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때 연애하던 이야기
저는 중고등학교때 연애를 못해봤어요.
중학교때는 남자중학교여서 여자를 접할 기회 자체가 없었고,
스타일도 엄마가 옷 입혀주는 대로 입고다녀서, 여자를 접할 기회가 있었더라도 연애를 해봤을 것 같진 않아요.
고등학교 가니까 그나마 교복입는 학교에 진학해서 대놓고 촌스러운 스타일이 티가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다지 인기 있는 타입은 아니었죠. 나중에 학년이 올라가면서 후배 여자애들 두 셋 정도가 호감을 표시하긴 했는데,
다들 제 친구들이랑 연애하다가 헤어지고 타음 타자로 저를 찍은거라서, 뭔가 좀 애매했죠.
3학년되고는 대학입시 준비한다고 정말 딱 24시간을 공부-농구-잠으로만 꽉꽉 채워서 살았고.
그러다가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어서 첫 연애를 했는데 저보다 3살 많은 연상이었어요.
근데 뭐 첫 연애다보니까, 완전 아무것도 못 해보고 어버버하고 끌려만 다니다가 차여버렸죠.
내 감정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전달할지, 이성과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 자체에 대한 학습이 0에 가까웠으니,
제가 첫 여친이라도 답답해서 더는 못 만났을 거에요. 헤어졌을때도 뭔가 마음이 아프다기 보다,
아 X발 내가 생각해도 차일만 하다..하는 답답한 마음이었어요.
20년 가까이 지나서 다시 되돌아보면, 그건 첫 연애도 첫 사랑도 뭣도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실질적인 첫 연애는 대학교 2학년 생활을 하던때 쯤 찾아왔어요.
고등학교 친구가 해준 소개팅이었는데, 늘씬하고 털털하고, 장난잘치고 유쾌한,
어찌보면 여자만나면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기만 하던 저한테는 최고의 여자친구였죠.
다행히 상대방도 제가 첫 만남부터 맘에 들었다고 해서, 몇 번 더 만나다 연애를 시작했어요.
첫 연애는 뭔가 제가 생각해도 바보같이 흘려버렸고,
진짜 연애 감정은 이렇게 느끼는거구나, 저한테는 하루하루가 새롭고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마음속에서 당연히 이 여자라면 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지켜주고 싶고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찼죠
지금생각해보면 어이없죠. 꼴랑 20갓 먹은 어린애가 지가 뭘 안다고ㅎㅎ
하지만 그때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사귀다가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네 집이 여자친구가 고등학교때 이혼했고, 지금은 아버지와 연락도 안하고 지낸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가 될까봐 자세한 사정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만큼 남은 가족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크다는건 잘 느낄 수 있었어요.
평생 일 안하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생계를 책임지게 되어서 경제적으로도 힘든 편이라는 것도 알게되었고..
결국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파더 콤플렉스로 이어져서, 나중에 저와의 관계에 있어서 엄청난 고난을 안겨주게 되는데,
어린애가 뭘 아나요, 촌발날리는 상투적인 마음으로 "너의 상처까지 내가 치유해주겠어"하는 식으로 마음이 더 커져갈 뿐이었죠.
그러다가 어느날 처음으로 둘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때 여자친구가 공모전 같은걸 준비하는데, 둘이서 게임방에 가서 자료조사 같은걸 제가 거들어주기도 했어요.
그때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흔치 않아서, 팀원들끼리 자료를 모을때는 서로 이메일로 전달하곤 했었죠.
처음엔 도와주다가 어느새 공모전 준비를 거의 제가 도맡아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여자친구 메일을 제가 로그인해서 같은 팀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받고 하곤 했었습니다.
어느날 공모전 한다고 밤새워 가면서 둘이 피시방에서 있다가 여자친구가 잠이 들었고, 저는 자료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정리된 자료를 다른 팀원들에게 보내려고 여자친구 메일주소로 로그인하니, 처음보는 메일 계정으로 메일이 와 있는거에요.
제목이 잘 생각이 안나는데, 공모전 하는 다른 팀원이 아닌건 분명했습니다. 근데 뭔가 찝찝한, 다른 남자 메일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메일 제목이었어요.
저도 모르게 메일을 클릭해서 읽다보니, 너무 명백하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중이더군요.
너무 혼란스러워서, 화도 나지 않고, 머리가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는데, 일단 자료조사한거 팀원들한테 메일 보내고(^^;;;)
멍하니 앉아서 여자친구가 깨길 기다렸고, 여자친구가 잠에서 깨자마자 물어봤어요.
이 사람 누구냐고.
여자친구가 엄청 당황해하면서 이야기 하더군요,
고등학교때 사귀던 남자친구인데, 자기는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상태에서 군대를 가버렸다.
그래서 이런식으로 메일을 보내는데, 자기는 우리 헤어진거라고 얘기하면 그 남자가 탈영이라도 할까봐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냥 답장 이메일만 보내준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지금의 저나, 적어도 그 여자친구와 완전히 헤어지고 난 이후의 저 같으면,
"미안, 개소리 하지마라 나는 맺고 끊는거 흐리멍텅한 사람이랑 만나고 싶지 않아"하고 깔끔하게 헤어졌을텐데
그때의 저는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이 여자친구 지배하에 있는거나 마찬가지였어요.
여자친구가 변명을 해주니 헤어지지 않을 명분이 생겨서 안심이 되었달까? 하는 마음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습니다. 그때 깔금하게 헤어지지 못해서, 저는 20대 내내 이 여자친구한테 (나름!) 제 꽃다운 시절을 다 가져다 바친것이나 마찬가지라서요.
힘들고, 가슴아프고, 비정상적이고, 괴로운 연애에만 매여있다가, 즐겁고, 정상적이고 서로 교감하는 연애를 거의 못해보고,
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는 여자에대한 혐오나 복수심같은걸 엄하게 푸느라,
절 진짜로 좋아해줬던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기도 했었죠. 지금생각하면 너무 미안합니다.
여튼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을 납득하고 어떻게든 연애를 이어가다가,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가기 얼마 전에, 결국 여자친구한테 먼저 이별통보를 받습니다.
이별 통보의 이유가 이상했는데,
저를 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자기는 아빠 생각을 하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이나 변치않는 마음은 없는거라고 생각한다. 너도 변할거다, 나도 변할거고.
그리고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집도 지금 가난하고, 너네집도 가난한데(저희 집이 경제적으로 그때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뭐 지금도 그렇지만요) 우리같은 애들끼리 만나면 결혼해서도 고생하니까 미리 마음 정리하라고 했다고.
20대 초반에 어린애가 납득하기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쌍팔년도 감성이 남아있어서, 사랑하는데 돈이 뭐가 중요해!!(중요한데) 하던 시절이었어요 제 기억에.
너무 괴롭고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도 지금처럼 계속 공부하고, 너도 졸업하면 경제적으로 우리가 쪼들린다는게 말이 되냐고 (그때 여자친구가 다니던 학과가 졸업하면 라이선스가 나오는 학과였습니다. 저는 공과대학을 나왔는데 그래도 나름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 학교 나왔고, 지금 실제로 사업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동갑내기들이랑 비교해서도 절대 적게 버는 편은 아니구요)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계속 너랑 함께하면서 그걸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아요.
그냥 매몰차게 차였죠ㅎㅎ
그 상황에서 군대가기전 마지막 학기 개강을 하고, 입대를 하게 됩니다.
저는 군대를 갈때까지 여자친구에 대한 미련과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 여자친구는 그새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고, 그때 싸이월드가 있었어서 찌질하게 예전 여친 싸이월드 염탐하던 저는 바로 알 수 있었죠.
새 남자친구는 대학생이 그때 뚜껑열리는 BMW 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뭐 나름 여자친구가 자기 말은 지킨 셈이죠.
저는 아직도 저 자신을 기특하다고 생각하는게, 그랬다고 해서 이걸 부모님께 내색하거나 원망해본 적이 없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면 과거의 저에게 그거 하나 만큼은 인정해주고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요.
군대 입대후에 아직도 기억나는게, 훈련소에서 종교행사를 가지잖아요.
그때 천주교 쪽 공약이, 군종 신부님께서, 주기도문을 비롯한 천주교 기도문들을 암송하는 훈련병이 나오면,
교관들에게 시켜서 전화를 걸 수 있게 해줬어요.
20년 평생 성당 근처도 안가본 제가, 밤에 불침번 서면서 주기도문이랑 군종 신부님이 지정하신 기도문들을 달달 외느라, 다른 친구들 불침번 차례에도 잠 재우고 혼자 기도문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소중하게 얻은 전화찬스를 그 여자친구한테 썼던 기억도 나구요.
이건 타임머신을 타고가서, 저 자신에게 뒷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야, 부모님안부나 물을것이지 짜식아..
여튼 그렇게 지내면서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다시 여자친구가 솔로가 됩니다.
그리고 정말 어영부영 이 여자친구랑 다시 사귀게 되었어요. 그게 제 첫 경험이기도 하고.
그 후에도 이 여자친구랑은 헤어지고 사귀고를 엄청 반복했습니다.
그땐 그럴줄 몰랐죠. 다시 만나게 된거에 너무 기뻐하면서 다시는 여자친구를 놓치지 않을거라는 각오를 다지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이게 글을 쓰다보니 엄청 오래걸리네요. 일단 퇴근시간이 되어서ㅎㅎ 다음 이야기는 생각이 들면 이어서 쓸게요.
쓰면서 옛날 생각나서 좋긴 하네요. 뭐 좋은 추억은 아니었지만, 그때 그 감정들 만큼은 충실했던 기억이 나서 좋아요.
중학교때는 남자중학교여서 여자를 접할 기회 자체가 없었고,
스타일도 엄마가 옷 입혀주는 대로 입고다녀서, 여자를 접할 기회가 있었더라도 연애를 해봤을 것 같진 않아요.
고등학교 가니까 그나마 교복입는 학교에 진학해서 대놓고 촌스러운 스타일이 티가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다지 인기 있는 타입은 아니었죠. 나중에 학년이 올라가면서 후배 여자애들 두 셋 정도가 호감을 표시하긴 했는데,
다들 제 친구들이랑 연애하다가 헤어지고 타음 타자로 저를 찍은거라서, 뭔가 좀 애매했죠.
3학년되고는 대학입시 준비한다고 정말 딱 24시간을 공부-농구-잠으로만 꽉꽉 채워서 살았고.
그러다가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어서 첫 연애를 했는데 저보다 3살 많은 연상이었어요.
근데 뭐 첫 연애다보니까, 완전 아무것도 못 해보고 어버버하고 끌려만 다니다가 차여버렸죠.
내 감정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전달할지, 이성과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 자체에 대한 학습이 0에 가까웠으니,
제가 첫 여친이라도 답답해서 더는 못 만났을 거에요. 헤어졌을때도 뭔가 마음이 아프다기 보다,
아 X발 내가 생각해도 차일만 하다..하는 답답한 마음이었어요.
20년 가까이 지나서 다시 되돌아보면, 그건 첫 연애도 첫 사랑도 뭣도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실질적인 첫 연애는 대학교 2학년 생활을 하던때 쯤 찾아왔어요.
고등학교 친구가 해준 소개팅이었는데, 늘씬하고 털털하고, 장난잘치고 유쾌한,
어찌보면 여자만나면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기만 하던 저한테는 최고의 여자친구였죠.
다행히 상대방도 제가 첫 만남부터 맘에 들었다고 해서, 몇 번 더 만나다 연애를 시작했어요.
첫 연애는 뭔가 제가 생각해도 바보같이 흘려버렸고,
진짜 연애 감정은 이렇게 느끼는거구나, 저한테는 하루하루가 새롭고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마음속에서 당연히 이 여자라면 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지켜주고 싶고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찼죠
지금생각해보면 어이없죠. 꼴랑 20갓 먹은 어린애가 지가 뭘 안다고ㅎㅎ
하지만 그때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사귀다가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네 집이 여자친구가 고등학교때 이혼했고, 지금은 아버지와 연락도 안하고 지낸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가 될까봐 자세한 사정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만큼 남은 가족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크다는건 잘 느낄 수 있었어요.
평생 일 안하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생계를 책임지게 되어서 경제적으로도 힘든 편이라는 것도 알게되었고..
결국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파더 콤플렉스로 이어져서, 나중에 저와의 관계에 있어서 엄청난 고난을 안겨주게 되는데,
어린애가 뭘 아나요, 촌발날리는 상투적인 마음으로 "너의 상처까지 내가 치유해주겠어"하는 식으로 마음이 더 커져갈 뿐이었죠.
그러다가 어느날 처음으로 둘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때 여자친구가 공모전 같은걸 준비하는데, 둘이서 게임방에 가서 자료조사 같은걸 제가 거들어주기도 했어요.
그때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흔치 않아서, 팀원들끼리 자료를 모을때는 서로 이메일로 전달하곤 했었죠.
처음엔 도와주다가 어느새 공모전 준비를 거의 제가 도맡아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여자친구 메일을 제가 로그인해서 같은 팀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받고 하곤 했었습니다.
어느날 공모전 한다고 밤새워 가면서 둘이 피시방에서 있다가 여자친구가 잠이 들었고, 저는 자료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정리된 자료를 다른 팀원들에게 보내려고 여자친구 메일주소로 로그인하니, 처음보는 메일 계정으로 메일이 와 있는거에요.
제목이 잘 생각이 안나는데, 공모전 하는 다른 팀원이 아닌건 분명했습니다. 근데 뭔가 찝찝한, 다른 남자 메일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메일 제목이었어요.
저도 모르게 메일을 클릭해서 읽다보니, 너무 명백하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중이더군요.
너무 혼란스러워서, 화도 나지 않고, 머리가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는데, 일단 자료조사한거 팀원들한테 메일 보내고(^^;;;)
멍하니 앉아서 여자친구가 깨길 기다렸고, 여자친구가 잠에서 깨자마자 물어봤어요.
이 사람 누구냐고.
여자친구가 엄청 당황해하면서 이야기 하더군요,
고등학교때 사귀던 남자친구인데, 자기는 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상태에서 군대를 가버렸다.
그래서 이런식으로 메일을 보내는데, 자기는 우리 헤어진거라고 얘기하면 그 남자가 탈영이라도 할까봐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냥 답장 이메일만 보내준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지금의 저나, 적어도 그 여자친구와 완전히 헤어지고 난 이후의 저 같으면,
"미안, 개소리 하지마라 나는 맺고 끊는거 흐리멍텅한 사람이랑 만나고 싶지 않아"하고 깔끔하게 헤어졌을텐데
그때의 저는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이 여자친구 지배하에 있는거나 마찬가지였어요.
여자친구가 변명을 해주니 헤어지지 않을 명분이 생겨서 안심이 되었달까? 하는 마음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습니다. 그때 깔금하게 헤어지지 못해서, 저는 20대 내내 이 여자친구한테 (나름!) 제 꽃다운 시절을 다 가져다 바친것이나 마찬가지라서요.
힘들고, 가슴아프고, 비정상적이고, 괴로운 연애에만 매여있다가, 즐겁고, 정상적이고 서로 교감하는 연애를 거의 못해보고,
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는 여자에대한 혐오나 복수심같은걸 엄하게 푸느라,
절 진짜로 좋아해줬던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기도 했었죠. 지금생각하면 너무 미안합니다.
여튼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을 납득하고 어떻게든 연애를 이어가다가,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가기 얼마 전에, 결국 여자친구한테 먼저 이별통보를 받습니다.
이별 통보의 이유가 이상했는데,
저를 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자기는 아빠 생각을 하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이나 변치않는 마음은 없는거라고 생각한다. 너도 변할거다, 나도 변할거고.
그리고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집도 지금 가난하고, 너네집도 가난한데(저희 집이 경제적으로 그때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뭐 지금도 그렇지만요) 우리같은 애들끼리 만나면 결혼해서도 고생하니까 미리 마음 정리하라고 했다고.
20대 초반에 어린애가 납득하기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쌍팔년도 감성이 남아있어서, 사랑하는데 돈이 뭐가 중요해!!(중요한데) 하던 시절이었어요 제 기억에.
너무 괴롭고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도 지금처럼 계속 공부하고, 너도 졸업하면 경제적으로 우리가 쪼들린다는게 말이 되냐고 (그때 여자친구가 다니던 학과가 졸업하면 라이선스가 나오는 학과였습니다. 저는 공과대학을 나왔는데 그래도 나름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 학교 나왔고, 지금 실제로 사업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동갑내기들이랑 비교해서도 절대 적게 버는 편은 아니구요)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계속 너랑 함께하면서 그걸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아요.
그냥 매몰차게 차였죠ㅎㅎ
그 상황에서 군대가기전 마지막 학기 개강을 하고, 입대를 하게 됩니다.
저는 군대를 갈때까지 여자친구에 대한 미련과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 여자친구는 그새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고, 그때 싸이월드가 있었어서 찌질하게 예전 여친 싸이월드 염탐하던 저는 바로 알 수 있었죠.
새 남자친구는 대학생이 그때 뚜껑열리는 BMW 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뭐 나름 여자친구가 자기 말은 지킨 셈이죠.
저는 아직도 저 자신을 기특하다고 생각하는게, 그랬다고 해서 이걸 부모님께 내색하거나 원망해본 적이 없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면 과거의 저에게 그거 하나 만큼은 인정해주고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요.
군대 입대후에 아직도 기억나는게, 훈련소에서 종교행사를 가지잖아요.
그때 천주교 쪽 공약이, 군종 신부님께서, 주기도문을 비롯한 천주교 기도문들을 암송하는 훈련병이 나오면,
교관들에게 시켜서 전화를 걸 수 있게 해줬어요.
20년 평생 성당 근처도 안가본 제가, 밤에 불침번 서면서 주기도문이랑 군종 신부님이 지정하신 기도문들을 달달 외느라, 다른 친구들 불침번 차례에도 잠 재우고 혼자 기도문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소중하게 얻은 전화찬스를 그 여자친구한테 썼던 기억도 나구요.
이건 타임머신을 타고가서, 저 자신에게 뒷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야, 부모님안부나 물을것이지 짜식아..
여튼 그렇게 지내면서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다시 여자친구가 솔로가 됩니다.
그리고 정말 어영부영 이 여자친구랑 다시 사귀게 되었어요. 그게 제 첫 경험이기도 하고.
그 후에도 이 여자친구랑은 헤어지고 사귀고를 엄청 반복했습니다.
그땐 그럴줄 몰랐죠. 다시 만나게 된거에 너무 기뻐하면서 다시는 여자친구를 놓치지 않을거라는 각오를 다지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이게 글을 쓰다보니 엄청 오래걸리네요. 일단 퇴근시간이 되어서ㅎㅎ 다음 이야기는 생각이 들면 이어서 쓸게요.
쓰면서 옛날 생각나서 좋긴 하네요. 뭐 좋은 추억은 아니었지만, 그때 그 감정들 만큼은 충실했던 기억이 나서 좋아요.



