 마시고 침상으로 오셔서 편히 쉬십시오. 침상이 넓으니 함께 누워도 괜찮습니다. 저는 사매이니, 사형께서 편히 쉬시는 것이 당연한 도리입니다."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 '마지못해 하는 척'하며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침상 한쪽 구석에 조심스럽게 누우며, 최대한 그녀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사매, 오늘 험한 일을 겪어 몸과 마음이 모두 놀라셨을 테니, 제가 기혈(氣血)을 풀어 긴장을 완화시켜 드리겠습니다. 너무 염려 마시고… 이것 또한 우리 도가 수련의 일부라 생각하십시오."
형인은 더없이 부드럽고 진중한 목소리로 그녀를 안심시키며, 먼저 그녀의 희고 가녀린 손을 잡고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의 따뜻하고 커다란 손이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자, 정요가는 온몸에 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듯한 생경한 느낌에 숨을 삼켰다. 형인의 손길은 그녀의 손목을 지나 옥처럼 매끄러운 팔꿈치까지 천천히, 그러나 꼼꼼하게 이어졌다.
"사매는 손뿐만 아니라 발 또한 눈처럼 희고 곱구려. 발의 피로를 풀어주면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오."
형인은 어느새 그녀의 발치로 다가가 앉아, 그녀의 수줍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버선을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달빛 아래 드러난 그녀의 발은 티끌 하나 없이 희고 섬세했으며, 완벽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형인은 다시 한번 그녀의 아름다움에 속으로 감탄하며, 품속에서 향유 병을 꺼내 그녀의 발에 부드럽게 발랐다. 그는 황용에게 했던 것보다 더욱 정성스럽고, 더욱 농밀하게 그녀의 발과 발가락, 발목 구석구석을 마치 귀한 보물을 다루듯 부드럽게 애무하듯 마사지했다.
"흐읏… 사, 사형… 거긴… 간지럽습니다…"
정요가는 간지러움과 함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낯설고도 강렬한 쾌감에 몸을 비틀며 신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려 애썼다. 그녀의 눈처럼 하얀 얼굴은 이미 붉은 노을처럼 상기되어 있었고, 숨결은 점점 더 가빠지고 있었다. 형인의 뜨거운 손길은 이제 그녀의 종아리를 지나 마침내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눈부시게 흰 허벅지에 닿았다. 그는 향유를 그녀의 허벅지 안쪽 여린 살까지 아낌없이 흘려 부으며, 마치 신성하고 은밀한 의식을 치르듯 부드럽게 문지르고 더듬었다.
"괜찮소, 사매. 몸의 긴장을 풀고… 기운의 흐름을 느껴보시오… 마음을 비우고…"
그의 나지막하고 다정한 목소리는 마치 달콤한 주문처럼 그녀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녹여내리고 있었다. 그의 뜨겁고 강한 손길이 그녀의 가장 은밀하고 뜨거운 곳 가까이 다가오자, 정요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했다.
"사형… 제발… 저를… 저를 도와주십시오… 몸이… 온몸이 너무 이상합니다… 뜨겁고… 아…!"
그녀의 눈에는 수치심과 두려움 대신, 이미 쾌락에 대한 갈망과 애원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온몸은 형인의 손길을 갈망하며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위로 몸을 숙였다.
"사매… 내가… 기꺼이 도와주겠소…"
그는 그녀의 붉고 탐스러운 입술을 깊고 뜨겁게 탐하고, 그녀의 얇은 옷고름을 거칠게 풀어헤쳤다. 달빛 아래 드러난, 눈꽃처럼 희고 풍만한 그녀의 나신은 숨 막힐 듯 관능적이었다. 황용의 앳된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완벽하게 성숙하고 풍만한 그녀의 몸매는 형인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그의 욕망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그녀의 탐스럽게 부풀어 오른 젖가슴을 입에 물고 거칠게 빨아들이며, 그녀의 눈처럼 희고 부드러운 살결 위에 붉은 열꽃 같은 뜨거운 입맞춤의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애타는 애원과 달콤한 신음 속에서, 그녀의 순결하고 뜨겁게 젖어 든 꽃심 속으로 자신의 거대하고 불타는 욕망을 단숨에 밀어 넣었다.
"아악…! 아파요…! 사형…!"
처녀의 몸을 꿰뚫는 날카롭고도 강렬한 고통과 함께 터져 나온 그녀의 비명은, 그러나 이내 끊어질 듯 이어지는 달콤하고도 격렬한 쾌락의 교성으로 바뀌었다. 형인은 그녀의 풍만하고 뜨거운 내부를 좁은 길을 넓혀가듯 거침없이 탐하며, 그녀를 경험해보지 못한 쾌락의 절정으로 거듭 이끌었다. 눈꽃처럼 희고 순결했던 그녀의 몸은 형인의 뜨거운 흔적과 격렬한 움직임 아래 붉게 피어나듯 물들어갔고, 그녀는 생애 처음 맛보는 강렬한 쾌락과 완전한 해방감 속에서 형인의 목을 미친 듯이 끌어안고 밤새도록 그의 품 안에서 울부짖듯 절정의 비명을 토해냈다.
동이 틀 무렵, 격렬했던 하룻밤이 지나고 형인의 품 안에서 기진맥진하여 잠든 정요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과 함께 묘한 만족감과 평온함이 어려 있었다. 형인은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며 차갑고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또 한 명의 아름다운 사냥감이 그의 손아귀에 완벽하게 들어온 것이다. 정요가, 이 순결한 눈꽃 같은 여인 또한 그의 거대한 하렘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할 귀한 트로피가 될 터였다. 그는 다음 계획을 떠올리며,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조용히 객잔 방을 나설 준비를 했다. 이제 황용과 목염자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드디어 20화를 넘겼네요.
곽정과 양강이 복수를 위해 북경으로 떠나고, 강남 육괴와도 헤어진 후, 형인과 목염자는 오직 둘만의 여정을 시작했다. 목적지는 가흥(嘉興)을 거쳐 주산(舟山)으로 향하는 남쪽 길. 곽정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사라지자, 형인은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는 밤마다 객잔에 들르면 망설임 없이 방을 하나만 잡았고, 앳된 신부(新婦)를 맞이한 새신랑처럼 밤새도록 목염자의 몸을 탐했다.
처음에는 수줍어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저 형인의 뜨거운 요구에 몸을 맡기기만 했던 목염자였다. 그러나 며칠 밤을 뜨겁게 함께 보내며, 그녀는 놀랍도록 대담하고 요염한 여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깊은 슬픔과 외로움은 형인의 강렬한 애무와 품 안에서 점차 위로받았고, 그녀 안에 잠들어 있던 여성으로서의 본능과 욕망은 매일 밤 그의 손길 아래 격렬하게 타올랐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형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체위를 즐기는지, 어느 부분을 애무했을 때 그가 참지 못하고 신음하는지를 세심하게 기억하고 관찰했다가, 그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먼저 그의 몸을 더듬고 유혹했다. 때로는 그의 위로 올라타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며 그의 것을 깊숙이 받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엎드린 자세로 풍만한 둔부를 흔들며 뒤에서 오는 격렬한 자극을 즐기기도 했으며, 때로는 그의 단단한 중심부를 자신의 뜨겁고 부드러운 입과 혀로 정성껏 애무하며 그를 먼저 폭발시키기도 했다. 그녀의 청초한 얼굴에 떠오르는 농염한 표정, 순수한 눈빛 속에 숨겨진 뜨거운 갈망과 교태는 형인에게 참을 수 없는 흥분과 함께 그녀를 더욱 깊이 길들이고 싶은 강렬한 정복욕을 불러일으켰다.
며칠 후, 가흥으로 향하는 길목의 제법 큰 객잔에 들렀을 때,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들이 막 자리에 앉으려는데, 점소이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진 음식상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두 분이 오실 줄 알고 특별히 준비해 두었습니다. 어떤 분께서 미리 값을 치르며 분부하셨습니다."
형인은 순간 의아했지만, 상 위에 놓인 정갈하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을 보자마저 누구의 소행인지 짐작하고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음식들, 특히 자신이 예전에 무심코 황용에게 맛있다고 했던 강남 특선 요리까지 포함된 이 상차림은, 틀림없이 황용이 준비한 것이었다. 그녀가 자신들보다 앞서 이곳에 도착하여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곽정이 올 것을 예상하고 주문했을 테지만,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 자신과 목염자였다.
"염자,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있게. 내가 먼저 가서 확인할 것이 있네. 아마 반가운 손님이 우리를 기다리는 모양이야."
형인은 목염자를 안심시키고는, 객잔을 나와 홍마에 올라탔다. 그는 황용이 틀림없이 다음 객잔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바람처럼 말을 몰아 다음 객잔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그곳 창가에 황용이 앉아 창밖을 내다보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폭포에서 땟물을 벗은 후, 그녀는 다시 남장을 했지만 얼굴의 검댕은 옅게 묻혀 있어 그 눈부신 미모를 완전히 가리지는 못했다. 형인을 발견한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반가움과 함께 그간의 걱정과 그리움이 담긴 애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형인 오빠! 무사하셨군요! 정말 걱정했어요!"
황용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달려왔다. 형인은 자신을 향한 그녀의 감정이 이제 단순한 호기심이나 우정을 넘어, 이성적인 연모의 감정으로 깊어지고 있음을 확신하고 속으로 만족스러운 쾌재를 불렀다.
"용아, 나도 네가 여기 있을 줄 알았다. 네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먹게 생겼구나. 어서 가자, 목염자 언니가 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형인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객잔을 나섰다. 황용은 형인이 목염자와 단둘이 동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순간 가슴이 따끔하며 알 수 없는 질투심을 느꼈지만, 이내 표정을 감추고 그의 손에 이끌려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걷지 않아 그녀는 갑자기 발을 절뚝이며 길가 바위에 주저앉았다.
"아이쿠, 발이야! 오빠, 나 더는 못 걷겠어요. 아까 오빠를 기다리며 너무 돌아다녔더니 발이 너무 아파요."
그녀의 능청스러운 엄살에 형인은 속으로 웃으며 그녀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래? 발이 많이 아픈 모양이구나. 지난번처럼 내가 잠시 안마라도 해줄까? 기혈을 풀어주면 한결 나아질 거야."
그의 말에 황용의 얼굴이 순간 복숭아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며칠 전, 숲 속 바위 위에서의 기억, 그의 뜨겁고 능숙한 손길이 자신의 맨발을 어루만지던 그 야릇하고도 짜릿했던 감각이 생생하게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그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작은 목소리로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 품속에서 늘 지니고 다니던 끈적하고 향긋한 질감의 향유(香油) 병을 꺼냈다. 그는 황용의 신발과 버선을 정성스럽게 벗기고, 눈처럼 희고 옥처럼 매끄러운 그녀의 발 위에 향유를 아낌없이 듬뿍 부었다. 그리고는 온 마음을 담아 그녀의 완벽한 발등과 발바닥, 그리고 백옥 같은 발가락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주무르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흐읏… 으응… 아…"
황용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달콤하고 야릇한 신음을 참으려 애썼지만, 형인의 능숙하고도 집요한 손길은 그녀의 온몸을 타고 오르는 쾌락의 전율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녀의 작은 발은 그의 뜨거운 손길 아래서 점차 달아올랐고, 그녀의 하얀 뺨은 더욱 짙은 홍조로 물들었다. 평소의 영민하고 앙큼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쾌감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그녀의 모습은 형인의 눈에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빗장이 살짝 풀려 숨 막히는 흥분을 애써 감추려는 듯, 살짝 벌어진 앵두 같은 입술과 촉촉하게 젖어 든 깊은 눈망울, 가쁘게 오르내리는 앳된 가슴은 그녀의 압도적인 미모를 더욱 관능적으로 빛나게 했다.
형인은 황용의 황홀경에 빠진 듯한 반응을 즐기며, 다시 한번 향유를 그녀의 발목과 눈부신 종아리에 흘려 부었다.
"발만 풀 것이 아니라, 다리 전체의 기혈을 풀어야 피로가 완전히 가시지 않겠니?"
그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뜨거운 손길을 점점 더 위로, 그녀의 매끈하고 탄탄한 종아리를 지나 은밀한 허벅지를 향해 서서히 이동시켰다.
"아, 안 돼요, 오빠! 거긴 괜찮아요…! 으응…"
황용은 입으로는 거부했지만, 그의 손길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의 손길이 어디까지 올라올지, 또 어떤 미지의 감각을 느끼게 될지 야릇한 기대감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형인의 뜨겁고 강한 손이 마침내 그녀의 허벅지 안쪽 가장 여리고 민감한 살결에 닿으려는 바로 그 순간, 황용은 자신의 중심부가 이미 흥건하게 젖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끼고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이제 정말 다 나았어요! 어서 염자 언니에게 돌아가요! 언니가 기다리겠어요!"
그녀는 황급히 신발과 버선을 꿰어 신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목염자가 기다리는 객잔을 향해 달려갔다. 형인은 그런 그녀의 당황한 뒷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더하면 완전히 내 것이 되겠군. 황용, 너는 결코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머지않아 천하제일의 미녀이자 기재인 황용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 생각에 짜릿한 흥분을 느끼며, 천천히 황용의 뒤를 따라 객잔으로 돌아왔다.
객잔 방 안에서는 목염자가 초조하게 형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용이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목염자는 반색하며 그녀를 맞았다.
"용아! 무사했구나! 정말 걱정했어."
"염자 언니! 나도 언니 보고 싶었어!"
두 여인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진심으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살갑게 대하는 모습은 제법 보기 좋았다. 형인은 그 모습을 잠시 흐뭇하게(물론 연기였다)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다시 만나 함께 있으니 나도 마음이 놓이는군. 나는 잠시 주변 지리를 살피고 올 테니, 방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게."
형인은 두 여인을 객잔 방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주변 정찰이 아니었다. 그는 원작의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바로 이 시기, 이 가흥 근처에서 백타산 소장주 구양극이 또 다른 미녀, 육가장의 친척이자 손불이의 제자인 정요가(程瑤迦)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진다는 것을. 그는 그 사건에 미리 개입하여 구양극을 방해하고 정요가를 '구출'함으로써, 그녀마저 자신의 하렘 목록에 추가할 속셈이었다. 그는 원작에서 정요가가 납치되거나 머물렀던 장소 – 아마도 황량한 폐가나 외딴 사당이었을 것이다 – 를 어림짐작하며,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은밀하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의 탐욕스러운 눈빛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제 21화: 눈꽃처럼 희고 뜨거운, 정소저
형인은 황용과 목염자를 객잔에 남겨두고 밤의 장막을 틈타 은밀히 움직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원작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 시기, 가흥(嘉興) 근처의 외딴곳에서 전진교 손불이(孫不二)의 제자이자 육가장의 친척인 정요가(程瑤迦)가 호색한 구양극(歐陽克)의 수하들에게 납치당할 뻔한 사건. 비록 그의 개입으로 역사의 흐름이 조금씩 뒤틀리고 있었지만, 구양극의 호색한 본성은 변하지 않았을 터. 그는 이 사건에 개입하여 또 한 명의 아름다운 여인을 자신의 수중에 넣을 절호의 기회로 삼기로 결심했다.
기억을 더듬어, 그는 정요가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 – 가흥 외곽, 인적이 끊긴 낡고 황량한 사당 – 로 향했다.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달빛만이 희미하게 비추는 폐사당 안, 곱게 차려입은 한 여인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정요가였다.
형인은 숨을 죽이고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과연 소문대로, 아니 그 이상의 절세미인이었다. 마치 한겨울 새벽녘,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순백의 눈밭 위에 막 피어난 눈꽃송이처럼, 티끌 하나 없이 희고 투명한 피부는 희미한 달빛 아래서조차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가늘고 길게 그려진 청초한 눈매와 오뚝 솟은 콧날, 그리고 앵두처럼 붉고 도톰한 입술은 더없이 단아하면서도 보는 이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직 앳된 소녀의 티가 남아있는 청순한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몸매는 놀랍도록 풍만하고 성숙한 여인의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몸에 꼭 맞는 연녹색 비단 옷 위로도 숨길 수 없는, 탐스럽게 솟아오른 가슴과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그리고 풍성하게 벌어진 골반과 매끈하게 뻗은 다리의 선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치명적인 관능미를 발산했다. 그녀에게서는 어떤 인공적인 분향내가 아닌, 맑고 깨끗한 비누 향기와 함께 서늘하면서도 달콤한, 난초 같은 청아한 체향이 은은하게 풍겨 나왔다.
'정요가… 황용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이군. 저 순결한 눈꽃 같은 모습 아래 숨겨진 풍만한 몸이라니… 가히 극상의 미인이로다. 구양극 따위에게 넘겨주기엔 너무나 아깝지.'
형인이 숨어서 그녀의 자태에 감탄하고 있을 때, 예상대로 음흉한 웃음소리와 함께 여러 명의 여인들이 사당 안으로 들어섰다. 모두 몸에 달라붙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아름다운 외모였지만 눈빛에는 독사와 같은 살기와 음란함이 가득했다. 그들은 바로 구양극이 거느리는 시녀들이자, 그에게 몸을 바치고 사사로운 무공을 익힌 제자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주변에 숨어 있던 개방 무리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여 따돌린 후, 정요가를 납치하여 구양극에게 바칠 속셈이었다.
"어머, 곱기도 하셔라. 우리 공자님께서 보시면 참으로 좋아하시겠네. 얌전히 따라오시지, 아가씨."
시녀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여인이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정요가에게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으려 했다. 바로 그 순간, 형인이 바람처럼 나타나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네년들이 감히 대낮… 아니, 밤중에 부녀자를 겁박하려 드느냐!"
형인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정의의 사도처럼, 준수한 얼굴에 의로운 분노를 담고 외쳤다. 갑작스러운 방해꾼의 등장에 시녀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조롱하듯 웃으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웬 애송이가 끼어들어? 우리 공자님의 일을 방해하는 놈은 죽음뿐이다!"
여러 명의 시녀들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카로운 단검이나 독침을 날리며 형인을 협공했다. 그녀들의 무공은 강호의 삼류 수준에 불과했지만, 움직임은 교활하고 수법은 독랄했다. 하지만 백년설삼과 보물 뱀의 피로 내공이 폭발적으로 증진된 형인에게 그들은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다.
형인은 마치 유희를 즐기듯 여유롭게 그들의 공격을 피하며, 홍칠공에게 배운 항룡십팔장의 몇 초식 – 견룡재전(見龍在田), 비룡재천(飛龍在天) – 을 변형하여 사용했다. 그의 강맹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장력 앞에 시녀들은 낙엽처럼 나가떨어졌고, 미처 피하지 못한 몇몇은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형인은 마지막으로 만천화우척금침의 수법을 시험 삼아 작은 돌멩이 몇 개를 날렸고, 시녀들은 공포에 질려 혼비백산하여 어둠 속으로 달아나 버렸다.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정리되자, 정요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신을 구해준 형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칠흑 같은 밤, 폐사당의 희미한 달빛 아래 홀연히 나타나 압도적인 무공으로 악당들을 순식간에 물리친 그의 모습은 그녀의 눈에 마치 전설 속의 영웅처럼, 혹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처럼 보였다. 그녀의 가슴은 두려움이 사라진 자리를 강렬한 설렘과 동경으로 빠르게 채워가기 시작했다.
"이제 괜찮으십니다, 소저."
형인이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녀에게 다가가 안심시키듯 말했다. 그의 흠잡을 데 없이 수려한 외모와 귓가를 간질이는 듯한 다정한 목소리에, 정요가의 눈처럼 하얀 뺨이 순간 붉은 노을처럼 달아올랐다.
"네, 네… 덕분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공자의 높으신 은혜에… 소녀, 어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은혜라니 당치 않습니다. 강호를 떠도는 남아로서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소저께서는 어찌 이런 험한 곳에 홀로 계셨는지요?"
정요가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자신이 전진교 손불이의 제자임을 밝히자,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러셨군요! 실은 저 또한 전진교와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단양자 마옥(馬鈺) 도장께 잠시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지요. 손 도장께서는 저의 사숙(師叔)뻘이 되시니, 소저께서는 저를 사형(師兄)이라 편히 부르셔도 괜찮습니다."
같은 도문(道門)의 인연, 그것도 자신보다 항렬이 높은 사형이라니! 정요가의 눈빛에 반가움과 함께 깊은 안도감과 신뢰감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형인에 대한 마지막 남은 경계심마저 완전히 풀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사형… 정말 감사합니다. 사형이 아니었다면 저는…"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이제 괜찮습니다, 사매.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니 어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제가 안전한 객잔으로 모시겠습니다."
형인은 그녀를 다정하게 부축하여 근처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해 보이는 객잔으로 향했다. 그는 방을 두 개 잡으려 했지만, '달아난 자들이 다시 찾아올지 모르니 사매를 혼자 둘 수 없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결국 방 하나에 함께 머물게 되었다. 정요가는 생전 처음으로 낯선 사내와, 그것도 방금 만난 사형과 단둘이 한 방에서 밤을 보내게 되자 어쩔 줄 몰라 하며 긴장했지만, 그의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에 불안함 속에서도 묘한 설렘과 기대를 느끼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형인은 그녀를 침상에 편히 쉬도록 안내하고는, 자신은 밤새 그녀를 지켜주겠다는 듯 불편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눈을 감았다. 그런 그의 배려 깊은 모습에 정요가는 오히려 더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형… 저 때문에 불편하게 그러지 마시고 침상으로 오셔서 편히 쉬십시오. 침상이 넓으니 함께 누워도 괜찮습니다. 저는 사매이니, 사형께서 편히 쉬시는 것이 당연한 도리입니다."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 '마지못해 하는 척'하며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침상 한쪽 구석에 조심스럽게 누우며, 최대한 그녀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사매, 오늘 험한 일을 겪어 몸과 마음이 모두 놀라셨을 테니, 제가 기혈(氣血)을 풀어 긴장을 완화시켜 드리겠습니다. 너무 염려 마시고… 이것 또한 우리 도가 수련의 일부라 생각하십시오."
형인은 더없이 부드럽고 진중한 목소리로 그녀를 안심시키며, 먼저 그녀의 희고 가녀린 손을 잡고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의 따뜻하고 커다란 손이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자, 정요가는 온몸에 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듯한 생경한 느낌에 숨을 삼켰다. 형인의 손길은 그녀의 손목을 지나 옥처럼 매끄러운 팔꿈치까지 천천히, 그러나 꼼꼼하게 이어졌다.
"사매는 손뿐만 아니라 발 또한 눈처럼 희고 곱구려. 발의 피로를 풀어주면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오."
형인은 어느새 그녀의 발치로 다가가 앉아, 그녀의 수줍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버선을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달빛 아래 드러난 그녀의 발은 티끌 하나 없이 희고 섬세했으며, 완벽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형인은 다시 한번 그녀의 아름다움에 속으로 감탄하며, 품속에서 향유 병을 꺼내 그녀의 발에 부드럽게 발랐다. 그는 황용에게 했던 것보다 더욱 정성스럽고, 더욱 농밀하게 그녀의 발과 발가락, 발목 구석구석을 마치 귀한 보물을 다루듯 부드럽게 애무하듯 마사지했다.
"흐읏… 사, 사형… 거긴… 간지럽습니다…"
정요가는 간지러움과 함께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낯설고도 강렬한 쾌감에 몸을 비틀며 신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려 애썼다. 그녀의 눈처럼 하얀 얼굴은 이미 붉은 노을처럼 상기되어 있었고, 숨결은 점점 더 가빠지고 있었다. 형인의 뜨거운 손길은 이제 그녀의 종아리를 지나 마침내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눈부시게 흰 허벅지에 닿았다. 그는 향유를 그녀의 허벅지 안쪽 여린 살까지 아낌없이 흘려 부으며, 마치 신성하고 은밀한 의식을 치르듯 부드럽게 문지르고 더듬었다.
"괜찮소, 사매. 몸의 긴장을 풀고… 기운의 흐름을 느껴보시오… 마음을 비우고…"
그의 나지막하고 다정한 목소리는 마치 달콤한 주문처럼 그녀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녹여내리고 있었다. 그의 뜨겁고 강한 손길이 그녀의 가장 은밀하고 뜨거운 곳 가까이 다가오자, 정요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했다.
"사형… 제발… 저를… 저를 도와주십시오… 몸이… 온몸이 너무 이상합니다… 뜨겁고… 아…!"
그녀의 눈에는 수치심과 두려움 대신, 이미 쾌락에 대한 갈망과 애원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온몸은 형인의 손길을 갈망하며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형인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위로 몸을 숙였다.
"사매… 내가… 기꺼이 도와주겠소…"
그는 그녀의 붉고 탐스러운 입술을 깊고 뜨겁게 탐하고, 그녀의 얇은 옷고름을 거칠게 풀어헤쳤다. 달빛 아래 드러난, 눈꽃처럼 희고 풍만한 그녀의 나신은 숨 막힐 듯 관능적이었다. 황용의 앳된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완벽하게 성숙하고 풍만한 그녀의 몸매는 형인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그의 욕망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그녀의 탐스럽게 부풀어 오른 젖가슴을 입에 물고 거칠게 빨아들이며, 그녀의 눈처럼 희고 부드러운 살결 위에 붉은 열꽃 같은 뜨거운 입맞춤의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애타는 애원과 달콤한 신음 속에서, 그녀의 순결하고 뜨겁게 젖어 든 꽃심 속으로 자신의 거대하고 불타는 욕망을 단숨에 밀어 넣었다.
"아악…! 아파요…! 사형…!"
처녀의 몸을 꿰뚫는 날카롭고도 강렬한 고통과 함께 터져 나온 그녀의 비명은, 그러나 이내 끊어질 듯 이어지는 달콤하고도 격렬한 쾌락의 교성으로 바뀌었다. 형인은 그녀의 풍만하고 뜨거운 내부를 좁은 길을 넓혀가듯 거침없이 탐하며, 그녀를 경험해보지 못한 쾌락의 절정으로 거듭 이끌었다. 눈꽃처럼 희고 순결했던 그녀의 몸은 형인의 뜨거운 흔적과 격렬한 움직임 아래 붉게 피어나듯 물들어갔고, 그녀는 생애 처음 맛보는 강렬한 쾌락과 완전한 해방감 속에서 형인의 목을 미친 듯이 끌어안고 밤새도록 그의 품 안에서 울부짖듯 절정의 비명을 토해냈다.
동이 틀 무렵, 격렬했던 하룻밤이 지나고 형인의 품 안에서 기진맥진하여 잠든 정요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과 함께 묘한 만족감과 평온함이 어려 있었다. 형인은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며 차갑고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또 한 명의 아름다운 사냥감이 그의 손아귀에 완벽하게 들어온 것이다. 정요가, 이 순결한 눈꽃 같은 여인 또한 그의 거대한 하렘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할 귀한 트로피가 될 터였다. 그는 다음 계획을 떠올리며,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조용히 객잔 방을 나설 준비를 했다. 이제 황용과 목염자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드디어 20화를 넘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