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타문학6. 친구 여동생 편.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연말의 분위기는 달아오른 채 식지를 않았다. 요 몇 년간은 코로나의 여파로 좀 잠잠했으나, 내가 떠올리려는 그 날의 기억 속에서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명적이게 뜨거웠던 겨울이다. 각자 대학이 정해지고, 곧 20살을 앞둔 나와 친구들은 친구 N의 부모님께서 하시는 술집에 모였다. 그곳이 아니면 며칠 차이로 미성년자인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술집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만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됐던 터라, 나만이 은근한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같이 있는데도 소외되는 느낌.
N의 부모님이 하시는 술집은 새로 생긴 도심지에서도 목 좋은 자리에 있어서인지, 연말 밤의 가게는 손님들로 왁자지껄했고, 그로인해 N은 우리와의 대화 중간 중간에 부모님의 요청으로 서빙을 하곤 했다. 가게 일을 도운 건 N뿐만이 아니라, 오늘의 주인공이자 N의 한 살 차이 여동생인 H도 있었다.
H와 나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본 사이였다. 우리보다 한 살 어린데도 이목구비가 뚜렷해서인지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을 가진 H였다. 술집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면, 일부러라도 예쁜 알바생을 고용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외모였다. 사복차림의 그녀는 전혀 고등학생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보다도 어른스러웠달까. 그녀는 실제로 항공과나 호텔경영 쪽을 지망하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알고 있냐면,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를 친구로 둔 N이, 당연하다는 듯이 H의 대입 자소서를 첨삭해달라고 맡겼었기 때문이다. 거의 내가 다시 쓰다시피 한 자소서 덕분에, H와 자주 통화하며 조금 친해지게 됐던 시기였다. 그날 술집에서도 N의 부모님과 H에게 감사인사를 많이 받았고, H가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면 잘 챙겨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다.
하지만 희망을 걸던 곳들에 전부 불합격 통보를 받고, H는 재수를 결심했다고 N으로부터 전해들었다.
그리고 1년 뒤, 또 다시 찾아온 연말. 나는 그저 입대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 당시 같은 과였던 여자친구는 입대도 하기 전에 널 어떻게 기다리냐는 말을 밥먹듯이 해서, 한창 예민한 시기의 내게 상처를 많이 줬었다. 끊어질 인연인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으로 놓지 못하고 있던 애처로운 관계가, 단지 '헤어지자'라는 말을 누가 내뱉을지 눈치 보는 시간 속에 유지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일말상초였을 때 자대에서 전화로 이별통보를 받았지만, 이미 이때부터 끝날 사이였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연말의 어느 날, H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와 같은 대학은 아니었지만, 서울의 대학에 합격했다는 연락이었다. 사실 H의 합격 소식에 축하해줄만큼의 감정적 여유가 없던 탓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H는 나의 반응은 아랑곳 않은 채, 자신의 합격 소식을 전하는 것에 도취되어 있었다.
H의 방방 뛰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을 무렵, 다른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N과 H의 어머님이셨다. H가 곧 서울로 올라가는데, 그때 같이 밥이나 한 끼 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받은 H는 간신히 설득해서 자취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와 대학생활과 서울 생활의 꿀팁을 알려달라고 했다. 나와는 대비되게 신난 그녀의 목소리가 한편으로 위안이 되었다. 쓸쓸한 연말에 그래도 누군가 자신의 기쁨을 나와 나누려고 한다는 사실에 감격했던 것 같다.
그로부터 얼마 뒤, 새해가 밝고 며칠이 더 흘렀던 날, H에게 내일 올라간다는 카톡이 왔다. 자기네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잡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자취방을 남들보다 일찍 잡은 건, 나의 조언 때문이었다. 좋은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일찍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었는데, 그걸 빌미로 부모님께 꽤나 졸라 댄 모양이었다.
다음 날이 되어 H의 어머님과 H,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밥을 먹었다. 그러면서도 H를 잘 챙겨달라고 신신당부하시는 어머님이셨다. 내가 곧 군대간다는 사실은 알고 싶지 않으신건가. 그런 어머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H는
"오빠, XX 가봤어? XXX는 어때?"
라며 서울 생활의 선배인 나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 보기 시작했다. H가 처음 가보고 싶다고 한 곳은 클럽이었다. 재수하며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지만, 나는 대학에 오자마자 여자친구가 생겨 클럽은 갈 생각도 안 했었고, 여자친구가 아니었더라도 그런 시끄럽고 사람 많은 장소를 피하는 성격인지라 호기심이 생겼던 적도 없다.
"나 클럽 가본 적 없는데?"
"서울와서 뭐했어. 난 가보고 싶은데."
여자친구와 사이도 안 좋은 상태였는데, 클럽이라니. 내 머리 속에 그런 장소에 대한 관심은 사치였다. 그리고, 상경하자마자 클럽을 가고 싶단 소리를 하는 H를 어머님께서 꾸짖으셨다. 너 놀라고 서울로 대학 보낸 거 아니라며.
대화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것 같았던 식사 자리가 끝나고, 나는 내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적적하고도 차가운 공기, 고향에서보다 훨씬 차갑고 매운 것 같은 서울의 공기가 그날 따라 더 적응되지 않는 듯 했다. 자취방에선 과 친구들과 게임 속에서 만나 게임을 하다가 잠들었던 것 같다.
다음 날엔 H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네 학교 구경시켜주라."
"우리 학교? 갑자기?"
"거기 캠퍼스 이쁘다던데. 나 서울에 친구 없어서 할 게 없어."
"여긴 봄에 와야 예쁜데. 지금 겨울이라 별 거 없어."
"아 그럼 뭐하지. 오빤 뭐하고 있었어? 서울에선 아는 사람 없으니까 되게 할 거 없다."
"과생활 시작하기 전까진 그렇지 뭐. 이따 밥이나 먹을래?"
"언제? 뭐 먹을건데?"
"저녁이 좋을 거 같은데. 메뉴는, 음, 너 가고 싶은 데 있음 찾아봐."
"오, 그럼 카톡해 놓을게!"
그렇게 잡힌 저녁 약속. 여자친구와의 위기는 잠시 잊은 나였다. 연말연시의 차갑고 외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랜만에 잡힌 약속. 그것만으로도 숨구멍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얼마 뒤 카톡이 왔고, H와 나는, 서로의 자취방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약속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먼저 눈에 띈 건 H의 차림새였다. 어제 어머님과 같이 밥을 먹었을 때는, 이삿짐을 옮긴 뒤여서였는지, 편한 복장에 머리도 질끈 묶은 상태였는데, 오늘은 아예 다른 스타일이었다.\ 원래도 화려한 이목구비의 H가 작정하고서 화장을 한 것 같았다. 다음으로 눈에 띈 건, 그 추운 겨울날, 맨 다리에 짧고 딱 붙는 치마를 입고 나온 H의 복장이었다. 롱코트로 어느정도 가려지긴 하겠으나, 겨울의 추위를 막아줄 순 없을 것 같았다. 코트 안엔 검정색 니트가 있었다.
H는 밥보다 카페가 목적인 듯 했다. 카페에서 나는, 여느 커플들의 남자친구가 그러하듯 H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누가봐도 커플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H가
"오빠, 이제 우리 뭐 해?"
라고 물어왔을 땐, 여자친구의 압박 질문을 받는 느낌이었다. 사실 내가 서울에 1년 먼저 살긴 했지만, 돌아 다녀본 곳이라곤 여자친구와 데이트했던 곳들 뿐이었다. 그 외에는 집돌이 아싸생활을 했던 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다음 행선지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심결에 대답을 뱉었는데, 그런 나의 대답이 그녀에게 오해를 불러왔다.
"집 가려고 했는데?"
"오빠 집?"
"응."
"가서 뭐하게?"
나는 내 자취방에, H는 H의 자취방에 가자는 의미였는데, H의 심심함은 아직 끝나지 않았었나보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털어놓았다.
"아니 각자 집 가자는 말이었는데. 난 그냥 집 가서 쉬다가 자려고 했지."
"아 뭐야. 그럼 할 거 없단 소리네. 그럼 그냥 내 방가서 놀자."
상상에도 없던 전개였다. 갑자기 자기 방으로 초대하는 H는 적잖이 나를 당황케 했다. 그 짧은 순간 어제 뵌 H의 어머니과 친구인 N, 그리고 언제 헤어질지는 모르긴 해도 아직 여자친구인 그녀까지, 세 얼굴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정녕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지만 내 구강구조는 내적갈등과 상관없이 지껄였다.
"그래."
우리는 춥고 빛나는, 그래서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서울의 여러 거리를 지나, 그녀의 집에 도달했다. 그 과정 중에 편의점에 들려 캔맥주를 샀고, 처음 보는 프랜차이즈의 입간판이 광고하고 있는 맥주 안주도 샀다. 그녀의 방은 생각보다 좁았다. 여자 혼자 살기에 부족하진 않겠지만, 덩치가 큰 내가 바닥에 앉으면, 발 디딜 곳 없을 정도였달까.
H는 나와의 약속을 위해 나올 때에도 보일러를 틀어놓고 나왔었다. 들어가자마자 더운 공기가 우릴 덮쳤고, 발을 디딜 때마다 따뜻함과 뜨거움이 반복될 정도였다. 나는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띈, 다이소에서 5천원이면 살 거 같은 작은 식탁을 펴고, 사온 맥주와 안주를 펼쳤다. 그동안 H는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켰다. 뭘 틀었었는진 기억나지 않는다. 내 시선과 집중은, 추위로 인해 빨개진 H의 다리를 어떻게 하면 티 안 나게 볼 수 있을까 뿐이었다.
그런 내 속을 아는 지 모르는 지, H는 맥주와 아이패드 속 넷플릭스에 몰입해 있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내게 건넸던 것 같긴 한데, 술이 약한 나는 금새 머리가 띵해지기 시작했다. 눕고 싶었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방바닥, 나른한 몸뚱아리, 높아지는 혈중 알콜농도까지. 모든 상황이 날 누우라고 말하고 있다. 나의 남성호르몬만이 미약하게나마 정신줄을 잡고 있긴 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나는 마지막 남은 정신머리로 H의 침대 위에 올라갔고, 그 뒤로 기억이 끊겼다.
몇 시 쯤이었을까. 나는 눈을 떴고, 창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방 안에는 아이패드만이 빛을 내고 있었다. 그 어두운 방 안에서도 H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H는 내 바로 앞에 누워있었다. 내가 H를 뒤에서 안고 있는 자세로, 우리는 침대에 겹쳐져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내 왼팔도 저리고 있었다. 저린 팔보다 시급한 문제는, 내가 H의 존재를 인식하고서부터, 자지가 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 혼자서 이불을 독차지하고 있던 탓에, H는 웅크려있었고, 그래서 엉덩이가 내게 닿아있었다. 나는 일단 H에게, 내가 다 가져간 이불을 나눠 덮어주었다. 한 이불 안에 들어왔다는 상황이 자지를 더 크게 만들었다. 나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빳빳한 재질 때문인지, 발기해버린 자지가 꽉 껴서 답답했다. 그래서 살짝 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작지만 큰 해방감.
H에겐 내가 데워 놓은 이불 안의 온도가 적당했던 것 같다. 만족스러운 온도에 웅크렸던 몸을 뒤틀며, H는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왼팔은 저려왔지만, 팔을 뺄 수가 없었다. 팔을 빼다가 H가 깨면, 이 상황이 끝날 것만 같았다. H는 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던 자세에서,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가 되었다. 내심 아쉬웠다. 조금만 더 돌면 마주 볼 수 있었는데.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마주 보고 싶다는 아쉬움과, 저려오는 팔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팔꿈치 쯤에 얼굴을 올리고 있는 H를, 내 쪽으로 당겨오면 좀 더 안정적인 자세로 H를 마주보고서 팔베개를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왼팔을 베고 있는 H의 얼굴만 돌려서는, 깨우기만 할 것이다. H의 몸까지 내 쪽으로 돌려야 이 계획은 완벽해지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짜낸 전략을, 나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먼저, 남아있는 오른 손으로 H의 반대쪽 골반에 손을 넣고 내 쪽으로 돌렸다. 그와 동시에 템포를 맞춰서 왼팔을 접어 H가 나를 바라보게 했다.
이 작전은 딱 한 가지만 빼고 성공적이었다. H가 날 바라보고, 내 쪽을 향해 눕는 데까진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H가 깬 것이다. 어렴풋하게 의식을 차리고 있던 H의 두 눈이, 내 시선과 맞닿았을 때, H는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나는 연기하기 시작했다. 별 건 아니고, 그저 나도 상황 파악하는 척을 시작한 것이다.
"오빠...? 왜 여깄어...?"
H는 그 말과 동시에 몸을 일으키려다가 다시 쓰러졌다. 아마, 내가 먼저 잠든 뒤에도 H는 계속해서 맥주를 마셨나보다. 나는 본능적으로 나의 결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누웠잖아..?"
"아... 너무 어지러워..."
"그냥 누워있자... 나도 못 일어나겠다..."
"어... 좀만..."
H는 이내 다시 눈을 감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는 H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서 온전히 잠이 달아나버렸는데. H의 호흡, 머릿결, 잠깐의 뒤척임까지 모든 게 예민하게 지각되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참기 힘든 건 H의 숨결이었다. 하지만 참기 힘든 만큼 나는 감각이 사라져가는 왼팔로 H의 얼굴을 감싸 안아, 내게 더 가까이 두었다. 숨결은, 가까워진만큼 뜨거웠고, 옅은 맥주 냄새가 섞여 들어 왔다. 팔꿈치에 있었던 H의 머리는, 어느새 내 왼쪽 어깨에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하지만 더 가까이 보고싶다. H의 얼굴을 더 가까이서. 나는 왼팔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를 침대의 아래쪽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조심스러운 과정이었다. H의 얼굴이 내 바로 앞에 위치할만큼 내려왔을 때, 나는 H의 입술에 시선이 꽂히게 되었다.
화장에 공을 들였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그 공들인 화장, 공들인 입술, 그 사이로 뱉는 옅은 숨을 탐내고 있었다. 그러한 생각과 동시에 포개지는 입술. 미약하게 느껴지는 틴트의 향긋함, 그리고 그 너머로 함께 들어오는 그녀의 화장품 냄새가 내 의식을 다시 흐릿하게 했다. 향에 집중하고 있던 그 때, 미처 맛까지는 자각하지 못했던 그 때. 한 번 깼던 탓일까, H는 다시 눈을 떴다. 게슴츠레하게 뜬 그 눈에 홀린걸까, 나는 혀를 써서 그녀의 윗입술을 핥기 시작했다. 새로운 틴트의 맛은, 항상 인공적이면서도 매혹적이다.
그 맛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 H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갈 곳을 잃은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내 골반을 더듬어 찾더니, 내 가슴 쪽으로 옮겨왔다. 동시에 H의 혀도 나를 찾기 시작했다. 눈은 아직 다 뜨지 않은 H였지만, 분명 의식이 있는 움직임이었다. 우리는 어두운 방 탓이었는지, 어정쩡한 자세 때문이었는지 가끔은 이가 부딪혔지만, 그때마다 더 서로를 탐하게 되었다.
H의 혀는 건조했다. 그래서 내가 더 게걸스럽게 H를 핥아댔다. 그러길 얼마 후, H는 얼굴을 떼고 나를 바라봤다.
"오빠. 이래도 돼 우리?"
"왜?"
"오빠 여자친구 있잖아."
"이미 키스 다 해놓고..?"
"오빠 원래 이래?"
"아직 확실하게 끝맺진 않았는데, 여자친구랑은 곧 헤어질 거 같아. 입대 날짜 다가오니까 태도가 변하더라고. 오늘도 너랑 만나는 동안 연락 한 번도 안 왔잖아."
"암튼, 지금 헤어진 상태는 아니란 거잖아."
"그렇긴 한데. 뭐 너가 마음에 걸리면 없던 일로 하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확신을 달라는거야."
"헤어지고 너랑 만나자는 얘기야?"
"음... 사실 나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하는지."
"너 나 좋아해?"
"그냥, 우리 오빠 친구고, 좋은 오빠고,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키스를 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근데 이미 키스 했잖아. 이미 일어난 일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오빤 나랑 하고 싶어?"
"여기서 멈추고 싶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그냥 외로운 김에 하고 싶은 그런거야?"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순 없다. 그녀가 원하는 정답이 그게 아닌 것 만큼은 확실하다. 가끔은 침묵이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나는 H의 눈을 바라봤다. 지긋이,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그동안 H도 나를 바라봤다. 부끄러워서 눈을 피하고도 싶지만, 내 눈빛을 읽기 위해 애써 눈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애매한 눈빛이었다.
"나 너랑 하고 싶어."
"진심이야?"
"넌?"
"모르겠어."
"좋다, 싫다가 아니라 모르겠어는 너무 어려운 대답인데?"
"설득해봐."
설득해보라니. 이건 허락이다. 이럴 때의 설득도 말보다 효과적인 건 따로 있다. 드디어 내 저릿한 팔을 뺄 때가 왔다. 조심스럽게 H의 머리를 들고서, 감각이 사라진 왼팔을 뺐다. 그로인해 천장을 보고 눕게 된 H의 위로 비스듬히 올라타서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H는 아까보다 더 날 반겨주었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혀와 호흡, 그리고 날 더듬는 손이, 그녀가 날 반가워하고 있음을 강하게 나타내었다. 왼팔로 지탱하고 있는 내 몸이 위태위태했다. 저릿한 감각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그래서 비스듬히 올라타있던 자세에서, 정상위를 하듯 H의 위로 완전히 포개져서 키스를 나눴다.
H는 양 손으로 내 등을 어루만졌다. 그 움직임은 다정했으나, 아쉬웠다. 그녀의 손길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나는 키스하던 얼굴을 떼고 상체를 일으켜 니트와 티를 벗었다. 어두운 와중에도, 아까 풀어놨던 바지의 지퍼가 보였나보다.
"이건 언제부터 풀어놨어. 오빠."
부끄러웠다. 어차피 곧 다 벗고 몸을 비빌 사이면서도. 나만 부끄러울 순 없지. 나는 H의 다리 쪽으로 내려갔다. H가 입고 있던, 짧고 딱 붙은 치마를 지나 하얗고 가느다란 다리 사이에 멈춰섰다.
"바로... 하게...?"
이번에도 대답보단 행동이었다. 나는 H와 살짝 눈을 맞추고서, 양 쪽 다리를 잡아 올렸다. 딱 붙은 치마 그 사이로 어렴풋이 무언가가 보였다. 어두워서 헷갈렸으나 속바지였다. 그 바로 아래에 있는 허벅지 살을 향해 나는 파고들었다.
"너무 급한 거 아냐 오빠...?"
"너 깨기 전부터 난 안달나 있었는데...?"
"뭐야, 아깐 내가 싫다고 하면 안 할 것처럼 하더니..."
나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한 뒤, 계속해서 허벅지를 핥았다. 같은 사람인데, 왜 여자는 부드럽고 향기롭고 말랑거리는걸까. 그러는 동안 H는 간지러움 때문인지 자극적이어서인지 몸을 베베 꼬며 얕게 신음을 뱉어댔다. 더이상 H는 내가 손으로 잡지 않아도 알아서 다리를 벌려주었고, 나의 손은 H의 손을 찾아 깍지를 꼈다. 허벅지가 내 침으로 흥건해졌을 때, 나는 속바지의 정중앙에 코를 갖다 댔다. 섬유유연제의 향긋함이 느껴졌으나, 내가 찾는 건 이게 아니었다.
깍지를 풀고, 상체를 세운 뒤, H의 치마와 속바지를 함께 내렸다. H는 나를 위해 엉덩일 살짝 들어주었다. 엉덩이에 살짝 걸렸다가, 금새 다리를 타고 치마와 속바지, 그리고 팬티가 함께 내려왔다. 내가 마른 여자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항상 벗겨놓고보면 허벅지와 엉덩이엔 그나마 살이 있는 모양새가 탐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H는 내 생각보다도 허벅지와 엉덩이가 마른 체형이었다. 조금은 아쉽더라도, H의 하체를 맨살만 남겨 놓은 채, 일어나 바지를 벗었다. 자지는 꽤 오랫동안 서있었음에도 터질 듯했고, 나는 얼른 자지가 원하는 걸 주기 위해 다시 H의 다리 앞에 가서 엎드렸다.
얼른 넣고 싶긴 했지만, 그래도 먼저 입으로 H의 보지를 맛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H는 완곡히 거부했다.
"입으론 좀 그런데..."
"왜?"
"냄새날 거 같은데... 안 씻었잖아."
"그럼 맡아보고 냄새나면 안 할게."
"하다가 안 한다고 하면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ㅋㅋㅋ그건 그렇네. 근데 괜찮아. 하고 싶어."
"하다가 못 하겠다고 하면 뒤진다? 그러면 끝이야?"
"걱정마. 그럴 일 없어."
H가 왜 그런 이야길 했는지 모르겠을 만큼, 역한 냄새나 맛은 없었다. 다만 소변의 시큼한 냄새가 살짝 났다. 오히려 좋은 수준정도? 그녀는 음순 사이까지 이미 촉촉한 상태였다. H의 걱정이 헛된 것이었음을 증명하려는 것처럼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보지를 위아래로 핥아댔다. 그러는 동안 탱탱해진 자지가 H의 침대에 이따금씩 비벼지면, 그녀의 공간에 영역표시를 한 첫 번째 수컷이라는 자부심이 들어, 혀에도 힘이 들어갔다. H는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고, 내 혀의 움직임에 따라 가끔씩 그녀의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만하면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보지 핥기를 멈추지 않은 채로 내 지갑이 어디에 있을 지를 생각했다.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코트 주머니에 있을 내 지갑이 떠올랐다. 나는 H에게
"위에도 벗어봐."
라고 말한 뒤, 지갑을 가지러 잠시 일어났다. 코트에서 지갑을 꺼내 콘돔을 자지에 끼우는 동안, 혼자서 니트와 브래지어를 벗고있는 H를 감상했다. 마른 체형답게 가슴도 작은 편이었지만, 그 당시엔 큰 상관이 없었다. 크면 좋지만, 작다고 싫은 건 아니니까. H는 옷을 벗고서 이불을 덮어버렸다. 방은 여전히 보일러가 틀어져 있었기에, 추위보다는 부끄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리 벌려봐."
H가 있는 이불 안으로 들어갔을 때, H는 내가 지시한대로 다리를 살짝 벌리고 있었다. 이불로 가려져서 H의 보지 입구를 찾지 못한 나는, 손으로 보지 털을 찾아, 더듬어 내려가며 H의 입구를 찾아내었고, 그곳에 자지를 갖다대고 밀어넣기 시작했다.
H는 젖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가 굉장히 좁았다.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좁고 근육이 긴장되어 있었다.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었듯이, H도 아파하고 있었다. 힘으로 밀어 넣으면 넣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H의 반응이 좀 심각해 보였다.
"많이 아파..?"
"응... 오빠꺼가 큰 편이야...?"
"아닐텐데...?"
"그래...?"
문득, H가 처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외모면 고등학생 때나, 재수학원을 다니면서나 해봤을 법 한데,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어보기는 좀 애매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녀가 처음인가 아닌가가 아니었다. 아파하는 그녀에게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였다.
나는 다시 H의 옆으로 가서, 우리가 처음 키스를 나눴던 자세로 그녀 옆에 누웠다. 자연스럽게 다시 왼손을 팔베개를 하듯 그녀의 머리 아래로 넣었다. 그리고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보다도 더 키스에 진심인 사람처럼 받아주었다. 하지만 내 목적은 키스가 아니었다.
나는 다시, 남아있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보지 입구를 찾아, 중지 손가락을 넣기 시작했다. 확실히 좁은 보지였다. 위아래보다는 좌우로 좁은 게 느껴지는 보지였는데, 여전히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좌우로 움직이기 힘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일이었다. 내 전략은 손가락의 개수를 늘려가면서 그녀의 보지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다른 여자였다면, 중지에 이어서 약지를 중지와 나란히 넣어서, 두 손가락으로 질벽 위 쪽을 긁었겠지만, 이번에는 약지를 중지 아래로 위치시켜, 보지에 진입부터 시도했다. 진입을 해야 질벽을 긁든 문지르든 할 것 아닌가. 그렇게 약지가 같이 진입하는 순간에도 H는 보지에 긴장이 들어갔다. 들숨을 들이쉰 채 호흡도 멈춰 있었고, 보지 뿐만 아니라 온 몸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보지가 내 손가락의 부피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움직임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때? 아파?"
"가만히 있을 땐 괜찮은데, 움직이면 좀..."
"너 혼자할 땐 손가락 안 넣었어?"
"...응..."
"그럼?"
"그냥... 겉에만..."
원인을 알 것 같았다. 이 보지는 이용자 수가 적은 게 틀림 없다. 일단 그녀도 그녀의 보지 이용자가 아니었다.
나는 다시 키스를 하며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 뿌리까지 그녀로 인해 젖어있는 게 느껴졌고, 그래서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위 아래로 일 자로 있던 내 두 손가락을 좌우로 일 자가 되도록 손모양을 바꾸었다. 좌우가 좁은 그녀의 보지에서는 꽤 힘을 줘서 손가락을 옮겨야 했다. 그녀의 보지는 양쪽에서 내 중지와 약지를 조여왔는데, 나는 본격적으로 이 조임에 맞서기로 했다. 양쪽이 좁은 보지이다보니 양쪽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나는 평소와는 다르게, 손가락을 상하 운동이 아닌 좌우 운동을 하며 보지를 넓혀갔다. 그녀는 느낀다기보다 아파하는 반응이었다.
더 이상 키스로도 그녀의 고통을 달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그녀의 성감대를 찾기 시작했다. 팔베개를 하고 있던 왼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 다음, 그녀의 귀 앞에 입술을 가져갔다. 살며시 숨결을 뱉으며 이따금씩 혀로 그녀의 귓바퀴를 건드렸다. 그녀는 바로 반응했다. 신음이 커지고 내게 꽉 안기는 그녀를 바라보며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귀를 더 집요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핥는 동시에, 아직 그녀의 안에 있는 내 오른쪽 두 개의 손가락으로 보지를 확장하는 데에 집중했다.
그녀는 귀의 자극과 보지의 고통을 동시에 겪으며 혼미해져갔다. 숨소리 사이 사이에 나를 부르며 내 등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꽉 끌어안고 매달렸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와, 그래도 아직 좁은 것 같은데 하는 걱정 사이에서, 나는 방황하고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위 아래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었을 때, 아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드디어 H는 나지막하게 나를 부르던 끝에,
"이제.. 넣어..줘.."
라고 읊조렸다.
이때만을 기다렸다. 나는 H의 보지에서 조심스럽게 손을 꺼냈다. 뿌리를 지나 손바닥까지도 흥건해진 내 오른손으로, 약간은 겉이 말라버린 콘돔을 적셨다. 그래도 부족한 감이 있어, H의 보지 앞에 무릎꿇고 앉은 다음, 그녀의 보지에 콘돔 낀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흐으응..."
그녀는 달아올라 급한 듯 보였다. 나는 손으로 자지를 살짝 눌러, 그녀의 보지 입구를 향해 귀두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이불로 몸을 가리며 부끄러워했던 H는, 어느새 나를 애원하는 모습만 남아 있었다. 자지가 들어가면서 느껴진 건, 아까보다 확실히 수월하게 들어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잘 참아내는 거 같은 H였다. 내 손가락으로 단련한 게 도움이 된걸까. 나는 천천히, 하지만 깊게, 내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H의 보지 입구에 내 자지가 다 들어간 장면을 보고나서, 나는 상체를 엎드려 그녀에게 키스했다. 그러나 H는 키스를 하는 나를 살짝 밀어내며,
"아까...처럼 귀... 해줘..."
라고 요구했다. 마음에 들었었구나. 나는 그런 H가 귀여워, 볼에 살짝 뽀뽀를 한 뒤, 입술로 그녀의 목부터 타고 올라가 귀에 도착했다. 목은 큰 반응이 없었는데, 귀에 입술이 닿자마자 그녀는 다시 더 큰 신음을 뱉었다. 다시 내 입술이 귀에 도착했을 때, 나는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가있던 내 자지를 서서히 움직이며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짧은 궤적을 반복하며 그녀가 내 자지의 굵기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나는 H의 양 손을 잡고 깍지를 꼈다가, 문득 그녀의 가슴을 탐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만세를 하는 자세로, 그녀의 양 팔을 그녀의 머리 위로 올린 뒤, 왼손으로 그녀의 양손을 잡아 고정했다. 겨드랑이가 열린 그 자세가, 그녀가 가장 섹시할 수 있는 자세였다. 겨울인데도 정리되어 있는, 매끈한 겨드랑이를 참을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나는 그녀의 양쪽 손목을 단단히 잡은 채, 그녀의 겨드랑이를 향해 혀를 내밀었다. 그녀가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체급으로 보나, 체위로 보나, 그녀가 날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녀의 겨드랑이는 바디워시의 향과 건조한 피부의 촉감으로 조화로웠다. 땀냄새나 짠맛이 없는, 무미건조한 겨드랑이에 내 침 냄새가 배어 들어갔다.
"아 진짜... 안 돼... 거기... 그만..."
사랑스러웠다. 나는 그녀의 양 손을 그대로 잡아둔 채, 드디어 나머지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원래도 크지 않은 가슴이, 누워서 퍼진 탓에 더 작게 느껴졌다. 적당한 봉긋함, 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살짝 부족한 사이즈랄까. 아쉬웠지만,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뻑뻑한 보지 맛을 보는 것만도 감사해야한다.
H는 내 자지에 거의 다 적응한 것 같았다. 나는 더 욕심나기 시작했다. 더 빠르게 하고 싶어졌다. 궤적을 늘리고, 속도를 높였다. 귀두가 보지 입구 근처에 왔다가 다시 그녀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 그녀는 그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듯이 신음을 토했다. 그 신음의 템포와 피치를 올리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그녀의 양쪽 귀를 핥아댔고, 그녀의 귀도 그녀의 보지처럼 내 침으로 젖어들었다.
자세가 잘못되었던건지, 슬슬 허벅지가 힘겨워오는데, 사정감은 들지 않았다. 자세를 바꾸고 싶었다.
"너가 움직여볼래?"
"무슨 자세로..?"
"음, 내가 앉을 테니까 너가 위로 올라와봐."
나는 정말 천천히 자지를 뺐다. 배려였다. 하지만 내 자지가 그녀의 밖으로 나올 때, 그녀는 약간의 고통을 호소했다.
"와... 진짜로 여기 좀 얼얼하다."
"얼른 다시 넣자. 또 뺀 거에 적응하면 아플걸."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고, 그녀는 내 무릎에 올라타서 보지의 위치를 맞추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그녀의 엉덩이를 손으로 받쳐들고서, 허리를 살짝 들어 그녀의 보지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누워서 하던 정상위보다 훨씬 깊고 더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 좋았다. 그녀도 나와 같은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아까보다.. 깊은데..?"
"이 자세가 더 잘 맞나보다. 움직일 수 있겠어?"
"해볼게."
그녀는 서툴렀다. 허리를 어떻게 쓰는 지 아예 모르는 것 같았다. 가만 뒀다간 자지가 부러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서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그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궤도를 조절했다.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
"오빠가 그냥 나 들었다 놨다 하는 거 같은데?"
"내 템포로 하면 너 아프다고 할 거 같아서 살살 한건데."
"이거보단 좀 더 빨라도 될 거 같아."
그녀도 이제는 즐기고 싶은 것 같았다. 그녀의 요구대로,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더 빠르게 들었다 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팔이 굉장히 아프다는 걸 느끼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요령이 부족했던걸까. 아무튼, 내가 팔에 힘을 빼면 그녀의 움직임은 다시 처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답답했다. 좀만 더 빨리 제대로 움직이면 쌀 수 있을 것 같은데.
"꽉 안겨봐."
"이렇게? 왜?"
그녀는 내 목을 꽉 끌어 안으며 이유를 물었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에 팔을 넣어, 그녀를 들고서 일어났다.
"뭐야. 내려줘. 이거 무서워...!"
"기다려봐."
나는 옆에 있는 그녀의 책상 앞으로 갔다. 딱 적당한 높이였다. 그녀의 엉덩이를 그녀의 책상에 걸터앉힌 채, 나는 피스톤운동을 시작했다. 적절한 높이에서 허리만 움직이면 되는 이 자세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자세 같았다. 그녀의 책상으로, 보지와 자지를 타고 내려온 애액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H는 나에게서 살짝 떨어진 채, 목에 팔만 감고 있다가 내게 먼저 키스를 해왔다. 그게 왜 그리도 자극적이었는지, 내 허리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이윽고 곧 사정할 거라는 신호가 왔다.
키스를 하던 입술을 떼고서,
"어디에 싸줄까?"
"안에만 말고..."
"콘돔 꼈는데?"
"그래도... 좀 그래... 안에는 안 돼."
안에만 아니면 된다는거네.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서, 그녀의 허벅지에 팔을 넣고, 그녀를 다시 안아 올렸다. 다시 내게 매달린 H는 내게 온 몸을 밀착했고, 나는 허리에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서 피스톤운동을 했다. 찰박 찰박한 마찰음이 계속될 무렵, 나는 그녀에게서 자지를 빼서, 그녀를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녀가 바닥에 주저앉았을 때, 나는 재빨리 콘돔을 빼고
"입."
그녀의 얼굴을 내 자지 앞에 고정한 뒤, 그녀가 입을 벌리려는 찰나에, 정액이 그녀의 얼굴과 입 속으로 발사되었다. 걸죽하면서도 꽤 많은 양의 정액이 여러 차례의 꿀렁임을 통해 그녀에게 흘러나왔다. 그녀의 입에 자지를 물리고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빨아줘."
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당황한 듯 보였다. 맛과 향이 낯설어서인지, 나의 갑자기 격렬해진 태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올려다보며 입안에 자지를 머금고만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뒷머리에 손을 갖다 댄 뒤, 허리를 살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빨이 살짝 닿을 때마다 주의를 주면서, 처음보다 점진적으로 깊이 자지를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그녀는 내 자지를 뱉었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마 정액을 뱉으러 간 것 같았다. 나는 그녀를 따라 화장실로 들어가, 뒤에 서서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는 세면대에 정액을 뱉고서, 세면대를 짚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어두운 방에서는 잘 안 보였던 그녀의 맨 몸이, 화장실 조명 아래에서 더 자세히 보였다. 우린 거울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눈을 거울 너머로 들여다보다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다시 귀를 빨았다. 이때까지도 내 자지는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뒤에서 그녀의 귀를 핥으며, 양 손으로 가슴을 유린하다가, 그녀의 다리를 살짝 벌려놓고서, 뒤에서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그녀의 보지털에는 애액이 살짝 굳긴 했지만, 보지 입구는 여전히 촉촉했고, 지금이라도 밀어넣으면, 아까처럼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되게... 엉거주춤하다고 해야 하나... 얼얼하다...?"
"난 너랑 되게 좋은데? 또 하고 싶다"
나는 그녀가 빨아준 자지를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비비며 말했다.
"그럼 콘돔 가져와. 그냥은 안 돼."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지갑을 찾아 콘돔을 꺼내왔다. 그녀는 여전히 세면대에 손을 짚고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콘돔을 낀 뒤, 내 자지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뒤태에 다가가서 주저 앉았다. 그리고 바로 시작되는 보빨. 사실 나는 뒤에서 보지를 빠는 걸 더 선호한다. 엉덩이까지 한 번에 보이는 이 풍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적당히 보지를 핥고서, 잠깐 그녀의 항문 주위를 혀로 간질였다. 그녀는 하지말라고 몸을 뒤틀었지만, 그 짧은 사이에 항문의 주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녀를 다시 세면대를 짚고 엎드리게 한 뒤, 뒤에서 자지를 밀어 넣었다. 다시 하나가 된 우리였다. 한 번 들어왔던 자지인 걸 아는지, H의 보지는 이제 내게 적응해있었다. 다만 앞으로 할 때보다 좀 더 빡빡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한 번 적응해본 경험이 생긴 H는 의연하게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뒤에서 H에게 박아대다가, 아까 충분히 즐기지 못한 H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마저 즐기고 싶었는데, H가 기겁을 하며 싫어했다. 어쩔 수 없이 손을 떼고 피스톤 운동과 젖꼭지를 유린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호흡이 가빠지던 H가 세면대에서 손을 떼서 거울에 손을 짚고 섰을 때 쯤, 나는 그녀의 안에 사정해버렸다. 물론 콘돔이 있긴 했지만, 이번 피스톤 운동은 참을 수 없었다. 콘돔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궁 깊숙한 곳에 한 번에 싸기라도 할 것처럼, 자지를 더 밀어넣기 위해 허리를 앞으로 내밀고, 그녀의 골반을 내쪽으로 당겼다.
"안에는 안된다니까..."
"콘돔써서 괜찮아."
"진짜... 오빠 더 하고 싶어?"
무서운 소리였다. 20대 초반이긴 하지만, 연속 세 번은 내키지 않았다.
"너 안 힘들어..?"
"힘든데, 오빠 할 수 있으면 한 번 더 하고."
"나 세 번은 힘든데... 세 번째는 싸는 게 아니라 쥐어 짜지는 느낌이더라고..."
"세 번 해본 적이 있긴 한가보네?"
싸늘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얘 남자친구도 아닌데 왜 죄 지은 느낌을 받아야 하지.
"혼자 세 번 연속으로 하기도 하거든. 남자들 어릴 때는. 난 근데 그게 힘들더라고. 두 번까지가 딱 적당해."
"씻자."
"같이?"
"들어온 김에. 오빠 먼저 씻고 나가. 나는 따뜻한 물 좀 맞고 있을래."
그래서 같이 샤워를 시작했다. 로맨틱한 그런 건 전혀 없었고, 나는 나대로, H는 H대로 샴푸를 하고, 몸을 닦고, 세수를 했다. 물론 내가 먼저하고 나가서 H를 기다렸다. 얼마 뒤 나온 H를 봤을 땐, 슬슬 동이 트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H가 머리를 닦는 걸 보고 있었다.
"오빠."
"응?"
"졸리지?"
"그치?"
"그럼 일단 자자."
"배는 안고파?"
"응. 아직? 일어나서 뭐 먹자."
"그래. 일단 너 머리 말리고 와."
H는 수건으로만 대충 머리를 닦고서 내 옆에 안겨 누웠다. H의 긴 머리가 채 마르지 않아 축축하게 내 팔에 닿았다. 하지만 그 마저도 향기롭고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얼마 간의 키스를 나누다가 맨 몸으로 한 이불을 덮고서 잠들었고, 다음날 점심이 돼서야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근처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었고, 또 목적지가 없던 우리는, 내 자취방으로 가서 낮잠을 자다가 또 섹스를 했다.
H와의 관계는, 내가 여자친구와 화해하기 전까지 거의 며칠에 한 번 꼴로 계속됐다. 그러다가 여자친구와 화해의 섹스를 하고서부터, 도저히 두 명의 여자에게 정력을 다 쏟을 여력이 안 된다고 판단한 나는,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피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약 2달 동안 H를 위주로 섹스를 하다가 입대를 했다. 내가 입대한 후 본격적인 대학생활을 시작한 H는, 얼마 안 돼서 같은 동아리 오빠랑 연애를 하게 됐다고 들었다. 나로서는 다행이었다.
그 후로는 전역하고서 H를 볼 일이 별로 없다가, 대학의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서 N의 부모님이 하시는 술집에 친구들끼리 모였던 날, 그 날도 부모님의 가게를 돕고 있는 H를 보게 되었다.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서, 친구들이 담배를 피러 나갔을 때, 따로 안부를 물었는데, 남자친구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잠시 혹하는 마음이 들긴 했으나, 곧 담배를 피고 돌아올 N과, 주방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의 얼굴이 눈에 밟혀 차마 더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않은 채, H를 추억에 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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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글이 쓰면서도 재미가 없네요. 사실 N이랑 어제도 봤거든요. 쓰면서 괜히 자꾸 친구 얼굴 떠올라서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하다보니 좀 길어졌습니다.
맘에 안 들지만, 더 쥐어 짠다고 더 잘 써진 글이 나오진 않을 거 같아, 친구 여동생 편은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N의 부모님이 하시는 술집은 새로 생긴 도심지에서도 목 좋은 자리에 있어서인지, 연말 밤의 가게는 손님들로 왁자지껄했고, 그로인해 N은 우리와의 대화 중간 중간에 부모님의 요청으로 서빙을 하곤 했다. 가게 일을 도운 건 N뿐만이 아니라, 오늘의 주인공이자 N의 한 살 차이 여동생인 H도 있었다.
H와 나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본 사이였다. 우리보다 한 살 어린데도 이목구비가 뚜렷해서인지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을 가진 H였다. 술집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면, 일부러라도 예쁜 알바생을 고용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외모였다. 사복차림의 그녀는 전혀 고등학생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보다도 어른스러웠달까. 그녀는 실제로 항공과나 호텔경영 쪽을 지망하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알고 있냐면,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를 친구로 둔 N이, 당연하다는 듯이 H의 대입 자소서를 첨삭해달라고 맡겼었기 때문이다. 거의 내가 다시 쓰다시피 한 자소서 덕분에, H와 자주 통화하며 조금 친해지게 됐던 시기였다. 그날 술집에서도 N의 부모님과 H에게 감사인사를 많이 받았고, H가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면 잘 챙겨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다.
하지만 희망을 걸던 곳들에 전부 불합격 통보를 받고, H는 재수를 결심했다고 N으로부터 전해들었다.
그리고 1년 뒤, 또 다시 찾아온 연말. 나는 그저 입대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 당시 같은 과였던 여자친구는 입대도 하기 전에 널 어떻게 기다리냐는 말을 밥먹듯이 해서, 한창 예민한 시기의 내게 상처를 많이 줬었다. 끊어질 인연인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으로 놓지 못하고 있던 애처로운 관계가, 단지 '헤어지자'라는 말을 누가 내뱉을지 눈치 보는 시간 속에 유지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일말상초였을 때 자대에서 전화로 이별통보를 받았지만, 이미 이때부터 끝날 사이였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연말의 어느 날, H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와 같은 대학은 아니었지만, 서울의 대학에 합격했다는 연락이었다. 사실 H의 합격 소식에 축하해줄만큼의 감정적 여유가 없던 탓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H는 나의 반응은 아랑곳 않은 채, 자신의 합격 소식을 전하는 것에 도취되어 있었다.
H의 방방 뛰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을 무렵, 다른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N과 H의 어머님이셨다. H가 곧 서울로 올라가는데, 그때 같이 밥이나 한 끼 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받은 H는 간신히 설득해서 자취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와 대학생활과 서울 생활의 꿀팁을 알려달라고 했다. 나와는 대비되게 신난 그녀의 목소리가 한편으로 위안이 되었다. 쓸쓸한 연말에 그래도 누군가 자신의 기쁨을 나와 나누려고 한다는 사실에 감격했던 것 같다.
그로부터 얼마 뒤, 새해가 밝고 며칠이 더 흘렀던 날, H에게 내일 올라간다는 카톡이 왔다. 자기네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잡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자취방을 남들보다 일찍 잡은 건, 나의 조언 때문이었다. 좋은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일찍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었는데, 그걸 빌미로 부모님께 꽤나 졸라 댄 모양이었다.
다음 날이 되어 H의 어머님과 H,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밥을 먹었다. 그러면서도 H를 잘 챙겨달라고 신신당부하시는 어머님이셨다. 내가 곧 군대간다는 사실은 알고 싶지 않으신건가. 그런 어머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H는
"오빠, XX 가봤어? XXX는 어때?"
라며 서울 생활의 선배인 나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 보기 시작했다. H가 처음 가보고 싶다고 한 곳은 클럽이었다. 재수하며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지만, 나는 대학에 오자마자 여자친구가 생겨 클럽은 갈 생각도 안 했었고, 여자친구가 아니었더라도 그런 시끄럽고 사람 많은 장소를 피하는 성격인지라 호기심이 생겼던 적도 없다.
"나 클럽 가본 적 없는데?"
"서울와서 뭐했어. 난 가보고 싶은데."
여자친구와 사이도 안 좋은 상태였는데, 클럽이라니. 내 머리 속에 그런 장소에 대한 관심은 사치였다. 그리고, 상경하자마자 클럽을 가고 싶단 소리를 하는 H를 어머님께서 꾸짖으셨다. 너 놀라고 서울로 대학 보낸 거 아니라며.
대화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것 같았던 식사 자리가 끝나고, 나는 내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적적하고도 차가운 공기, 고향에서보다 훨씬 차갑고 매운 것 같은 서울의 공기가 그날 따라 더 적응되지 않는 듯 했다. 자취방에선 과 친구들과 게임 속에서 만나 게임을 하다가 잠들었던 것 같다.
다음 날엔 H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네 학교 구경시켜주라."
"우리 학교? 갑자기?"
"거기 캠퍼스 이쁘다던데. 나 서울에 친구 없어서 할 게 없어."
"여긴 봄에 와야 예쁜데. 지금 겨울이라 별 거 없어."
"아 그럼 뭐하지. 오빤 뭐하고 있었어? 서울에선 아는 사람 없으니까 되게 할 거 없다."
"과생활 시작하기 전까진 그렇지 뭐. 이따 밥이나 먹을래?"
"언제? 뭐 먹을건데?"
"저녁이 좋을 거 같은데. 메뉴는, 음, 너 가고 싶은 데 있음 찾아봐."
"오, 그럼 카톡해 놓을게!"
그렇게 잡힌 저녁 약속. 여자친구와의 위기는 잠시 잊은 나였다. 연말연시의 차갑고 외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랜만에 잡힌 약속. 그것만으로도 숨구멍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얼마 뒤 카톡이 왔고, H와 나는, 서로의 자취방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약속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먼저 눈에 띈 건 H의 차림새였다. 어제 어머님과 같이 밥을 먹었을 때는, 이삿짐을 옮긴 뒤여서였는지, 편한 복장에 머리도 질끈 묶은 상태였는데, 오늘은 아예 다른 스타일이었다.\ 원래도 화려한 이목구비의 H가 작정하고서 화장을 한 것 같았다. 다음으로 눈에 띈 건, 그 추운 겨울날, 맨 다리에 짧고 딱 붙는 치마를 입고 나온 H의 복장이었다. 롱코트로 어느정도 가려지긴 하겠으나, 겨울의 추위를 막아줄 순 없을 것 같았다. 코트 안엔 검정색 니트가 있었다.
H는 밥보다 카페가 목적인 듯 했다. 카페에서 나는, 여느 커플들의 남자친구가 그러하듯 H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누가봐도 커플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H가
"오빠, 이제 우리 뭐 해?"
라고 물어왔을 땐, 여자친구의 압박 질문을 받는 느낌이었다. 사실 내가 서울에 1년 먼저 살긴 했지만, 돌아 다녀본 곳이라곤 여자친구와 데이트했던 곳들 뿐이었다. 그 외에는 집돌이 아싸생활을 했던 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다음 행선지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심결에 대답을 뱉었는데, 그런 나의 대답이 그녀에게 오해를 불러왔다.
"집 가려고 했는데?"
"오빠 집?"
"응."
"가서 뭐하게?"
나는 내 자취방에, H는 H의 자취방에 가자는 의미였는데, H의 심심함은 아직 끝나지 않았었나보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털어놓았다.
"아니 각자 집 가자는 말이었는데. 난 그냥 집 가서 쉬다가 자려고 했지."
"아 뭐야. 그럼 할 거 없단 소리네. 그럼 그냥 내 방가서 놀자."
상상에도 없던 전개였다. 갑자기 자기 방으로 초대하는 H는 적잖이 나를 당황케 했다. 그 짧은 순간 어제 뵌 H의 어머니과 친구인 N, 그리고 언제 헤어질지는 모르긴 해도 아직 여자친구인 그녀까지, 세 얼굴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정녕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지만 내 구강구조는 내적갈등과 상관없이 지껄였다.
"그래."
우리는 춥고 빛나는, 그래서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서울의 여러 거리를 지나, 그녀의 집에 도달했다. 그 과정 중에 편의점에 들려 캔맥주를 샀고, 처음 보는 프랜차이즈의 입간판이 광고하고 있는 맥주 안주도 샀다. 그녀의 방은 생각보다 좁았다. 여자 혼자 살기에 부족하진 않겠지만, 덩치가 큰 내가 바닥에 앉으면, 발 디딜 곳 없을 정도였달까.
H는 나와의 약속을 위해 나올 때에도 보일러를 틀어놓고 나왔었다. 들어가자마자 더운 공기가 우릴 덮쳤고, 발을 디딜 때마다 따뜻함과 뜨거움이 반복될 정도였다. 나는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띈, 다이소에서 5천원이면 살 거 같은 작은 식탁을 펴고, 사온 맥주와 안주를 펼쳤다. 그동안 H는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켰다. 뭘 틀었었는진 기억나지 않는다. 내 시선과 집중은, 추위로 인해 빨개진 H의 다리를 어떻게 하면 티 안 나게 볼 수 있을까 뿐이었다.
그런 내 속을 아는 지 모르는 지, H는 맥주와 아이패드 속 넷플릭스에 몰입해 있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내게 건넸던 것 같긴 한데, 술이 약한 나는 금새 머리가 띵해지기 시작했다. 눕고 싶었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방바닥, 나른한 몸뚱아리, 높아지는 혈중 알콜농도까지. 모든 상황이 날 누우라고 말하고 있다. 나의 남성호르몬만이 미약하게나마 정신줄을 잡고 있긴 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나는 마지막 남은 정신머리로 H의 침대 위에 올라갔고, 그 뒤로 기억이 끊겼다.
몇 시 쯤이었을까. 나는 눈을 떴고, 창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방 안에는 아이패드만이 빛을 내고 있었다. 그 어두운 방 안에서도 H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H는 내 바로 앞에 누워있었다. 내가 H를 뒤에서 안고 있는 자세로, 우리는 침대에 겹쳐져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내 왼팔도 저리고 있었다. 저린 팔보다 시급한 문제는, 내가 H의 존재를 인식하고서부터, 자지가 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 혼자서 이불을 독차지하고 있던 탓에, H는 웅크려있었고, 그래서 엉덩이가 내게 닿아있었다. 나는 일단 H에게, 내가 다 가져간 이불을 나눠 덮어주었다. 한 이불 안에 들어왔다는 상황이 자지를 더 크게 만들었다. 나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빳빳한 재질 때문인지, 발기해버린 자지가 꽉 껴서 답답했다. 그래서 살짝 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작지만 큰 해방감.
H에겐 내가 데워 놓은 이불 안의 온도가 적당했던 것 같다. 만족스러운 온도에 웅크렸던 몸을 뒤틀며, H는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왼팔은 저려왔지만, 팔을 뺄 수가 없었다. 팔을 빼다가 H가 깨면, 이 상황이 끝날 것만 같았다. H는 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던 자세에서,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가 되었다. 내심 아쉬웠다. 조금만 더 돌면 마주 볼 수 있었는데.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마주 보고 싶다는 아쉬움과, 저려오는 팔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팔꿈치 쯤에 얼굴을 올리고 있는 H를, 내 쪽으로 당겨오면 좀 더 안정적인 자세로 H를 마주보고서 팔베개를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왼팔을 베고 있는 H의 얼굴만 돌려서는, 깨우기만 할 것이다. H의 몸까지 내 쪽으로 돌려야 이 계획은 완벽해지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짜낸 전략을, 나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먼저, 남아있는 오른 손으로 H의 반대쪽 골반에 손을 넣고 내 쪽으로 돌렸다. 그와 동시에 템포를 맞춰서 왼팔을 접어 H가 나를 바라보게 했다.
이 작전은 딱 한 가지만 빼고 성공적이었다. H가 날 바라보고, 내 쪽을 향해 눕는 데까진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H가 깬 것이다. 어렴풋하게 의식을 차리고 있던 H의 두 눈이, 내 시선과 맞닿았을 때, H는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나는 연기하기 시작했다. 별 건 아니고, 그저 나도 상황 파악하는 척을 시작한 것이다.
"오빠...? 왜 여깄어...?"
H는 그 말과 동시에 몸을 일으키려다가 다시 쓰러졌다. 아마, 내가 먼저 잠든 뒤에도 H는 계속해서 맥주를 마셨나보다. 나는 본능적으로 나의 결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누웠잖아..?"
"아... 너무 어지러워..."
"그냥 누워있자... 나도 못 일어나겠다..."
"어... 좀만..."
H는 이내 다시 눈을 감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는 H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서 온전히 잠이 달아나버렸는데. H의 호흡, 머릿결, 잠깐의 뒤척임까지 모든 게 예민하게 지각되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참기 힘든 건 H의 숨결이었다. 하지만 참기 힘든 만큼 나는 감각이 사라져가는 왼팔로 H의 얼굴을 감싸 안아, 내게 더 가까이 두었다. 숨결은, 가까워진만큼 뜨거웠고, 옅은 맥주 냄새가 섞여 들어 왔다. 팔꿈치에 있었던 H의 머리는, 어느새 내 왼쪽 어깨에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하지만 더 가까이 보고싶다. H의 얼굴을 더 가까이서. 나는 왼팔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를 침대의 아래쪽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조심스러운 과정이었다. H의 얼굴이 내 바로 앞에 위치할만큼 내려왔을 때, 나는 H의 입술에 시선이 꽂히게 되었다.
화장에 공을 들였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그 공들인 화장, 공들인 입술, 그 사이로 뱉는 옅은 숨을 탐내고 있었다. 그러한 생각과 동시에 포개지는 입술. 미약하게 느껴지는 틴트의 향긋함, 그리고 그 너머로 함께 들어오는 그녀의 화장품 냄새가 내 의식을 다시 흐릿하게 했다. 향에 집중하고 있던 그 때, 미처 맛까지는 자각하지 못했던 그 때. 한 번 깼던 탓일까, H는 다시 눈을 떴다. 게슴츠레하게 뜬 그 눈에 홀린걸까, 나는 혀를 써서 그녀의 윗입술을 핥기 시작했다. 새로운 틴트의 맛은, 항상 인공적이면서도 매혹적이다.
그 맛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 H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갈 곳을 잃은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내 골반을 더듬어 찾더니, 내 가슴 쪽으로 옮겨왔다. 동시에 H의 혀도 나를 찾기 시작했다. 눈은 아직 다 뜨지 않은 H였지만, 분명 의식이 있는 움직임이었다. 우리는 어두운 방 탓이었는지, 어정쩡한 자세 때문이었는지 가끔은 이가 부딪혔지만, 그때마다 더 서로를 탐하게 되었다.
H의 혀는 건조했다. 그래서 내가 더 게걸스럽게 H를 핥아댔다. 그러길 얼마 후, H는 얼굴을 떼고 나를 바라봤다.
"오빠. 이래도 돼 우리?"
"왜?"
"오빠 여자친구 있잖아."
"이미 키스 다 해놓고..?"
"오빠 원래 이래?"
"아직 확실하게 끝맺진 않았는데, 여자친구랑은 곧 헤어질 거 같아. 입대 날짜 다가오니까 태도가 변하더라고. 오늘도 너랑 만나는 동안 연락 한 번도 안 왔잖아."
"암튼, 지금 헤어진 상태는 아니란 거잖아."
"그렇긴 한데. 뭐 너가 마음에 걸리면 없던 일로 하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확신을 달라는거야."
"헤어지고 너랑 만나자는 얘기야?"
"음... 사실 나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하는지."
"너 나 좋아해?"
"그냥, 우리 오빠 친구고, 좋은 오빠고,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키스를 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근데 이미 키스 했잖아. 이미 일어난 일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오빤 나랑 하고 싶어?"
"여기서 멈추고 싶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그냥 외로운 김에 하고 싶은 그런거야?"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순 없다. 그녀가 원하는 정답이 그게 아닌 것 만큼은 확실하다. 가끔은 침묵이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나는 H의 눈을 바라봤다. 지긋이,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그동안 H도 나를 바라봤다. 부끄러워서 눈을 피하고도 싶지만, 내 눈빛을 읽기 위해 애써 눈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애매한 눈빛이었다.
"나 너랑 하고 싶어."
"진심이야?"
"넌?"
"모르겠어."
"좋다, 싫다가 아니라 모르겠어는 너무 어려운 대답인데?"
"설득해봐."
설득해보라니. 이건 허락이다. 이럴 때의 설득도 말보다 효과적인 건 따로 있다. 드디어 내 저릿한 팔을 뺄 때가 왔다. 조심스럽게 H의 머리를 들고서, 감각이 사라진 왼팔을 뺐다. 그로인해 천장을 보고 눕게 된 H의 위로 비스듬히 올라타서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H는 아까보다 더 날 반겨주었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혀와 호흡, 그리고 날 더듬는 손이, 그녀가 날 반가워하고 있음을 강하게 나타내었다. 왼팔로 지탱하고 있는 내 몸이 위태위태했다. 저릿한 감각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그래서 비스듬히 올라타있던 자세에서, 정상위를 하듯 H의 위로 완전히 포개져서 키스를 나눴다.
H는 양 손으로 내 등을 어루만졌다. 그 움직임은 다정했으나, 아쉬웠다. 그녀의 손길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나는 키스하던 얼굴을 떼고 상체를 일으켜 니트와 티를 벗었다. 어두운 와중에도, 아까 풀어놨던 바지의 지퍼가 보였나보다.
"이건 언제부터 풀어놨어. 오빠."
부끄러웠다. 어차피 곧 다 벗고 몸을 비빌 사이면서도. 나만 부끄러울 순 없지. 나는 H의 다리 쪽으로 내려갔다. H가 입고 있던, 짧고 딱 붙은 치마를 지나 하얗고 가느다란 다리 사이에 멈춰섰다.
"바로... 하게...?"
이번에도 대답보단 행동이었다. 나는 H와 살짝 눈을 맞추고서, 양 쪽 다리를 잡아 올렸다. 딱 붙은 치마 그 사이로 어렴풋이 무언가가 보였다. 어두워서 헷갈렸으나 속바지였다. 그 바로 아래에 있는 허벅지 살을 향해 나는 파고들었다.
"너무 급한 거 아냐 오빠...?"
"너 깨기 전부터 난 안달나 있었는데...?"
"뭐야, 아깐 내가 싫다고 하면 안 할 것처럼 하더니..."
나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한 뒤, 계속해서 허벅지를 핥았다. 같은 사람인데, 왜 여자는 부드럽고 향기롭고 말랑거리는걸까. 그러는 동안 H는 간지러움 때문인지 자극적이어서인지 몸을 베베 꼬며 얕게 신음을 뱉어댔다. 더이상 H는 내가 손으로 잡지 않아도 알아서 다리를 벌려주었고, 나의 손은 H의 손을 찾아 깍지를 꼈다. 허벅지가 내 침으로 흥건해졌을 때, 나는 속바지의 정중앙에 코를 갖다 댔다. 섬유유연제의 향긋함이 느껴졌으나, 내가 찾는 건 이게 아니었다.
깍지를 풀고, 상체를 세운 뒤, H의 치마와 속바지를 함께 내렸다. H는 나를 위해 엉덩일 살짝 들어주었다. 엉덩이에 살짝 걸렸다가, 금새 다리를 타고 치마와 속바지, 그리고 팬티가 함께 내려왔다. 내가 마른 여자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항상 벗겨놓고보면 허벅지와 엉덩이엔 그나마 살이 있는 모양새가 탐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H는 내 생각보다도 허벅지와 엉덩이가 마른 체형이었다. 조금은 아쉽더라도, H의 하체를 맨살만 남겨 놓은 채, 일어나 바지를 벗었다. 자지는 꽤 오랫동안 서있었음에도 터질 듯했고, 나는 얼른 자지가 원하는 걸 주기 위해 다시 H의 다리 앞에 가서 엎드렸다.
얼른 넣고 싶긴 했지만, 그래도 먼저 입으로 H의 보지를 맛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H는 완곡히 거부했다.
"입으론 좀 그런데..."
"왜?"
"냄새날 거 같은데... 안 씻었잖아."
"그럼 맡아보고 냄새나면 안 할게."
"하다가 안 한다고 하면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ㅋㅋㅋ그건 그렇네. 근데 괜찮아. 하고 싶어."
"하다가 못 하겠다고 하면 뒤진다? 그러면 끝이야?"
"걱정마. 그럴 일 없어."
H가 왜 그런 이야길 했는지 모르겠을 만큼, 역한 냄새나 맛은 없었다. 다만 소변의 시큼한 냄새가 살짝 났다. 오히려 좋은 수준정도? 그녀는 음순 사이까지 이미 촉촉한 상태였다. H의 걱정이 헛된 것이었음을 증명하려는 것처럼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보지를 위아래로 핥아댔다. 그러는 동안 탱탱해진 자지가 H의 침대에 이따금씩 비벼지면, 그녀의 공간에 영역표시를 한 첫 번째 수컷이라는 자부심이 들어, 혀에도 힘이 들어갔다. H는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고, 내 혀의 움직임에 따라 가끔씩 그녀의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만하면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보지 핥기를 멈추지 않은 채로 내 지갑이 어디에 있을 지를 생각했다.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코트 주머니에 있을 내 지갑이 떠올랐다. 나는 H에게
"위에도 벗어봐."
라고 말한 뒤, 지갑을 가지러 잠시 일어났다. 코트에서 지갑을 꺼내 콘돔을 자지에 끼우는 동안, 혼자서 니트와 브래지어를 벗고있는 H를 감상했다. 마른 체형답게 가슴도 작은 편이었지만, 그 당시엔 큰 상관이 없었다. 크면 좋지만, 작다고 싫은 건 아니니까. H는 옷을 벗고서 이불을 덮어버렸다. 방은 여전히 보일러가 틀어져 있었기에, 추위보다는 부끄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리 벌려봐."
H가 있는 이불 안으로 들어갔을 때, H는 내가 지시한대로 다리를 살짝 벌리고 있었다. 이불로 가려져서 H의 보지 입구를 찾지 못한 나는, 손으로 보지 털을 찾아, 더듬어 내려가며 H의 입구를 찾아내었고, 그곳에 자지를 갖다대고 밀어넣기 시작했다.
H는 젖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가 굉장히 좁았다.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좁고 근육이 긴장되어 있었다.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었듯이, H도 아파하고 있었다. 힘으로 밀어 넣으면 넣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H의 반응이 좀 심각해 보였다.
"많이 아파..?"
"응... 오빠꺼가 큰 편이야...?"
"아닐텐데...?"
"그래...?"
문득, H가 처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외모면 고등학생 때나, 재수학원을 다니면서나 해봤을 법 한데,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어보기는 좀 애매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녀가 처음인가 아닌가가 아니었다. 아파하는 그녀에게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였다.
나는 다시 H의 옆으로 가서, 우리가 처음 키스를 나눴던 자세로 그녀 옆에 누웠다. 자연스럽게 다시 왼손을 팔베개를 하듯 그녀의 머리 아래로 넣었다. 그리고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보다도 더 키스에 진심인 사람처럼 받아주었다. 하지만 내 목적은 키스가 아니었다.
나는 다시, 남아있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보지 입구를 찾아, 중지 손가락을 넣기 시작했다. 확실히 좁은 보지였다. 위아래보다는 좌우로 좁은 게 느껴지는 보지였는데, 여전히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좌우로 움직이기 힘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일이었다. 내 전략은 손가락의 개수를 늘려가면서 그녀의 보지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다른 여자였다면, 중지에 이어서 약지를 중지와 나란히 넣어서, 두 손가락으로 질벽 위 쪽을 긁었겠지만, 이번에는 약지를 중지 아래로 위치시켜, 보지에 진입부터 시도했다. 진입을 해야 질벽을 긁든 문지르든 할 것 아닌가. 그렇게 약지가 같이 진입하는 순간에도 H는 보지에 긴장이 들어갔다. 들숨을 들이쉰 채 호흡도 멈춰 있었고, 보지 뿐만 아니라 온 몸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보지가 내 손가락의 부피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움직임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때? 아파?"
"가만히 있을 땐 괜찮은데, 움직이면 좀..."
"너 혼자할 땐 손가락 안 넣었어?"
"...응..."
"그럼?"
"그냥... 겉에만..."
원인을 알 것 같았다. 이 보지는 이용자 수가 적은 게 틀림 없다. 일단 그녀도 그녀의 보지 이용자가 아니었다.
나는 다시 키스를 하며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 뿌리까지 그녀로 인해 젖어있는 게 느껴졌고, 그래서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위 아래로 일 자로 있던 내 두 손가락을 좌우로 일 자가 되도록 손모양을 바꾸었다. 좌우가 좁은 그녀의 보지에서는 꽤 힘을 줘서 손가락을 옮겨야 했다. 그녀의 보지는 양쪽에서 내 중지와 약지를 조여왔는데, 나는 본격적으로 이 조임에 맞서기로 했다. 양쪽이 좁은 보지이다보니 양쪽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나는 평소와는 다르게, 손가락을 상하 운동이 아닌 좌우 운동을 하며 보지를 넓혀갔다. 그녀는 느낀다기보다 아파하는 반응이었다.
더 이상 키스로도 그녀의 고통을 달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그녀의 성감대를 찾기 시작했다. 팔베개를 하고 있던 왼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 다음, 그녀의 귀 앞에 입술을 가져갔다. 살며시 숨결을 뱉으며 이따금씩 혀로 그녀의 귓바퀴를 건드렸다. 그녀는 바로 반응했다. 신음이 커지고 내게 꽉 안기는 그녀를 바라보며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귀를 더 집요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핥는 동시에, 아직 그녀의 안에 있는 내 오른쪽 두 개의 손가락으로 보지를 확장하는 데에 집중했다.
그녀는 귀의 자극과 보지의 고통을 동시에 겪으며 혼미해져갔다. 숨소리 사이 사이에 나를 부르며 내 등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꽉 끌어안고 매달렸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와, 그래도 아직 좁은 것 같은데 하는 걱정 사이에서, 나는 방황하고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위 아래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었을 때, 아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드디어 H는 나지막하게 나를 부르던 끝에,
"이제.. 넣어..줘.."
라고 읊조렸다.
이때만을 기다렸다. 나는 H의 보지에서 조심스럽게 손을 꺼냈다. 뿌리를 지나 손바닥까지도 흥건해진 내 오른손으로, 약간은 겉이 말라버린 콘돔을 적셨다. 그래도 부족한 감이 있어, H의 보지 앞에 무릎꿇고 앉은 다음, 그녀의 보지에 콘돔 낀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흐으응..."
그녀는 달아올라 급한 듯 보였다. 나는 손으로 자지를 살짝 눌러, 그녀의 보지 입구를 향해 귀두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이불로 몸을 가리며 부끄러워했던 H는, 어느새 나를 애원하는 모습만 남아 있었다. 자지가 들어가면서 느껴진 건, 아까보다 확실히 수월하게 들어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잘 참아내는 거 같은 H였다. 내 손가락으로 단련한 게 도움이 된걸까. 나는 천천히, 하지만 깊게, 내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H의 보지 입구에 내 자지가 다 들어간 장면을 보고나서, 나는 상체를 엎드려 그녀에게 키스했다. 그러나 H는 키스를 하는 나를 살짝 밀어내며,
"아까...처럼 귀... 해줘..."
라고 요구했다. 마음에 들었었구나. 나는 그런 H가 귀여워, 볼에 살짝 뽀뽀를 한 뒤, 입술로 그녀의 목부터 타고 올라가 귀에 도착했다. 목은 큰 반응이 없었는데, 귀에 입술이 닿자마자 그녀는 다시 더 큰 신음을 뱉었다. 다시 내 입술이 귀에 도착했을 때, 나는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가있던 내 자지를 서서히 움직이며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짧은 궤적을 반복하며 그녀가 내 자지의 굵기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나는 H의 양 손을 잡고 깍지를 꼈다가, 문득 그녀의 가슴을 탐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만세를 하는 자세로, 그녀의 양 팔을 그녀의 머리 위로 올린 뒤, 왼손으로 그녀의 양손을 잡아 고정했다. 겨드랑이가 열린 그 자세가, 그녀가 가장 섹시할 수 있는 자세였다. 겨울인데도 정리되어 있는, 매끈한 겨드랑이를 참을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나는 그녀의 양쪽 손목을 단단히 잡은 채, 그녀의 겨드랑이를 향해 혀를 내밀었다. 그녀가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체급으로 보나, 체위로 보나, 그녀가 날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녀의 겨드랑이는 바디워시의 향과 건조한 피부의 촉감으로 조화로웠다. 땀냄새나 짠맛이 없는, 무미건조한 겨드랑이에 내 침 냄새가 배어 들어갔다.
"아 진짜... 안 돼... 거기... 그만..."
사랑스러웠다. 나는 그녀의 양 손을 그대로 잡아둔 채, 드디어 나머지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원래도 크지 않은 가슴이, 누워서 퍼진 탓에 더 작게 느껴졌다. 적당한 봉긋함, 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살짝 부족한 사이즈랄까. 아쉬웠지만,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뻑뻑한 보지 맛을 보는 것만도 감사해야한다.
H는 내 자지에 거의 다 적응한 것 같았다. 나는 더 욕심나기 시작했다. 더 빠르게 하고 싶어졌다. 궤적을 늘리고, 속도를 높였다. 귀두가 보지 입구 근처에 왔다가 다시 그녀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 그녀는 그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듯이 신음을 토했다. 그 신음의 템포와 피치를 올리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그녀의 양쪽 귀를 핥아댔고, 그녀의 귀도 그녀의 보지처럼 내 침으로 젖어들었다.
자세가 잘못되었던건지, 슬슬 허벅지가 힘겨워오는데, 사정감은 들지 않았다. 자세를 바꾸고 싶었다.
"너가 움직여볼래?"
"무슨 자세로..?"
"음, 내가 앉을 테니까 너가 위로 올라와봐."
나는 정말 천천히 자지를 뺐다. 배려였다. 하지만 내 자지가 그녀의 밖으로 나올 때, 그녀는 약간의 고통을 호소했다.
"와... 진짜로 여기 좀 얼얼하다."
"얼른 다시 넣자. 또 뺀 거에 적응하면 아플걸."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고, 그녀는 내 무릎에 올라타서 보지의 위치를 맞추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그녀의 엉덩이를 손으로 받쳐들고서, 허리를 살짝 들어 그녀의 보지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누워서 하던 정상위보다 훨씬 깊고 더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 좋았다. 그녀도 나와 같은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아까보다.. 깊은데..?"
"이 자세가 더 잘 맞나보다. 움직일 수 있겠어?"
"해볼게."
그녀는 서툴렀다. 허리를 어떻게 쓰는 지 아예 모르는 것 같았다. 가만 뒀다간 자지가 부러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서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그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궤도를 조절했다.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
"오빠가 그냥 나 들었다 놨다 하는 거 같은데?"
"내 템포로 하면 너 아프다고 할 거 같아서 살살 한건데."
"이거보단 좀 더 빨라도 될 거 같아."
그녀도 이제는 즐기고 싶은 것 같았다. 그녀의 요구대로,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더 빠르게 들었다 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팔이 굉장히 아프다는 걸 느끼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요령이 부족했던걸까. 아무튼, 내가 팔에 힘을 빼면 그녀의 움직임은 다시 처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답답했다. 좀만 더 빨리 제대로 움직이면 쌀 수 있을 것 같은데.
"꽉 안겨봐."
"이렇게? 왜?"
그녀는 내 목을 꽉 끌어 안으며 이유를 물었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에 팔을 넣어, 그녀를 들고서 일어났다.
"뭐야. 내려줘. 이거 무서워...!"
"기다려봐."
나는 옆에 있는 그녀의 책상 앞으로 갔다. 딱 적당한 높이였다. 그녀의 엉덩이를 그녀의 책상에 걸터앉힌 채, 나는 피스톤운동을 시작했다. 적절한 높이에서 허리만 움직이면 되는 이 자세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자세 같았다. 그녀의 책상으로, 보지와 자지를 타고 내려온 애액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H는 나에게서 살짝 떨어진 채, 목에 팔만 감고 있다가 내게 먼저 키스를 해왔다. 그게 왜 그리도 자극적이었는지, 내 허리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이윽고 곧 사정할 거라는 신호가 왔다.
키스를 하던 입술을 떼고서,
"어디에 싸줄까?"
"안에만 말고..."
"콘돔 꼈는데?"
"그래도... 좀 그래... 안에는 안 돼."
안에만 아니면 된다는거네.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서, 그녀의 허벅지에 팔을 넣고, 그녀를 다시 안아 올렸다. 다시 내게 매달린 H는 내게 온 몸을 밀착했고, 나는 허리에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서 피스톤운동을 했다. 찰박 찰박한 마찰음이 계속될 무렵, 나는 그녀에게서 자지를 빼서, 그녀를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녀가 바닥에 주저앉았을 때, 나는 재빨리 콘돔을 빼고
"입."
그녀의 얼굴을 내 자지 앞에 고정한 뒤, 그녀가 입을 벌리려는 찰나에, 정액이 그녀의 얼굴과 입 속으로 발사되었다. 걸죽하면서도 꽤 많은 양의 정액이 여러 차례의 꿀렁임을 통해 그녀에게 흘러나왔다. 그녀의 입에 자지를 물리고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빨아줘."
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당황한 듯 보였다. 맛과 향이 낯설어서인지, 나의 갑자기 격렬해진 태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올려다보며 입안에 자지를 머금고만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뒷머리에 손을 갖다 댄 뒤, 허리를 살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빨이 살짝 닿을 때마다 주의를 주면서, 처음보다 점진적으로 깊이 자지를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그녀는 내 자지를 뱉었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마 정액을 뱉으러 간 것 같았다. 나는 그녀를 따라 화장실로 들어가, 뒤에 서서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는 세면대에 정액을 뱉고서, 세면대를 짚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어두운 방에서는 잘 안 보였던 그녀의 맨 몸이, 화장실 조명 아래에서 더 자세히 보였다. 우린 거울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눈을 거울 너머로 들여다보다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다시 귀를 빨았다. 이때까지도 내 자지는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뒤에서 그녀의 귀를 핥으며, 양 손으로 가슴을 유린하다가, 그녀의 다리를 살짝 벌려놓고서, 뒤에서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그녀의 보지털에는 애액이 살짝 굳긴 했지만, 보지 입구는 여전히 촉촉했고, 지금이라도 밀어넣으면, 아까처럼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되게... 엉거주춤하다고 해야 하나... 얼얼하다...?"
"난 너랑 되게 좋은데? 또 하고 싶다"
나는 그녀가 빨아준 자지를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비비며 말했다.
"그럼 콘돔 가져와. 그냥은 안 돼."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지갑을 찾아 콘돔을 꺼내왔다. 그녀는 여전히 세면대에 손을 짚고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콘돔을 낀 뒤, 내 자지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뒤태에 다가가서 주저 앉았다. 그리고 바로 시작되는 보빨. 사실 나는 뒤에서 보지를 빠는 걸 더 선호한다. 엉덩이까지 한 번에 보이는 이 풍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적당히 보지를 핥고서, 잠깐 그녀의 항문 주위를 혀로 간질였다. 그녀는 하지말라고 몸을 뒤틀었지만, 그 짧은 사이에 항문의 주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녀를 다시 세면대를 짚고 엎드리게 한 뒤, 뒤에서 자지를 밀어 넣었다. 다시 하나가 된 우리였다. 한 번 들어왔던 자지인 걸 아는지, H의 보지는 이제 내게 적응해있었다. 다만 앞으로 할 때보다 좀 더 빡빡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한 번 적응해본 경험이 생긴 H는 의연하게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뒤에서 H에게 박아대다가, 아까 충분히 즐기지 못한 H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마저 즐기고 싶었는데, H가 기겁을 하며 싫어했다. 어쩔 수 없이 손을 떼고 피스톤 운동과 젖꼭지를 유린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호흡이 가빠지던 H가 세면대에서 손을 떼서 거울에 손을 짚고 섰을 때 쯤, 나는 그녀의 안에 사정해버렸다. 물론 콘돔이 있긴 했지만, 이번 피스톤 운동은 참을 수 없었다. 콘돔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궁 깊숙한 곳에 한 번에 싸기라도 할 것처럼, 자지를 더 밀어넣기 위해 허리를 앞으로 내밀고, 그녀의 골반을 내쪽으로 당겼다.
"안에는 안된다니까..."
"콘돔써서 괜찮아."
"진짜... 오빠 더 하고 싶어?"
무서운 소리였다. 20대 초반이긴 하지만, 연속 세 번은 내키지 않았다.
"너 안 힘들어..?"
"힘든데, 오빠 할 수 있으면 한 번 더 하고."
"나 세 번은 힘든데... 세 번째는 싸는 게 아니라 쥐어 짜지는 느낌이더라고..."
"세 번 해본 적이 있긴 한가보네?"
싸늘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얘 남자친구도 아닌데 왜 죄 지은 느낌을 받아야 하지.
"혼자 세 번 연속으로 하기도 하거든. 남자들 어릴 때는. 난 근데 그게 힘들더라고. 두 번까지가 딱 적당해."
"씻자."
"같이?"
"들어온 김에. 오빠 먼저 씻고 나가. 나는 따뜻한 물 좀 맞고 있을래."
그래서 같이 샤워를 시작했다. 로맨틱한 그런 건 전혀 없었고, 나는 나대로, H는 H대로 샴푸를 하고, 몸을 닦고, 세수를 했다. 물론 내가 먼저하고 나가서 H를 기다렸다. 얼마 뒤 나온 H를 봤을 땐, 슬슬 동이 트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H가 머리를 닦는 걸 보고 있었다.
"오빠."
"응?"
"졸리지?"
"그치?"
"그럼 일단 자자."
"배는 안고파?"
"응. 아직? 일어나서 뭐 먹자."
"그래. 일단 너 머리 말리고 와."
H는 수건으로만 대충 머리를 닦고서 내 옆에 안겨 누웠다. H의 긴 머리가 채 마르지 않아 축축하게 내 팔에 닿았다. 하지만 그 마저도 향기롭고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얼마 간의 키스를 나누다가 맨 몸으로 한 이불을 덮고서 잠들었고, 다음날 점심이 돼서야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근처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었고, 또 목적지가 없던 우리는, 내 자취방으로 가서 낮잠을 자다가 또 섹스를 했다.
H와의 관계는, 내가 여자친구와 화해하기 전까지 거의 며칠에 한 번 꼴로 계속됐다. 그러다가 여자친구와 화해의 섹스를 하고서부터, 도저히 두 명의 여자에게 정력을 다 쏟을 여력이 안 된다고 판단한 나는,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피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약 2달 동안 H를 위주로 섹스를 하다가 입대를 했다. 내가 입대한 후 본격적인 대학생활을 시작한 H는, 얼마 안 돼서 같은 동아리 오빠랑 연애를 하게 됐다고 들었다. 나로서는 다행이었다.
그 후로는 전역하고서 H를 볼 일이 별로 없다가, 대학의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서 N의 부모님이 하시는 술집에 친구들끼리 모였던 날, 그 날도 부모님의 가게를 돕고 있는 H를 보게 되었다.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서, 친구들이 담배를 피러 나갔을 때, 따로 안부를 물었는데, 남자친구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잠시 혹하는 마음이 들긴 했으나, 곧 담배를 피고 돌아올 N과, 주방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의 얼굴이 눈에 밟혀 차마 더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않은 채, H를 추억에 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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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글이 쓰면서도 재미가 없네요. 사실 N이랑 어제도 봤거든요. 쓰면서 괜히 자꾸 친구 얼굴 떠올라서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하다보니 좀 길어졌습니다.
맘에 안 들지만, 더 쥐어 짠다고 더 잘 써진 글이 나오진 않을 거 같아, 친구 여동생 편은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